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법정 최저시급 7530원 적용을 우려하는 보도가 연일 나오고 있는 가운데, “최저임금 문제를 정치적으로 이슈화하려는 의도가 아닌지 의구심이 든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한겨레는 6일 사설 “‘7530원 최저임금’, 갈등 부추기는 목소리들”에서 “최저임금 대폭 인상이 고용에 미치는 영향을 부인할 순 없지만, 모든 걸 그 탓으로 돌리는 건 억지”라면서 “‘최저임금 7530원의 역설’만을 부각하는 건 사안의 본질을 흐리는 일이다. 최저임금 문제를 정치적으로 이슈화하려는 의도가 아닌가라는 의구심이 들게 한다”고 지적했다.

▲ 6일 한겨레 사설
▲ 6일 한겨레 사설

한겨레는 “최저임금 시행이 잘 안착하도록 갈등보다 지혜를 모을 때”라며 최적의 대안 마련을 촉구했다. 한겨레는 “정부는 3조원 규모의 일자리안정자금 투입을 약속했지만 끊임없이 사각지대나 현실과 괴리된 부분을 살펴 대책이 실효성을 갖도록 해야 한다”며 “특히 ‘을과 을’의 전쟁이 되지 않도록 올해엔 임대료, 카드 수수료, 프랜차이즈 본사의 갑질 등 자영업 문제의 구조적 해결을 위한 획기적 대책을 내놓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1일 이래 연세대는 714명의 청소·경비인력 중 정년 퇴임으로 공석이 된 27명의 자리를 하루 3시간 근무하는 파트타임 인력, 자동화 기계 등으로 채웠다. 고려대도 청소노동자 10명이 정년퇴직한 자리를 파트타임 노동자로 고용할 예정이다.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구현대아파트’는 정규직 경비노동자 94명을 모두 해고하고 2월부터 용역업체에 업무를 도급해 이들의 고용을 승계할 방침이다.

서울신문은 “‘최저시급 7530원 시대’의 배신”이라는 부제가 달린 기사 “훌쩍 오른 최저임금, 내 삶을 등떠밀다니…”에서 “무엇보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편의점 아르바이트생은 물론 청소노동자와 경비원 등 단순노무직에서 해고의 칼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면서 “근로 시간을 단축해 인건비 인상의 부담을 덜어내려는 사업장도 늘고 있다”고 분석했다.

▲ 6일 중앙일보 1면
▲ 6일 중앙일보 1면

중앙일보는 “대학은 '알바 미화원' 고용, 경비원은 해고…최저임금 역설”이라는 제목의 1면 보도를 통해 “올해 최저시급이 기존 6470원에서 7530원으로 역대 최고 인상률(16.4%)로 오르면서 노동시장 곳곳에선 크고 작은 변화들이 감지되고 있다”면서 “비정규직 풀타임→아르바이트 인력→자동화 기계 순으로 한 단계씩 내밀리며 노동 환경이 악화되고 있는 셈”이라고 평가했다.

조선일보는 연세대·고려대 등의 청소노동자 파트타임 고용 논란과 관련해 민주노총 조합원들의 반대운동에 보도 초점을 맞췄다.

조선일보는 “대학 파트타임 청소·경비직 출근 막아선 민노총” 제하의 10면 기사에서 “기존 청소·경비 근로자 다수가 속한 민노총의 반복된 파업과 무리한 임금 인상 요구 등에 부담을 느낀 대학 측이 정년퇴직으로 빈 자리를 파트타임직으로 대체하는 것”이라며 “그러자 민노총이 "퇴직자 자리를 아르바이트로 채우는 건 부당하다"며 '파트타임직 출근 저지 투쟁'을 벌이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 6일 조선일보 10면
▲ 6일 조선일보 10면

민주노총 산하 공공운수노조에 가입한 청소노동자들은 ‘대학이 적립금 수천억원을 쌓아두고도 청소·경비 인력을 줄이고 있다’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연세대 관계자는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한 비정규직 근로자가 학교에 '학교 경비·미화 인력을 줄여도 될 것 같다'는 편지를 보내올 정도로 인력이 남아도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2030 노멀크러시 "성공·경쟁에서 탈피… 보람과 재미 추구"

“마침내 이 미친 가속도의 경쟁트랙에 서서히 제동이 걸리기 시작한 걸까. 평범한 삶이 가장 행복한 삶이라는 깨달음과 함께 평범한 것에 열광하는 노멀크러시(Normal+Crush)가 젊은 세대의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한국일보)

▲ 6일 한국일보 1면
▲ 6일 한국일보 1면

한국일보는 6일 1면 보도 “성공 관심없어!… 나는 '아무나'가 되련다” 제목의 기사에서 높은 학력, 고소득 일자리 등을 가진 젊은이들이 사회적 성공 기준에서 벗어난 삶을 추구하는 방식을 조명했다.

한국일보는 외고·서울대를 진학해 외교관을 준비하다가 ‘연봉 3000만 원’ 출판사 편집자의 길을 택한 사례, 특목고·서울대를 졸업한 후 행정고시를 준비하다가 스마트폰 앱을 개발하는 스타트업에 취직한 20대 젊은이, 한 해 3억 원 넘게 벌던 30대 방송작가 출신 남성이 가족과 함께 강원도 대관령 하늘목장에서 양떼를 키우고 있는 사례 등을 예로 들었다.

