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개띠 해, 2018년 1월1일자 종합일간지 1면 키워드는 ‘평창’이다. 국민일보·동아일보·서울신문·중앙일보·한겨레 등은 1면 톱을 오는 2월9일 개막하는 평창올림픽을 소재로 한 기사들로 채웠다. 다른 일간지들은 각 사의 신년기획으로 한해를 시작했다. 한편 새해 첫 1면 하단을 장식해온 삼성광고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한겨레에만 빠졌다.

떠오르는 태양과 평창

국민일보와 세계일보는 강원도 평창에서 유소년 선수들이 떠오르는 아침 해를 등지고 훈련하는 사진을 1면에 배치했다. 국민일보는 한국전쟁에서 국정농단 사건까지 간단하게 언급하며 “대한민국 현대사는 도전의 역사였다”고 했다. 이 신문은 ‘도전DNA를 되살리자’는 주제로 연중 기획 시리즈에 돌입한다.

▲ 2018년 첫날 서울신문 세계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 국민일보 한겨레는 1면을 평창 관련 소식으로 채웠다.
▲ 2018년 첫날 서울신문 세계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 국민일보 한겨레는 1면을 평창 관련 소식으로 채웠다.

동아일보는 평창올림픽 성화 봉송 주자, 자원봉사자 등의 얼굴 사진 800여장을 모자이크 기법으로 구성한 기사를 1면에 배치했다. 서울신문은 “2018년 가슴을 펴라”는 제목으로 강원도 강릉해변에 설치된 올림픽 조형물 뒤로 떠오르는 태양 사진을 1면에 배치했다.

중앙일보는 1994년생 개띠인 스켈레톤 국가대표 윤성빈 선수 등 개띠 7인 새해 소망에 담긴 중앙일보 기획을 소개했다. 이 신문은 △다시 뛰자, 2018 평창 △지방 호민관 제대로 뽑자 △4강 넘어 신남방외교로 가자 △이젠 사람 혁명이다 △‘더, 오래’ 내일을 준비하자 등 5대 기획을 예고했다.

신년 기획으로 시작한 신문들

이날 신문 중 가장 돋보이는 1면은 경향신문이다.

▲ 2018년 1월1일 경향신문 1면과 겉면
▲ 2018년 1월1일 경향신문 1면과 겉면

경향은 신년기획 “헌법 11.0···다시 쓰는 시민계약”이란 이름으로 헌법에 관한 이야기를 배치했다. 경향신문은 “대한민국 헌법은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로 시작한다. 독일 헌법 첫머리는 ‘인간의 존엄은 침해되지 아니한다’이다. 국가로 시작한 헌법과 인간으로 시작한 헌법. 2018년 1월1일자 경향신문 표지는 이런 차이에 주목한 한 편의 타이포그래피(Typography, 글자체나 글자 배치를 이용한 디자인)이다. 타이포그래피는 글자를 역사적, 환경적, 철학적으로 해석해 표현한다”며 이번 1면의 의미를 설명했다.

또한 “대한민국 헌법은 명조체와 가운데 정렬 방식을 채용했다. 명조체는 붓글씨에서 비롯된 것으로 동양의 관념적 특징을 갖고, 가운데 정렬은 권위적이면서도 우아한 방식”이며 “독일 헌법은 고딕체와 왼쪽 정렬 방식을 썼다. 고딕체는 인간 중심으로 설계된 기능적 글자체”라고 설명했다. 김의래 디자이너(국민대 시각디자인과 겸임교수)가 제작했다.

대한민국 헌법과 세계 각국 헌법 1조를 각각 겉면에 배치한 뒤 실제 1면은 헌법재판소 사진을 배치하고 헌법의 역사에 대해 소개하는 기사를 실었다.

조선일보는 “아이가 행복입니다”란 제목으로 신년기획 기사를 시작했다. 한 아이를 키우는 가족 사진을 1면에 배치한 뒤 “요즘 추세대로라면 한국의 신생아는 4년 뒤 연간 30만명 아래로 떨어진다”며 저출산 문제의 심각성을 드러냈다. 또한 조선일보는 이날부터 ‘출산면’을 신설하겠다고 밝혔다.

▲ 2018년 1월1일 한국일보와 조선일보 1면
▲ 2018년 1월1일 한국일보와 조선일보 1면

한국일보는 “성난 사회, 화 좀 내지 맙시다”를 주제로 신년기획 기사를 1면 톱으로 올렸다. 대중교통에서, 직장에서, 인터넷 익명 공간에서 각종 폭언과 분노를 쏟아내는 사례에 대해 자세히 열거하고 이러한 ‘분노 심리’에 대해 분석한 기사다.

2년 연속 한겨레만 삼성광고 배제

이날 경향신문·국민일보·동아일보·서울신문·세계일보·조선일보·중앙일보·한국일보 등 한겨레를 제외한 8개 종합일간지 1면에는 “새해가 밝았습니다. 서로 마음을 나누고 희망을 더하는 첫날 아침 함께 행복을 키우는 한 해 보내시길 바랍니다”라는 문구와 함께 강아지 옆에 아이 그림이 있는 삼성광고가 실렸다.

▲ 2018년 1월1일 한겨레 1면
▲ 2018년 1월1일 한겨레 1면

이날 디지털타임스·매일경제·머니투데이·서울경제·아주경제·파이낸셜뉴스·한국경제 등 경제신문과 스포츠한국·스포츠경향·스포츠동아·스포츠서울·스포츠조선·일간스포츠 등 스포츠신문 1면에도 삼성광고가 게재됐다.

한겨레는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국면에서 정치권력 뿐 아니라 삼성 등 경제권력에 대해서도 집중 비판한 언론사 중 하나다. 2016년 말에서 2017년 초 촛불정국을 지나며 줄었던 삼성광고가 정권교체 이후 회복돼가는 분위기지만 한겨레는 예외라는 게 한겨레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양상우 한겨레 대표이사는 지난해 9월 “삼성의 광고 축소는 삼성 관련 보도를 스스로 검열하라는 협박”이라며 “삼성은 한겨레가 경영난과 임직원의 생존여건 악화를 우려해 그들 앞에 위축되길 바라고 있다. 그러나 그 어떤 상황에서도 우린 위축될 수 없다”고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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