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의 합당 추진이 급속히 진행되고 있다. 박지원 국민의당 의원이 핵심이 되고 국민의당 통합반대파 의원들로 구성된 ‘국민의당 지키기 운동본부’가 통합저지를 1차 목표로 두고 있으나 사실상 합당은 시간문제로 보인다.
국민의당이 바른정당과 통합을 할 시 정체성 문제부터 시작해 비례대표 의원 당적 문제, 작게는 창당시기에 따른 국고 보조금 문제가 거론된다.
당의 정체성이 확실시 않을 시 가장 문제가 되는 부분은 정책이다. 특히 이념 성향에 따라 큰 영향을 받는 대북정책에서 제대로 조율되지 않을 수 있다. 이미 안철수 대표와 유승민 대표의 대북관이나 안보관은 뚜렷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4일 안철수 대표는 평창올림픽 관련 남북이슈에 대해 “북한의 평창올림픽 참가를 환영한다.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의 첫걸음을 내딛기 바란다”고 말했다. 반면 유승민 대표는 “힘의 우위를 바탕으로 대화를 시작하자는 것이 저의 일관된 주장”이라고 말했다. 대화를 먼저 시작해 논의를 이끌자는 입장과, 대화를 하기 전 북한에 뚜렷한 입장표명을 해야 한다는 의견으로 갈리는 상황이다.
이미 지난해 대선 토론에서도 안 대표와 유 대표는 햇볕정책 등을 두고 상반된 입장을 보이기도 했다.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이 대북관을 중심으로 갈등이 생기는 모습을 계속해서 보인다면 합당도 되기 전 삐걱거리는 당에 대한 지지율은 낮아질 수밖에 없다.
비례대표 의원들은 국민의당에서 제명이 되지 않을 경우, 탈당을 하고 개혁신당(바른정당과 합당 반대파들이 만드는 신당)에 들어가면 의원직을 상실하게 된다. 때문에 비례대표들이 찬성파로 몰릴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기도 한다. 현재 비례대표 중 합당 반대파에 속하는 의원들은 이상돈, 장정숙, 박주현 의원 정도가 대표적이다. 반면 이태규, 이동섭, 채이배 의원 등은 찬성파에 속한다.
국민의당 반대파 공보실장을 맡게 된 김정현 실장은 미디어오늘에 “아직까지는 시간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며 “비례대표 중 반대파였다가 찬성파로 돌아선 사람도 있고, 아직까지는 누가 반대파고 찬성파인지 모두 다 파악되지는 않은 상태”라고 말했다.
이미 안철수 대표는 4일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비례대표 의원을 출당시킬 권리가 당에 없다고 생각한다”며 “국민의당을 보고 투표해 준 민심을 생각하면 비례대표 의원직은 개인의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행자 국민의당 대변인은 “국민의당은 바른정당과 신설 합당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에, 국민의당이 새로운 당으로 만들어진다면 그 권한이 승계가 되기에 ‘국민의당’은 남아있을 수가 없다”며 “개별적으로 ‘국민의당’에 남아있을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반대파 의원들의 의원직을 유지하면서 개혁신당(통합을 반대하는 당)에서 활동하려면 김현아 자유한국당 의원(김현아 의원은 당적은 자유한국당이지만 바른정당에서 활동하고 있다)처럼, 당적은 통합신당(국민의당-바른정당 통합당)에 두되, 활동은 개혁신당에서 하는 방법도 있으나, 이는 새로 시작하는 통합신당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 또한 이런 의원들을 제명하지 않는 결정을 한 안철수 대표에 대해서도 계속해서 부정적인 비판이 따를 가능성이 높다.
이미 국민의당-바른정당 통합신당은 물밑에서 2월 초중순을 목표로 한 신당 창당도 검토하고 있다는 언론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개혁신당의 경우, 언제 창당이 될지 아직 알 수 없다. 국민의당 반대파 의원 측 관계자는 미디어오늘에 “(반대파) 개혁신당이 만들어진다고 하더라도, 설이 지나고(2월 중순) 만들어질 가능성이 높고,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유성엽 국민의당 의원(통합 반대파)은 5일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자꾸 교섭단체나 정당보조금이 중요한 것처럼 말하는데 현실적으로 하찮은 일이 아니지만 그런 것에 매여서 무슨 일정을 둔다든지 하지는 않는다”며 “하나의 중요한 참고사항일 뿐이지 결정적인 요소는 아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