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성희롱 발언을 했다는 주장을 부인하는 과정에서 또 다른 성희롱 발언을 하고 언론을 비난하는 등 거친 표현을 쏟아내고 있다.

류여해 자유한국당 전 최고위원이 지난 26일 홍준표 한국당 대표가 최고위원회의 때 “밤에만 쓰는 것이 여자다”라는 말을 했다고 폭로하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홍 대표는 29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누가 일방적으로 주장한다고 다 쓰지 말고 확인을 해보고 써주세요”라며 “성희롱을 할만한 사람한테 해야지”라고 말했다. 성희롱 발언을 부인하면서 심각한 성희롱 발언을 한 것이다.

이 자리에서 발언의 문제를 지적하지 않고 함께 웃기만 하는 기자들에 대한 비판도 나온다.

▲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류여해 전 최고위원에 대한 성희롱 발언을 부인하면서 성희롱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YTN 캡쳐.
▲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류여해 전 최고위원에 대한 성희롱 발언을 부인하면서 성희롱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YTN 캡쳐.

홍 대표는 성희롱 논란을 부인하며 언론을 맹비난하기도 했다. 그는 지난 28일 SBS 주영진의 뉴스브리핑에 출연해 “요즘 기자들은 확인도 안 하고 쓴다”면서 “확인도 안 해보고 근거없는 말을 써놓고 반론을 제기하라? 그건 기자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주영진 앵커가 재차 관련 질문을 하자 “더 이상 그런 질문하면 방송 안하고 나간다. 오랜만에 나왔는데 택도 아닌 질문을 하고 그러냐”라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홍 대표가 기자들을 탓하며 지적한 보도 관행은 문제로 볼 수는 있지만 정작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해온 정치인은 다름 아닌 홍준표 대표였다.

지난 대선 기간 홍준표 대표는 “동성애 때문에 에이즈가 1만4000명 이상 창궐한다” “4개의 정권을 거치면서 지니계수가 가장 나빴던 때가 노무현 대통령 때다” “4대강 녹조는 하수유입과 기후변화 때문이다” 등 사실과 다른 주장을 했고, 언론은 이를 그대로 전했다. 서울대 팩트체크센터가 언론사들의 대선 팩트체크 기사를 집계한 결과 홍준표 후보가 거짓말을 한 비율이 가장 높게 나타나기도 했다.

한편 홍 대표가 26일 페이스북에 “나는 24년 정치활동을 하면서 단 한 번도 성희롱 발언을 한 일도 없다”고 밝히자 그의 과거 성차별적 발언을 소개한 이미지가 SNS에서 공유되는 등 다시 조명을 받고 있다.

2009년 당시 홍준표 의원은 추미애 의원에게 “집에 가서 애나 봐라”라는 발언을 했으며, 2011년 나경원 의원에게 “거울 보고 분칠이나 하는 후보는 안 된다”고 말했다. 2011년 대학 강연 도중에는 “이대 계집애들 싫어한다. 꼴 같잖은 게 대들어 패버리고 싶다”고 말해 비판을 받기도 했다. 지난 2월 공무원 대상 강연에서는 미팅 때 퇴짜맞은 일화를 언급하며 “씨X년”이라는 욕을 했다. 지난 4월 대선 때는 “(설거지는) 하늘이 정해놨으니 여자가 하는 일을 남자한테 시키면 안 된다”는 말을 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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