문화일보가 지면에 연재중인 ‘인터넷 유머’가 논란이 되고 있다. 당장은 지난 8일자 게재된 내용이 도화선이 됐지만 내부에서는 터질 것이 터졌다는 분위기다.

문제가 된 지면의 내용은 미성년자를 포함해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하는 일간지에 실렸다고 믿기 어려울 정도다. ‘초보걸과 선수걸의 차이’라는 제목으로 성관계 장면을 구체적으로 묘사하고 여성을 성적 대상화 해 일방적으로 분류하고 있다.

문제는 이 코너가 논란이 된 게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데 있다. 문화일보는 10년 넘게, 오랫동안 이 코너를 유지하고 있으며 이중 상당수가 성적인 내용으로 채워져 있다. 충분히 불쾌감을 느낄 수 있는 내용이 지속적으로 지면에 실려 왔던 것이다.

문화일보 한 기자는 이 코너에 대해 “‘오피니언 리더를 리드하는 신문’ 같은 구호가 공허하고 자위로 밖에 들리지 않는 저질 코너”라며 “이미 현장에서는 오랫동안 문제제기 됐던 것이고 여러 번 지면 개선 아이디어로 제기됐던 것인데 전혀 개선되지 않았던 게 답답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이 기자는 이어 “현장 기자로서 사기가 꺾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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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오늘에 해당 코너가 문제가 있다고 제보한 독자들도 “연령제한이 없는 신문에 실리기에 매우 부적절할 뿐 아니라 많은 여성들에게 불쾌감을 줄 수 있는 내용”이라거나 “이런 류의 기사(?)가 상부 허가를 받고 나온다는 게 당황스럽다”며 “저 유머 시리즈 보다보면 껄끄러운 게 한두 개가 아니”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문화일보 기자에 따르면 이와 관련해 문화일보 여기자회에서도 김병직 편집국장에게 이의를 제기했으며 이병규 문화일보 회장에게도 전달된 것으로 알려졌다. 문화일보 내부에서도 관련 내용이 표현이 저속하며 신문의 품격을 떨어뜨릴 수도 있다고 보고 있으며 관련자를 문책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해당 코너를 폐쇄한다는 방침은 내부에서도 “들은 바 없다”고 밝히고 있다.

이와 관련 이 코너를 담당하고 있는 문화일보 관계자는 미디어오늘과의 통화에서 “회사 차원에서 8일 유머가 지나치게 선정적이라는 지적이 있고 이와 관련해 경위를 파악하고 징계를 논의 중이기 때문에 담당자로서 언급을 하기가 어렵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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