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화유기’ 촬영현장에서 벌어진 추락사고와 관련해 ‘화유기’ 제작사인 JS픽쳐스 측의 무리한 지시가 사고 원인이 됐다는 주장이 나왔다.
‘화유기’ 제작사인 JS픽쳐스(CJ E&M이 대주주)의 미술감독이 지난 23일 새벽 1시 저렴한 소재로 만들어진 천장 위로 MBC아트 소속 A씨에게 조명을 달라고 지시한 것이 화근이라는 주장이다. 하지만 JS픽쳐스 미술감독은 미디어오늘에 “사실과 다르며 A씨가 알아서 천장에 올라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사건은 결국 드라마 외주 제작 시스템의 고질적 문제인 ‘제작비 후려치기’와 제작사가 하청업체에 가하는 ‘갑질’이 만들어낸 사고라는 지적이 나온다.
MBC아트 측이 밝히는 사고가 발생한 경위는 다음과 같다.
“A씨는 MBC아트의 소도구 담당 직원으로, 사건 드라마의 소도구 용역 제공을 위해 세트장에 상주하며 일하고 있었다. 사고가 발생한 (12월)23일 새벽 1시, 퇴근하려는 A씨에게 JS픽쳐스 미술감독 이 아무개씨는 세트 천장 부분에 조명을 설치하라고 지시했다. 조명을 설치하는 작업은 천장 위로 올라가서 해야 했으며, 아무런 안전장치 없이 세트 천장부에 올라간 A씨는 세트장이 무너짐과 동시에 바닥으로 떨어졌고 의식을 잃었다. 이후 A씨는 하반신 마비 상태가 됐다.”
MBC아트 측은 “JS픽쳐스 미술감독 이 아무개씨와 대표이사 이 아무개씨는 세트 제작 시 구조 안전성을 확인하고, 설계도면에 따른 시공이 이뤄졌는지 확인할 의무가 있었음에도 주의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27일 오전 MBC아트 측은 JS픽쳐스와의 만남에서 △A씨에 공식 사과하고 즉각 피해구제 행동에 나설 것 △피해자와 가족에 대한 배려를 보일 것 △산업재해보상법에 따라 재해보상처리를 할 것 △보상법에 따른 처리와 별도로 피해보상 입장을 밝힐 것 △해당 현장에서 직원들의 트라우마가 크므로, 용역 계약 해지를 협의해 줄 것을 요구했다.
JS픽쳐스 미술감독인 이 아무개씨는 MBC아트 측이 거짓 주장을 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이 아무개씨는 27일 오전 미디어오늘과의 통화에서 “(당시) 오후 12시쯤에 일을 정리하고 들어가자고 말을 했고, 새벽 1시에 조명을 달라는 지시를 한 적이 없다”며 “현장에 같이 있었던 사람들이 여러 명이니 확인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아무개씨는 “오히려 MBC아트 측에서 조명 전문가를 보내지 않는 등 내부문제가 많은 것 같다”며 “협업을 하는 입장이지, 일방적으로 내가 지시하는 입장이 아니”라고 밝혔다.
이 아무개씨는 “그 천장은 사람이 올라갈 수 있을만한 천장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다”며 “A씨가 자신이 판단해서 일을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국언론노조 MBC아트 지부 측은 “새벽 1시에 올라가라는 지시가 없는데 스스로 올라갔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오히려 A씨는 너무 늦은 시간이라 다음날 하겠다고 지시를 거절했다는 이야기도 있는데 미술감독이 자신이 지시를 하지 않았다는 것은 책임회피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MBC아트 측은 27일 미디어오늘에 “CJ E&M에서 사고가 난 다음날 연출 PD 한명이 개인적으로 찾아온 것이 전부”라며 “언론플레이는 자제하고 책임감 있는 모습을 보여달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