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TN이 다시 파국으로 치닫고 있다. YTN 최남수 사장은 5일 송태엽 YTN 부국장을 보도국장에 내정했고, 이에 대해 전국언론노동조합 YTN지부는 ‘합의 파기’라며 최 사장 출근저지를 비롯한 총력 투쟁을 예고했다. 지난달 28일, 최 사장 취임한지 9일 만이다.

YTN은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송태엽 부국장이 보도국장에 지명됐다고 발표했다. YTN은 “송태엽 내정자는 오랜 취재 경험을 바탕으로 질서 있게 보도국을 혁신하고 책임 있게 공정보도를 이끌 적임자”라며 송 내정자에 대한 보도국장 임명동의 투표를 실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YTN지부 측은 최남수 사장이 노사 합의를 파기하고 일방적으로 보도국장 내정자를 지명했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전국언론노동조합의 중재로 진행된 최남수 사장과의 협상 과정에서 양 측은, 기존에 보도국장에 내정된 노종면 기자를 3일 까지 재내정하기로 했으나 최 사장이 이행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 지난달 28일 취임한 최남수 YTN 사장. 사진=김도연 기자
▲ 지난달 28일 취임한 최남수 YTN 사장. 사진=김도연 기자
지난달 27일 최남수 당시 사장 내정자, 박진수 YTN지부장, 김환균 언론노조 위원장은 2008년 구본홍 사장 취임 이후 현재까지 3년 이상 보직을 맡은 간부들에 대한 임원 자격을 잠정 보류하고, 현 보도본부를 ‘보도혁신본부’로 명칭하는 등 ‘YTN 바로세우기 및 미래발전을 위한 노사 합의문’을 채택한 바 있다.

YTN지부는 이와 관련, “당시 협상 과정에서 최 사장이 11월30일 노사가 합의한 보도국장 내정을 1월3일까지 이행하겠다고 약속했다”며 “김환균 언론노조위원장도 함께 배석한 자리에서 날짜를 못박고 보도국장 내정 대상자에 대한 부분도 공감한다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최남수 내정자가 정작 사장이 되자 합의를 파기했다는 것이다. 이에 송 내정자 지명 소식이 전해진 직후 YTN지부 조합원들은 사장실에 올라가 항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사측은 해직기자 출신인 조승호 부국장을 보도혁신본부장으로 임명하겠다고 예고했다. 권준기 YTN지부 사무국장은 이를 두고 “당사자에게 예고도 없이 임원 인사를 낸 전례가 없다”며 “보도국장 내정 합의 파기를 물타기하고 노노갈등을 부추기기 위한 의도”라고 비판했다. 

임원 자리인 본부장이 되려면 당사자가 사표를 내고 이사회에서 비등기이사로 임명돼야 하는데 정작 당사자 얘기 조차 듣지 않은 것은 절차에도 맞지 않다는 것이 YTN지부 입장이다.

당사자인 조승호 부국장 역시 입장문을 내고 “노사 합의 판을 깨려는 게 진짜 목적이 아닌지 의구심마저 든다”며 “‘거부 예정’ 의사를 분명히 밝힌다. 인사명령을 거부해 징계를 받게 된다면 감수하겠다”고 밝혔다.

YTN지부는 “사장실에 들어가니 합의문 따위는 쓰레기통에 던져 넣어도 된다고 생각하는지 모르겠으나, 합의문 이행 없이는 사장도 될 수 없다는 것을 명심하기 바란다”고 경고했다.

박진수 YTN지부장은 송 내정자 지명 소식이 전해진 직후 구성원들과 함께 사장실에 전달해 항의를 표했다며 “월요일부터 전면적인 (최 사장) 출근 저지 투쟁을 하겠다”고 예고했다.

한편 최남수 사장은 이날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회사에서 낸 보도자료에 준해서 써달라”고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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