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화유기’ 촬영 현장에서 일어난 스태프 추락사고 이후 고용노동부와 전국언론노동조합(이하 언론노조)의 현장 조사가 이어지는 가운데, CJ E&M 은 ‘화유기’ 편성을 일주일 연기하기로 결정했다.

언론노조는 “제작사 측이 사고 발생 후 어떠한 재발 방지 대책도 마련하지 않고 촬영을 계속하고 있다”며 “안전 진단을 완료하고 구체적인 개선 대책이 수립될 때까지 사고 현장에서의 촬영 작업은 중지해야 한다”고 밝혔다. 23일 새벽 추락 사고를 당한 MBC아트 소속 직원은 언론노조 조합원이다.

언론노조에 따르면 현장은 △무너져 내린 천장을 보수했음에도 천장을 지탱하는 목재와 합판이 벌어져 있고 △세트 이동 통로가 좁은 데다 각종 인화물질이 많아 낙상 사고나 화재로부터 매우 취약한 구조이며 △세트장을 재설치하거나 보강하지 않아 언제든지 제2의 안전사고가 발생할 수도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현장에서는 23일 새벽 추락사고 이후에도 28일 한 스태프가 드라마 촬영장 계단을 내려오다 다리를 다쳐 깁스를 하고 촬영장에 복귀하는 등 크고 작은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 '화유기' 드라마 촬영 현장. 사진제공=전국언론노동조합.
▲ '화유기' 드라마 촬영 현장. 사진제공=전국언론노동조합.
현재 고용노동부는 지난 28일부터 경기도 안성시 일죽면에 위치한 ‘화유기’ 세트장에서 현장 근로감독을 실시하고 있다.

언론노조에 따르면 고용노동부 평택지청 근로감독관은 “세트 천장 위로 올라가야 하는 작업을 모두 중지하고, 세트장 작업 시 안전하지 않은 목제 사다리 사용을 금지”해야 하며 “작업장 안전 확보를 위한 개선 노력과 용역계약서 상 업무의 범위와 책임, 이행 주체를 명확히 할 것”을 주문했다.

언론노조는 다음 주 중 JS픽쳐스와 세트를 설치한 업체인 ‘라온’을 산업안전보건법 및 근로기준법 위반 혐의로 고용노동부에 고발할 예정이다. 언론노조는 CJ E&M 측에도 작업 중지와 재발 방지 대책 수립 논의를 위한 면담을 공식 요청한 상황이다. 이미 MBC아트 측은 JS픽쳐스 소속 이철호 미술감독을 협박·강요 혐의로 고발한 상태다.

▲ 화유기 포스터.
▲ 화유기 포스터.
한편, CJ E&M은 29일 보도자료를 통해 ‘화유기’의 편성을 일주일 연기한다고 밝혔다. CJ E&M은 “제작 환경을 보다 면밀히 점검하기 위해, 오는 30일 방영 예정이던 ‘화유기’ 3화 편성을 최소 1주일 연기하기로 결정했다”며 “지난 24일 방송 지연 및 중단, 촬영 현장에서의 스태프 부상 등 ‘화유기’ 제작 과정상의 문제에 대해 이유를 막론하고 시청자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드린 점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CJ E&M은 “현재 ‘화유기’는 제작 환경의 개선을 위해 추가 제작 촬영 인력을 보강하고 추가적인 세트 안전점검을 통해서 촬영 환경과 스태프들의 작업 여건, 제작 일정을 다각도로 재정비 하는 중에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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