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통신심의위원회(이하 방통심의위)가 샤이니 종현의 자살보도와 관련해 선정적 보도나 오보를 낸 방송사를 대상으로 심의를 검토한다고 밝혔다. 방통심의위가 밝힌 기준에 따르면 대부분의 주요방송사가 심의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방통심의위는 28일 보도자료를 통해 “방송심의에 관한 규정은 방송에서 자살에 대해 구체적으로 묘사하거나 미화‧정당화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으며, 객관적 근거 없이 자살 동기를 판단하거나 단정하는 표현을 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며 심의 규정을 어긴 사례를 설명했다. 관련 규정은 ‘방송심의에 관한 규정’ 제38조의2(자살묘사) 1항에 명시돼있다.

방통심의위가 심의 대상 보도로 꼽은 것은 △자살자와 이름이 유사한 다른 배우의 사진을 전송한 보도 △자살자가 병원으로 옮겨진 후 사망한 것임에도 ‘숨진 채 발견’이라 전한 보도 △자살 보도에서 자살 방법인 갈탄이나 번개탄을 언급한 보도 △자살 동기를 우울증 등으로 추측한 보도 △영결식에 참석한 연예인들의 모습을 지나치게 상세히 전한 보도다.

방통심의위가 언급한 사례에 비춰보면 대부분의 방송사가 심의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자살자와 이름이 유사한 다른 배우의 사진을 전송한 보도’인 채널A ‘신문이야기 돌직구쇼+’의 경우 법정제재까지 예상된다. 채널A ‘신문이야기 돌직구쇼+’는 지난 21일 샤이니 종현 자살보도를 하며 배우 홍종현씨의 사진을 썼다. 사진 출처 역시 ‘홍종현 SNS’라고 적었다. 방송 말미에 사과를 하긴 했으나 오보에 대한 심의는 불가피해 보인다.

▲ 채널A '돌직구쇼' 방송화면.
▲ 채널A '돌직구쇼' 방송화면.
또한 종현이 병원에 옮겨진 후 사망선고를 받았으나 ‘숨진 채 발견’이라고 오보를 낸 방송사도 심의 대상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KBS는 지난 18일 뉴스9  보도에서 앵커멘트로 “인기 아이돌 그룹인 샤이니의 멤버 종현 씨가 오늘 저녁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고 전했다. MBN 뉴스8 역시 같은 날 “유명 아이돌 그룹 샤이니의 멤버 김종현 씨가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고 보도했다. 채널A 뉴스A도 18일 앵커멘트와 기자멘트 모두 “숨진 채 발견됐다”고 전했다.

종현 자살 보도에서 자살도구를 언급하지 않은 방송사는 찾기가 어려울 정도였다. MBC, JTBC, TV조선, MBN, YTN, 연합뉴스TV 등은 사망에 이용된 도구를 구체적으로 보도했다. MBC “샤이니 종현 쓰러진 채 발견 끝내 숨져”(12월18일 뉴스데스크), JTBC “힘들었다, 마지막 인사 문자 보내고 숨진 채…”(12월18일 뉴스룸), TV조선 “샤이니 종현 쓰러진 채 발견…이송 중 숨져”(12월18일 종합뉴스9) MBN “샤이니 종현 숨져”(12월18일 뉴스8), 연합뉴스TV “샤이니 종현 사망…레지던스서 심정지 상태로 발견”(12월18일 뉴스투나잇) 등에서 자살도구를 언급했다.

▲ 종현씨는 병원으로 이송된 후 숨졌지만, 채널A '뉴스A'는 종현씨가 숨진채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현재 이 뉴스 동영상은 재생되지 않는다.
▲ 종현씨는 병원으로 이송된 후 숨졌지만, 채널A '뉴스A'는 종현씨가 숨진채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현재 이 뉴스 동영상은 재생되지 않는다.
자살동기를 우울증 등으로 재단한 보도도 심의 대상이다. MBC 뉴스데스크 18일 “샤이니 종현 쓰러진 채 발견 끝내 숨져” 리포트는 “종현 씨는 한 달 전 쯤 자신의 SNS에 우울한 심경을 토로하는 듯한 노래 가사를 올리기도 했습니다”라며 자살 동기를 추정하는 멘트를 보도했다.

고인의 영결식에 참석한 연예인의 모습을 지나치게 상세하게 보도한 방송 역시 심의규정에 어긋난다. 지난 21일 KBS ‘뉴스12’에서 보도한 “샤이니 종현, 눈물의 발인식…애도 물결” 리포트는 SM엔터테인먼트 연예인들의 얼굴을 번갈아 비추어 내보냈다.

방통심의위는 “최근 방송된 자살 관련 주요 방송내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으며, 심의규정 위반의 소지가 있는 방송프로그램에 대해서는 향후 강력히 제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방통심의위 관계자는 28일 미디어오늘과의 통화에서 “현재 방통심의위 위원회가 구성되지 않은 상황이라, 정확하게 안건이 상정된 상황은 아니다”라며 “보도자료에서 언급한 사례들을 위주로 심의를 검토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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