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6일 자유한국당 윤리위원회에서 ‘제명’ 징계를 받은 류여해 전 최고위원이 27일 오후 열린 출판기념회 및 토크콘서트 행사에서도 구체적 날짜까지 언급하며 홍준표 대표가 성희롱 발언을 했다고 주장했다.

류 전 최고위원은 26일 저녁 당 윤리위의 징계 발표 이후 기자들과 만나 “홍 대표가 최고위원회의 전에 옆방에 모였을 때 ‘여자는 밤에만 쓰는 것’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며 “나보다 훨씬 더 막말은 홍 대표가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당시) 홍 대표가 ‘아이고, 이런 말 하면 나중에 또 기사 될라’라고도 했다”며 “그런 모욕적 말을 듣고도 나는 참고 있었다. 내가 비겁했다”고 말했다.

류 전 최고위원은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에서 정준길 서울 광진을 당협위원장과 함께 한 토크콘서트에서도 본인이 진행하던 한국당 유튜브 방송 ‘적반하장’을 못하게 된 경위를 설명하며 홍 대표에게 방송을 계속하고 싶다고 부탁하는 독대 자리에서 성희롱 발언을 들었다고 밝혔다.

▲ 자유한국당에서 제명된 류여해 전 최고위원이 27일 오후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출판기념회 및 토크콘서트에서 라이언 인형을 들고 있다. 사진=민중의소리
자유한국당에서 제명된 류여해 전 최고위원이 27일 오후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출판기념회 및 토크콘서트에서 라이언 인형을 들고 있다. 사진=민중의소리
류 전 최고위원은 “지난 7월24일 휴가를 갔다 오니 김명연 의원이 적반하장 팀 방을 빼라고 큰소리를 지르기에 내가 눈물을 흘리며 홍 대표에게 찾아가 독대하면서 ‘적반하장이 내 새끼 같은데 제발 이것만 지켜달라’고 부탁했다”며 “그런데 홍 대표는 나한테 ‘정치 그렇게 하지 마라. 울면서 부탁하는 건 정치가 아니다. 물고 뜯고 싸우는 거’라고 하면서 그런(성희롱) 얘기를 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홍 대표뿐만 아니라 한국당 차원에서도 류 전 최고위원의 일방적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홍 대표는 26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나는 24년 정치활동을 하면서 단 한 번도 성희롱 발언을 한 일도 없고 성희롱으로 구설수에 오른 일도 없다”면서 “내가 그 사람을 상대로 진실게임을 하겠나. 어이없는 짓으로 당으로부터 제명당한 사람이 하는 말을 여과 없이 보도하는 자체도 참으로 유감”이라고 부인했다.

한국당도 이날 ‘류여해 전 최고위원 일방적 주장에 대한 당의 입장’을 내고 “류 전 최고위원의 홍 대표에 대한 일방적인 주장을 사실관계 확인도 없이 기사화한 언론 보도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언론 보도를 자제해 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그러나 증거가 남기 어려운 성희롱 사건의 경우 ‘피해자의 진술’에 상당한 무게를 둘 수밖에 없다. 류 전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피해를 당한 여성에게 녹취록이 있느냐, 증거가 있느냐 이렇게 이야기하면 여성들이 제일 억울해한다”며 “대표를 만나러 들어가면서 휴대폰에 녹음기 켜고 들어갈 정도로 나는 그렇게 치밀한 정치인이 아니다”고 말했다.

앞서 한국당은 26일 윤리위에 이어 속전속결로 저녁에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류 전 최고위원에 대한 제명을 확정하면서 류 전 최고위원은 5년간 재입당이 불가능해졌다.

정주택 한국당 윤리위원장은 “류 최고위원이 말로 당의 위신을 손상하고, 허위 사실로 해당 행위를 했다는 내용이 지적됐다”며 “여러 언행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예컨대 ‘홍 대표가 자신과 가까운 의원을 당협위원장으로 임명하기 위해 나를 몰아냈다’고 자의적으로 비방한 내용 등이 문제가 됐다”고 설명했다.

다만 류 전 최고위원이 지난달 경북 포항 지진에 대해 “하늘이 문재인 정부에 대해 주는 준엄한 경고”라고 말해 물의를 일으킨 부분은 이번 징계 사유에 포함되지 않았다.

류 전 최고위원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5년 후 복당 의사를 묻는 질문에 “5년 뒤에 한국당이 남아 있겠느냐”며 “혁신을 하겠다는데 결국은 혁신이 아니라 기득권을 찾기 위한 그들의 놀음이었고, 내가 생각하는 혁신과 너무 다른 모습에서 많은 갈등과 실망을 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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