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준동 조선일보 노조위원장이 지난해 송년사를 통해 2018년 회사를 상대로 공격적 협상에 나설 것을 선언했다.

조선일보 노동조합이 지난해 12월22일 발행한 ‘조선노보’를 보면 박 위원장은 “새해엔 좀 서두르겠다. 하나씩이 아니라 한꺼번에 이슈를 몰아가려고 한다”며 △임금협상 △상향평가제 △임금피크제 등을 “모두 협상 테이블에 올리겠다”고 선언했다.

박 위원장은 회사 내부 반발에도 자사 보도를 비판·비평하는 공정보도위원회(공보위) 활동을 이어가면서 조직 내에 긴장감을 불어넣는 역할을 했다. 

지난 2016년 말 “언론의 자유는 언론사 주주의 자유가 아니라 언론인의 자유인 것”이라며 노조위원장에 당선된 박 위원장은 지난해 11월 최초로 위원장 연임에 성공했다.

▲ 박준동 조선일보 노동조합 위원장.
▲ 박준동 조선일보 노동조합 위원장.
박 위원장은 이번 송년사에서 “수평적 소통에 도움이 되는 상향평가제가 수용이 되지 않으면 공보위 활동 등을 통해 노조가 더 적극적으로 비판과 소통에 나설 것”이라며 “조합원들 사이에 공감대도 1년 동안 많이 커졌다”고 밝혔다.

박 위원장은 “상처를 두려워하지 않는다면 오히려 우리가 주도할 수 있다”며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려면 소리가 날 수밖에 없다. 그 소리를 시끄럽다고 하지만 않으면 된다”고 강조했다.

박 위원장은 조선일보 내에서 신분이 불안정한 이들에 대한 관심도 촉구했다. 박 위원장은 “조선일보를 위해 일하면서도 자회사, 사내 하청, 비정규직이란 이유로 제대로 대우받지 못하는 동료들이 많다. 갈수록 그분들과 우리의 관계가 냉랭해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박 위원장은 이어 “그 이유는 입장을 바꿔놓고 생각하면 알 수 있다”며 “말도 안 되는 일이 많이 벌어진다. 노조에 도움을 요청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동정이 아니라 연대가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박 위원장은 그러면서 “내년에는 조선일보 노조가 대기업 기득권 노조를 좀 더 당당히 비판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었으면 좋겠다”며 비정규직 등 사원들의 처우 개선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박 위원장은 노조 활동에 다소 소극적인 구성원들을 의식한 듯 “기자 200명의 힘은 간단치 않다”며 “스스로를 머슴이라고 비하하면 한낱 회사원이 된다. 반대로 주인의식이 있을 땐 한 사람 한 사람이 언론기관으로 존중받을 수 있다. 언론인으로서 책임감을 갖고 똘똘 뭉쳐 정당한 주장을 한다면 못 이룰 것 없다”고 동료들을 격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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