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승호 사장 취임 이후 MBC 인적 쇄신이 가속화하고 있는 가운데, 28일 현재까지 사의를 밝히지 않은 지역 MBC 사장 전원에 대한 해임안이 협의됐다. 늦어도 내년 2월 안에는 지역 MBC도 새 임원진으로 교체될 것으로 보인다.

MBC와 대주주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는 28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방문진 임시 이사회에서 지역 MBC 사장들에 대한 해임안을 사전 협의했다.

조능희 MBC 기획편성본부장은 이날 이사회에 출석해 ‘재임기간 중 장기간 방송 파행 사태의 최종 책임자’라는 점을 현 지역 MBC 사장단의 해임 사유로 꼽았다.

조 본부장은 △갈등 극복 위한 소통·문제 해결 의지 없음 △ 경영 악화 개선 노력·성과 미진 △지역 MBC 간부들조차 보직 사퇴할 정도의 거센 퇴진 요구 등을 들어 지역 MBC 사장단 해임 필요성을 설명했다.

조 본부장은 “‘엠빙신’이라는 말이 회자되는 등 MBC 신뢰도 추락은 서울뿐 아니라 전국적 문제”라며 “MBC 명예가 실추됐으므로 공영방송 재건을 위해 책임을 묻고 새로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국 16개 지역 MBC 사장 가운데 해임 또는 사임이 결정된 지역은 총 7곳이다. 28일 해임안이 협의된 지역사들은 향후 각 사별 주주총회를 통해 사장 해임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일부 지역 MBC에서는 사장 퇴진을 촉구하는 투쟁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 제주 MBC의 경우 부장단 전원이 사장 퇴진을 촉구하며 보직 사퇴했고 구성원들의 제작거부도 확대된다.

권재홍 MBC 플러스 사장 해임도 협의됐다. MBC 측은 △MBC 본사 재직 기간 동안 심각한 부당노동행위에 가담 △부당노동행위 의지 피력 등 경영철학 측면에서의 결격사유 △재직 중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소환되는 등 경영자로서의 신망과 위상을 상실했다는 점을 해임 사유로 들었다.

‘김장겸 체제’ MBC 본사 경영진에 대해서는 소명 절차를 진행한 뒤 해임 여부가 결정될 예정이다. 방문진은 최기화 전 기획본부장, 김도인 전 편성제작본부장, 이은우 전 경영본부장, 김성근 전 방송인프라본부장, 윤동열 전 미디어사업본부장 등 김장겸 전 MBC 사장 체제의 본부장들에게 내달 4일 임시이사회에 출석해 소명하라고 통보할 방침이다.

일부 김장겸 체제 임원들이 요구하고 있는 퇴직 위로금은 지급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김광동 방문진 이사(야권 추천)가 이날 “위로금 주지 않은 사례가 있느냐”며 문제를 제기했지만, 조능희 본부장은 “MBC 56년 역사상 이런 식으로 지역사가 망가지고 신뢰도가 떨어진 때는 없었다. MBC 존립 자체가 위협받은 적이 없었다”며 단호한 태도를 보였다.

이진순 여권 추천 이사가 “인적 쇄신이 마무리되는 시점을 언제쯤으로 보느냐”고 묻자 조 본부장은 “주주총회를 열어 해결해야 할 문제이지만 2월 말, 빠른 곳은 1월 중순으로 예상한다”고 답했다.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