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항공기 내부 청소를 담당하는 하청노동자가 90%를 초과하는 높은 비율로 근골격계 질환을 호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청노동자들은 회사 측이 산재 관리 책임 의무를 유기·위반하고 있다며 고용노동부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민주노총 전국공공운수노동조합이 지난 3일 ‘(주)이케이맨파워’ 소속 노조 조합원 147명을 대상으로 건강권 실태조사를 벌인 결과, 응답자의 92.4%가 근골격계질환을 보유하고 있다고 답했다. 응답자의 31%는 위장질환을, 21.2%는 호흡기 질환을 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피부질환 보유자는 12.1%, 신경성 질환은 11.3%의 비율을 보였다.
이들은 근골격계 질환의 경우 비행기라는 제한된 공간 내에서 신체가 불편한 상태로 장기간 동일한 작업을 하는 것을 발병 이유로 꼽았다. ‘신체 부위별 비틀림 등 불편한 자세 작업 시간’을 조사한 결과, 허리·무릎 부위가 비틀린 상태로 4시간 이상 일한다는 비율이 60.5%로 나타났다. 팔·어깨 부위의 경우는 49.2%, 손·손목 등 부위는 52.9%가 불편한 자세로 4시간 이상 작업을 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들이 취급하는 중량물은 20kg을 초과하는 경우가 가장 많았다. 반복 취급하는 중량물 무게 조사 결과 응답자의 29.5%가 20kg을 초과한다고 답했고 26.8%는 5~10kg 사이라고 답했다.
업무강도를 ‘매우 힘듦-힘듦-중간-수월’ 4개 답으로 나눠 조사한 결과 65%가 ‘힘듦’에, 32%가 ‘매우 힘듦’에 응답했다. 이들의 70.3%는 작업 후 육체적 피로감이 “항상 있다”고 답했고 63.2%는 정신적 피로감에 대해 동일한 답으로 응답했다.
상당수가 근골격계 질환을 호소하면서도 응답자의 67%는 해당 질환이 산업재해 질병으로 인정된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
3년 마다 시행돼야 하는 근골격계질환 유해요인조사와 관련된 법적 의무사항도 응답자의 약 84%가 모른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