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때는 피해자인 유족의 목소리를 배제한 채 깡패인 것처럼 몰아갔고, 공권력에 농민이 쓰러진 장면은 감춘 채 시위대의 폭력성만 부각했습니다. 정보기관의 대선 개입이 드러나도 침묵, 교과서 국정화에 대한 반대 여론이 퍼져도 침묵. 최순실이란 이름, 국정농단이란 표현도 상당 기간 금기어처럼 쓰지 않았습니다”
26일 MBC ‘뉴스데스크’ 첫 방송은 박성호 앵커가 전하는 사죄로 문을 열었다. 3분 남짓 길이의 ‘반성문’을 통해 박 앵커는 “MBC 안에서는 부당한 보도를 밀어붙인 세력과, 그에 맞선 기자들도 있지만 결과적으로 나쁜 뉴스는 계속 나갔다”며 “MBC 기자들을 대표해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이날 첫 번째 리포트는 세월호 보도참사를 고백하는 ‘진실 은폐, 가라앉은 진실…세월호 보도 참사’였다. 박성호 앵커는 “가장 죄송스러운 보도는 세월호 보도”라며 “세월호 참사 보도가 아니라 보도 참사였다”고 고백하며 이 리포트를 전했다. 이날 스튜디오에 선 박성호·손정은 앵커의 옷깃에는 세월호 참사를 추모하는 노란 리본이 달려 있었다.
‘뉴스데스크’는 특별 여론조사 결과를 전하며 국민 60%가 ‘적폐 청산 수사를 계속해야 한다’고 응답했다고 보도했다. 앞서 문무일 검찰총장이 ‘적폐 청산 수사를 계속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밝혔다는 단독 보도와도 맥이 닿는다. △종교인 과세 △낙태 △동성애자 차별금지법 및 동성혼 합법화 △사형제 △특목고·자사고 유지 등 사회적 쟁점들에 대한 찬반 여론도 해당 조사를 통해 전했다.
이날 뉴스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말을 인용한 박성호 앵커의 맺음말로 끝났다. 박 앵커는 ‘나치의 만행을 기억하는 것은 독일 사람들의 영원한 책임’이라는 메르켈 총리의 말에 빗대어 “지난 세월 뉴스가 저지른 횡포를 기억하는 것 또한 MBC 기자들의 영원한 책임이다”라는 다짐으로 뉴스를 닫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