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이 30억 원을 대북송금한 정황이 드러나 압수수색을 하고 조만간 검찰 조사가 이뤄질 것이라는 인터넷 글에 대해 허위사실이라며 경찰에 고소했다.

우리은행은 4일 낮 고소장을 남대문경찰서에 접수했다. 우리은행은 보도자료를 통해 이 같은 내용을 밝혔다. 이날 오후에는 달력을 문제 삼고 있는 일부 인사들이 우리은행 본점 앞에서 시위를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은행이 허위사실이라며 문제 삼은 글은 지난 2일 ‘[단독]우리은행 30억원 대북송금 정황 드러나’라는 제목의 글로 인터넷 카페와 블로그, 카톡 등을 통해 유포되고 있다.

이 글에는 “얼마 전 이른바 ‘인공기 달력’으로 한차례 홍역을 치렀던 우리은행에 다시 한 번 대형사태가 터졌다” “1월2일 오전 10시, 갑자기 우리은행 서울본사에 경찰이 들이닥쳤다. 압수수색이었다. 우리은행이 중국의 중국중앙투자은행 (CCIB)으로 우리 돈 30억 원을 송금한 것을 재미동포 2세 케빈 박(29)이 발견하고 국정원 측에 신고했고, 국정원과 경찰 측에서 극비리에 수사를 하던 도중 해당 자금이 북한 노동당 수뇌부 측으로 흘러들어간 것을 발견했다”는 내용이 적혀 있다.

▲ 한 블로그에 올라온 '[단독] 우리은행 30억 원 대북송금 정황 드러나'라는 글. 사진=블로그 메인화면 갈무리
▲ 한 블로그에 올라온 '[단독] 우리은행 30억 원 대북송금 정황 드러나'라는 글. 사진=블로그 메인화면 갈무리
해당 글에는 “이에 검찰은 내일 오후 1시부터 본격적으로 소환조사를 시작할 예정”이며 “첫 소환 대상자로는 대외송금 책임자인 구동훈(53)씨가 유력하다. 우리은행 대변인 측에서는 라이터 생산공장 인수 대금으로 지불했고, 30억 원은 다시 우리측으로 인수받아야 할 돈이라고 발표했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검찰측에서는 이번 사건이 청와대와도 연관이 되어 있다고 밝혔다”는 부분도 있다.

이에 대해 우리은행은 사실무근이자 허위사실이라고 밝혔다. 특히 구동훈이라는 사람이 우리은행에 근무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중국중앙투자은행이라는 곳도 처음 들어본다는 입장이다.

문제는 이 글을 누가 작성했는지 아직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경찰에 최초 작성자를 찾아내 처벌해 달라고 고소하게 됐다는 게 우리은행 측 설명이다. 우리은행은 “이 글이 인터넷 카페 및 블로그 등을 통해 무분별하게 유포되고 있고, 게시물 삭제 신청에도 불구하고 반복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어 이에 따른 유언비어 확산으로 기업평판 및 기업가치 훼손이 우려됨에 따라 불가피하게 형사고소를 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우리은행은 “경찰 수사를 통해 밝혀진 유포자에 대해서는 허위사실 유포에 따른 명예훼손 혐의로 형사책임을 지게 할 예정이며, 향후에도 유언비어 등으로 기업가치를 훼손시키는 행위에 대해서는 강경하게 대응한다는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이른바 달력 논란과 관련, 우리은행 앞에서 일부 인사들이 시위를 하고 있고 이 때문에 직원들이 불안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지난해 우리은행이 주최한 제22회 ‘우리미술대회’에서 유치·초등부 대상을 받은 작품. 그림=우리미술대회 수상작갤러리
▲ 지난해 우리은행이 주최한 제22회 ‘우리미술대회’에서 유치·초등부 대상을 받은 작품. 그림=우리미술대회 수상작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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