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평창 동계 올림픽 대회 참가 의사를 표명한 김정은 위원장의 신년사에 대해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문 대통령은 2일 2018년 제1회 국무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북한 김정은 위원장이 신년사에서 북한 대표단의 평창올림픽 파견과 당국회담 뜻을 밝힌 것은 평창 올림픽을 남북관계 개선과 평화의 획기적인 계기로 만들자는 우리의 제의에 호응한 것으로 평가하며 환영한다”고 말했다.

북은 1일 신년사를 통해 “머지않아 열리는 겨울철 올림픽 경기대회(평창올림픽)에 대해 말한다면 그것은 민족의 위상을 과시하는 좋은 계기로 될 것이며 우리는 대회가 성과적으로 개최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며 “이러한 견지에서 우리는 대표단 파견을 포함해 필요한 조치를 취할 용의가 있으며 이를 위해 북남당국이 시급히 만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19일 서울에서 강릉으로 향하는 대통령 전용 고속열차 안에서 미 NBC와 인터뷰를 갖고 평창올림픽 개최 전 한반도 긴장 완화를 위해 한미 연합 훈련을 연기할 수 있다는 뜻을 밝혔다.문 대통령은 북한의 올림픽 참가와 관련해서도 “전례를 보면 북한은 대회에 거의 임박해서야 최종 결정을 내리는 경향이 있었다”고 말해 기대감을 비쳤다.

김정은 위원장이 신년사를 통해 평창올림픽 참가 의사를 시사하면서 문재인 대통령도 이에 화답한 것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국무회의에서 “통일부와 문체부는 남북 대화를 신속히 복원하고 북한대표단의 평창올림픽 참가를 실현시킬 수 있도록 후속방안을 조속히 마련해 주기 바란다”고 주문했다.

또한 문 대통령은 “남북관계 개선이 북핵문제 해결과 따로 갈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니 외교부는 남북개선과 북핵 문제 해결을 동시에 추진할 수 있도록 우방국과 국제사회와 긴밀히 협의하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신년사를 통한 북의 평창올림픽 참가 가능성에 대해 정치권은 180도 다른 반응을 보였다.

민주당은 “북한의 신년사를 환영하며 남북관계의 실질적인 개선과 한반도 긴장 완화의 청신호가 되기를 바란다”며 “평화는 말로만 되는 것이 아니라 구체적인 실천으로 이어져야 한다. 상대방을 자극하는 행위를 종식하고 군사적 긴장을 완화해야 한다는 스스로의 말에 북한은 책임있는 태도를 보여야 할 것”(백혜련 대변인)이라고 밝혔다.

▲ 문재인 대통령.
▲ 문재인 대통령.

반면,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는 2일 최고위원회의를 통해 “어제 김정은 신년사를 보면서 참으로 착잡한 느낌을 받았다. 김정은 신년사는 남남갈등을 초래하고 한미갈등을 노린 것”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홍 대표는 “청와대와 정부가 김정은의 신년사에 반색하면서 대북 대화의 길을 열었다는 식으로 환영하는 것은 북한의 책략에 놀아나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은 “북한의 평창올림픽 참가 의사 표명을 계기로 한국과 미국은 그동안 검토해온 연합군사훈련의 연기 결정을 조만간 공식 발표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금은 서로 등을 돌려 대고 자기 입장이나 밝힐 때가 아니며 북과 남이 마주앉아 우리민족끼리 북남관계 개선을 진지하게 논의하고 그 출로를 과감하게 열어나가야 할 때’라고 북이 신년사에서 강조한 대목에 대해 정 연구실장은 “북한이 작년에 보였던 남북대화 거부 입장에서 탈피할 것이라는 입장 전환을 보여줬다. 올해 남북교류도 크게 활성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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