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신년 기자회견을 연다. 청와대 출입기자단은 공지를 통해 “대통령이 오는 10일 오전 10시 청와대 영빈관에서 내외신 출입기자 250여명을 초청한 가운데 신년사 발표 및 신년 기자회견을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과거 정부에서 질문할 기자와 질문 내용을 정해놓고 각본에 짜인대로 기자회견을 했다는 비판이 있었는데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첫 신년 기자회견은 형식상 큰 변화를 예고했다.

청와대에 따르면 신년 기자회견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직접 질문자를 지명하고 질문을 받아 답변할 예정이다. 미 백악관의 기자회견 모델이다.

청와대 출입기자 규모가 크고 질문 내용이 중복될 수 있다는 현실을 반영해 이전 정부에서는 질문 내용을 미리 받아 질문자를 정해놓고 사회자가 질문자를 지명하면 미리 짜여져 있던대로 질문을 하는 형식이었다.

이 같은 형식은 폭넓은 주제를 가지고 소통할 수 있는 기회를 차단한다는 지적을 받았다. 날것 그대로의 대통령 생각을 유일하게 들을 수 있는 기회를 차단하면서 기자회견이 큰 의미가 없다는 비판도 쏟아졌다. 이번 기자회견에서 대통령이 질문자를 직접 지명하는 형식은 반대로 어떤 언론사라도 질문 기회를 보장하고 어떤 주제든지 답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8월 17일 취임 100일 기자회견도 질문 내용을 정하지 않았지만 사회자가 질문할 기자를 지명했다. 이번 기자회견에서 대통령이 직접 질문자를 지명하는 것은 역대 정부 통틀어 최초로 시도하는 것이다.

▲ 문재인 대통령이 2017년 8월17일 오전 취임 100일을 맞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출입기자들과 취임 후 첫 기자회견에서 질문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 문재인 대통령이 2017년 8월17일 오전 취임 100일을 맞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출입기자들과 취임 후 첫 기자회견에서 질문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기자단에 따르면 신년 기자회견은 1시간 20분에 걸쳐 진행된다. 문재인 대통령이 우선 20분 동안 신년사를 발표하고 국정운영 기조를 설명한다. 이어 1시간 동안 ‘자유롭게’ 기자들의 질문을 받는다.

다만 청와대는 회견의 효율성을 위해 ▲정치·외교·안보·남북관계 ▲경제 분야로 주제를 나눠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많은 언론사들의 질문 기회를 보장하기 위해 기존 기자회견과 간담회에서 질문권을 얻었던 언론사는 이번 신년기자회견에서 질문권을 가급적 배제하도록 할 예정이라며 자제를 요청했다.

신년 기자회견은 정부 출범 2년차를 맞아 국정운영 기조에 대한 문재인 대통령의 상세한 설명이 있을 예정이고 현안 관련 질문이 쏟아질 것으로 보인다.

적폐청산 로드맵, 지지부진한 개헌 문제 논의를 위한 대통령의 복안,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경제 분야 정책, 공수처 신설 등 검찰 개혁 문제, 문재인 정부 소통 문제 등이 질문으로 나올 수 있다.

특히 북의 평창동계올림픽 참가가 무르익으면서 남북관계 개선에 대한 대통령의 의지를 확인할 수 있는 자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아직 시기가 정해지지 않았지만 남북 ‘고위급’ 회담이 신년 기자회견 이후 열릴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신년 기자회견 자리를 대북 메시지를 극대화하는 창구로 활용할 가능성도 높다.

문재인 대통령이 정부 부처 인사와 만찬 자리에서 적폐청산 의지를 강하게 밝힌 데 이어 신년 기자회견에서도 적폐청산의 중요성을 설명하고 공세에 흔들리지 않겠다고 뜻도 밝힐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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