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남수 YTN 사장(대표이사) 내정자가 28일 임시 주주총회에서 대주주들 동의에 따라 사장으로 선임됐다. 지난 5월19일 조준희 전 사장 퇴임 이후 약 7개월 만이고, 지난달 5일 최남수 사장이 YTN 이사회에서 내정된 지 53일 만이다. 전국언론노동조합 중재와 이에 따른 합의로 주총은 절차대로 진행됐지만 여전히 구성원들의 비판 여론은 가시지 않았다.

언론노조 YTN 지부가 지난 21일과 22일 파업 찬반 투표를 진행하는 등 노사 갈등이 정점을 향하던 중 언론노조 중재로 지난 22일 주총을 연기했고, 지난 27일 언론노조·YTN노조·최남수 당시 내정자 등 3자가 보도·경영 분리, 적폐청산 기준 등을 합의하면서 이날 주총에서 사장 선임 건이 통과됐다.

▲ 28일 오전 10시 서울 상암동 YTN사옥 7층 회의실에서 열린 주주총회에서 김호성 상무가 개회를 선언하고 있다. 사진=이치열 기자 truth710@
▲ 28일 오전 10시 서울 상암동 YTN사옥 7층 회의실에서 열린 주주총회에서 김호성 상무가 개회를 선언하고 있다. 사진=이치열 기자 truth710@

이날 소액주주로 참여한 YTN 구성원들은 지난 6개월 간 사장 공백과 노사 갈등, 보도 공정성 붕괴 등에 책임을 묻고자 김호성 상무에게 사과를 요구했다.

박진수 언론노조 YTN지부장은 의사진행 발언을 통해 “현 경영진 김호성 상무는 지난 14일 최고 의결권자가 오면 회사를 떠날 것이라고 얘기했고, 노사 합의에서도 용퇴하겠다고 했는데 이에 대한 의사를 표명해달라”고 했다. 3자 합의안에 따르면 노사는 현 경영진이 YTN의 새로운 리더십과 회사의 미래 발전을 위해 이른 시일 안에 용퇴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했음을 확인했다. 이에 김 상무는 “말보다 글은 무게가 있다. 변함없다”며 사퇴의사를 밝혔다.

▲ 주총장 뒤에서 현 경영진의 사과와 적폐청산을 요구하는 조합원들의 피켓시위가 펼쳐지는 가운데 박진수 언론노조YTN지부장이 의사진행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이치열 기자 truth710@
▲ 주총장 뒤에서 현 경영진의 사과와 적폐청산을 요구하는 조합원들의 피켓시위가 펼쳐지는 가운데 박진수 언론노조YTN지부장이 의사진행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이치열 기자 truth710@
▲ 박진수 언론노조YTN지부장이 노사합의문을 들어보이며 김호성 상무에게 질의하고 있다. 사진=이치열 기자 truth710@
▲ 박진수 언론노조YTN지부장이 노사합의문을 들어보이며 김호성 상무에게 질의하고 있다. 사진=이치열 기자 truth710@

박 지부장은 “MBC는 이틀 연속 불공정 방송에 대해 사과 방송을 했고, SBS는 (2015년 한일) 위안부 합의 보도를 검증하지 못한 것에 대해 사과 뉴스를 했다”며 “YTN에서는 언제 책임 있는 사람들이 책임 있는 자세를 보였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9년 간 (YTN 정상화를 촉구하는) 수많은 의견이 있었는데 그때는 왜 아무도 얘기하지 않았느냐”며 “돌발영상 폐지됐고, 또 세월호 보도는 제대로 했느냐”고 지적했다.

2008년 YTN 낙하산 사장 반대 투쟁을 하다가 해고된 뒤, 2014년 대법원 판결을 통해 복직한 정유신 조합원은 “YTN이 어려운 시기에 나아가고자 한다면 (조 전 사장 퇴임 이후 회사를) 6개월간 소용돌이로 만든 당사자로서 책임 있는 반성이 선행돼야 한다”며 “공식적인 석상인 주총에서 두 차례나 요구하는데도 사과하는 게 어려운가”라고 물었다.

김 상무는 “YTN는 9년 연속 공정성 1위를 기록했고, 지난해와 올해 2년 연속 흑자를 기록할 전망”이라며 “보도와 경영에 대해 다양한 의견이 있고, 9년 간 (나도) 가만히 있지 않고 문제를 풀기 위해 노력했다”고 답했다. 이어 “내 개인 문제로 주총 시간을 허비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 28일 서울 상암동 YTN에서 열린 임시 주주총회를 이끌고 있는 김호성 상무. 사진=이치열 기자
▲ 28일 서울 상암동 YTN에서 열린 임시 주주총회 의장을 맡은 김호성 상무. 사진=이치열 기자

▲ 28일 주주총회에 참석한 대주주 대리인들. 사진=이치열 기자 truth710@
▲ 28일 주주총회에 참석한 대주주 대리인들. 사진=이치열 기자 truth710@


권준기 언론노조 YTN지부 사무국장은 “(지난 21일) 노조 대의원 대회에서 30대4로 (3자)합의문에 동의했는데, 이 숫자가 최남수 내정자에 대한 찬성으로 비칠까 우려한다”며 “이는 최남수 사장에 대한 찬성이 아니다. 앞으로 보도국 독립을 이루고 적폐청산하자는 의지가 뭉친 숫자”라고 말했다. 다만 “파국 직전까지 간 것에 대해 노조도 책임이 있다. 치밀하지 못했다”고 했다.

권 사무국장은 대주주들을 향해 “다른 회사는 사장 후보자의 공개 PT, 임명동의제 등을 도입해 대표이사를 뽑았다. 구성원들 의견을 반영하고 의사를 묻는 게 시대정신”이라며 “다음 사장을 뽑는 절차에서는 부디 구성원들 총의를 모으고 열망을 담을 수 있는 방법이 도입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 주총을 끝내고 돌아가는 경영진을 향해 YTN지부 조합원들이 피켓팅을 하며 "반성하라! 사과하라!" 구호를 외쳤다. 사진=이치열 기자 truth710@
▲ 주총을 끝내고 돌아가는 경영진을 향해 YTN지부 조합원들이 피켓팅을 하며 "반성하라! 사과하라!" 구호를 외쳤다. 사진=이치열 기자 truth710@

▲ 최남수 신임 YTN 사장. 사진=김도연 기자
▲ 최남수 신임 YTN 사장. 사진=김도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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