한국일보는 “김난도 서울대 소비자학과 교수가 올해의 트렌드로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을 꼽으며 꺼질 줄 모르는 메가트렌드임을 입증한 평범에의 열망은 이제 삶 자체로까지 확산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소확행은 일본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가 자신의 저서 ‘랑겔한스섬의 오후’에서 쓴 신조어로, “일상의 사소한 행복이 인생을 진정 값지게 만든다”는 의미다.

▲ 6일 한국일보 8면
▲ 6일 한국일보 8면

구정우 성균관대 사회학과 교수는 한국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경쟁적 사회문화로부터 탈피하려는 시도를 주도적으로 하는 사람들은 대개 커리어나 스펙 등의 면에서 선택의 폭이 넓은 사람들”이라면서도 “자기가 통제할 수 있는 자신의 삶을 살려는 노력이 경쟁의 피로감에 시달리는 2030 세대 사이에 확산되고 있는 건 분명하다”고 말했다.

“평창에서 평화로, 80일 살얼음 레이스”

북한이 한국 정부가 제안한 남북 고위급 회담 제안을 받아들임에 따라 한반도 정세가 당분간 해빙기에 들어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북한의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가 성사되면 올림픽 개막부터 유엔 올림픽 휴전결의안이 만료되는 3월25일까지 ‘한시적 평화’를 맞게 된다는 분석도 나온다.

▲ 6일 국민일보 1면
▲ 6일 국민일보 1면

북한은 5일 오전 10시16분 판문점 연락채널을 통해 한국 정부가 제안한 ‘9일 판문점에서의 남북 고위급 회담 개최’ 제안을 수락하겠다고 통보했다. 북한은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 명의로 된 통지문에서 평창 올림픽 참가 문제, 남북 관계 개선 문제 등을 논의하자고 밝혔다.

동아일보는 “북한이 한국 정부가 제안한 회담 장소와 일정을 그대로 수락한 것은 대단히 이례적”이라며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전날 오후 10시 전화 통화로 한미 연합 군사훈련 연기를 공식 합의하자 12시간여 만에 전격적으로 화답에 나선 셈”이라고 지적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와 관련해 대한노인회 인사를 초청한 청와대 오찬간담회에서 “과거처럼 유약하게 대화만 추구하지 않고 강력한 국방력을 기반으로 대화를 추진하고 평화도 추구하겠다”면서 “가능하면 남북 관계 개선과 한반도 평화의 전기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중앙일보는 이와 관련해 “정부로선 평창올림픽 성공과 북한 비핵화를 위한 대북 압박이라는 이중의 숙제를 안게 됐다”며 “정부는 일단 고위급 회담에서 평창올림픽 문제에 집중한다는 입장”이라고 평가했다.

동아일보는 “올림픽을 계기로 북-미를 협상 테이블로 끌어내려는 문 대통령은 ‘한반도 운전석’을 제대로 틀어쥐겠다는 전략”이라고 평했다. 동아일보는 “(청와대가) 대북 제재와 한미 연합 군사훈련 중단을 요구하고 있는 북한과 비핵화를 대화 조건으로 내건 미국이 올림픽을 계기로 접점을 찾도록 하겠다는 것”이라 분석했다.

▲ 6일 동아일보 1면
▲ 6일 동아일보 1면

동아일보는 “다만 지난해 일촉즉발의 위기까지 갔던 북-미가 올림픽 후 다시 긴장 국면을 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한미가 키리졸브(KR), 독수리연습(FE) 등 한미 연합 군사훈련을 단지 미룬 것인 만큼 3월 이후 실시하면 한반도 정세는 다시 냉각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경향신문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남북 대화에 지지를 표명한 것과 관련해 “한반도 정세를 대화 국면으로 전환시키려는 정부의 시도가 크게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그동안 미국의 지지를 받지 못한 남북 간의 대화 시도가 좋은 성과를 내지 못했다는 과거의 사례를 감안하면, 이번 트럼트 대통령의 분명한 입장 표명은 향후 상황 전개에 매우 긍정적 신호로 받아들여진다”고 전망했다.

경향은 “미국의 이 같은 태도 변화는 남북대화 재개가 미국 입장에 긍정적인 요소를 포함하고 있기 때문”이라면서 “미국 역시 북한과의 무력 충돌을 피할 수 있는 외교적 해법을 모색하고 있고, 이를 위해 북한과 대화의 접점을 찾는 중“이라고 분석했다.

아래는 6일 아침 전국단위 주요종합일간지 1면 머릿기사 헤드라인이다.

경향신문 "[커버스토리 - 1987 그리고 나]보안계장은 그가 ‘비둘기’인지 몰랐다"
국민일보 "투데이 포커스] 5일간 대반전… 한반도 ‘대화의 봄’"
동아일보 "평창서 평화로, 80일 살얼음 레이스"
서울신문 "마주 앉는 남북… 관계개선 출구 연다"
세계일보 "[뉴스+] "우선 계약직으로 들어가 버텨야 하나"…취준생들 희망고문"
조선일보 "일본 제조업체, 제2의 '글로벌 진격'"
중앙일보 "대학은 '알바 미화원' 고용, 경비원은 해고…최저임금 역설"
한겨레 "남북, 9일 판문점서 고위급회담…평창·관계개선 포괄협의"
한국일보 "9일 마주앉는 남북, 본게임은 '평창 이후'"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