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오늘이 2008년 1월2일자부터 2017년 12월20일자까지 미디어오늘 주간신문 1면 톱기사 499건을 분석했다. 2008년 이명박 정부 인수위원회 논란부터 2009년 미디어법 날치기 통과, 2011년 종합편성채널 등장, 2012년 KBS-MBC-YTN-연합뉴스 연쇄파업, 이후 박근혜정부 언론탄압시기를 거쳐 2016년 촛불혁명 이후 언론적폐청산까지 지난 10년의 굴곡이 매체비평지 미디어오늘의 1면에 남아있었다.

▲ 2008년 1월부터 2017년 12월까지 미디어오늘 1면 중 일부. 뒷 배경은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 디자인=이우림 기자. (누르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2008년 1월부터 2017년 12월까지 미디어오늘 1면 중 일부. 뒷 배경은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 디자인=이우림 기자. (누르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499건 기사 중 미디어분야는 449건, 정치사회 분야는 50건으로 각각 90%와 10%의 비율을 나타냈으며 대주제로 나눠 분석한 결과 △공영방송 161건(32%) △보도 공정성 91건(18%) △정치적 사건 64건(13%) △미디어생태계 59건(12%) △언론탄압 57건(11%) 순으로 나타났다. 공영방송 장악을 최우선 목표로 했던 이명박정부 계획에 따라 공영방송 탄압 관련 이슈가 높았던 사실을 알 수 있다. 소주제로 나눠 분석한 결과에서도 △방송 장악 112건(22%) △왜곡/축소/편파보도 61건(12%) △언론 장악 39건(8%) △언론계 비리 28건(6%) 순으로 나타나 방송 장악 이슈에 대한 높은 비중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명박정부의 방송장악은 공영방송 탄압과 종편탄생 투 트랙으로 진행됐다. 지난 10년간 공영방송 투쟁 관련 톱기사는 150건, 종편 관련 톱기사는 42건으로 나타났다. 2008면 공영방송 투쟁 관련 톱기사와 종편 관련 톱기사는 각각 9건씩 등장했는데 2009년에는 공영방송 투쟁 톱기사(15건)보다 종편 관련 톱기사(16건) 비중이 더 높았다. 이는 2009년 미디어법 날치기 통과에 따른 결과였다. 

▲ 미디어오늘 2008~2017년 1면 톱기사 499건 중<br /></div></div>
                                <figcaption>▲ 미디어오늘 2008~2017년 1면 톱기사 499건 중 대주제별 분류 결과. 정리=김지숙 기자.</figca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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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디어오늘 2008~2017년 1면 톱기사 499건 중  키워드 분석 결과 TOP10 순위. 정리=김지숙 기자.
▲ 미디어오늘 2008~2017년 1면 톱기사 499건 중 키워드 분석 결과 TOP10 순위. 정리=김지숙 기자.
▲ 미디어오늘의 지난 10년간 1면 톱기사를 차지한 주요 이슈는 공영방송이었다.
▲ 미디어오늘의 지난 10년간 1면 톱기사를 차지한 주요 이슈는 공영방송이었다.
이후 종편 관련 이슈는 1면 톱기사에서 크게 줄어든 반면 공영방송 투쟁 이슈는 계속 늘어나 2012년 27건이나 1면 톱기사를 차지했다. 당시는 MBC 170일 파업을 비롯해 KBS와 YTN, 연합뉴스가 보도공정성 쟁취를 위한 연쇄파업에 돌입한 공영언론 대투쟁의 시기였다. 이후 공영방송 투쟁 이슈는 1면 톱기사 비중이 줄어들었는데, 이는 순치된 공영방송 내 투쟁동력이 약해진데 따른 것이기도 했다. 그러나 해당 이슈 톱기사는 2016년 들어 15건으로 다시 늘었고, 2017년에는 25건으로 크게 늘었다. 촛불시민혁명 이후 적폐청산을 요구하는 사회분위기에 따라 공영방송 구성원들이 거리로 나와 파업에 돌입한 결과였다.

키워드별로 1면 톱기사를 분석한 결과 키워드 1위는 MBC(56건), 2위는 KBS(53건)였다. MBC와 KBS에 대한 이명박-박근혜정부의 탄압이 그만큼 구체적이고 집요했던 결과다. 이에 따라 언론운동 역시 MBC와 KBS에 집중될 수밖에 없었다. 뒤이은 키워드는 이명박 26건, 박근혜 17건, 한나라당 15건, 김재철 12건으로 나타났다. 정리하면 키워드 1·2위는 언론장악의 대상, 3위~6위는 언론장악의 집행자들이었다. PD수첩(11건)은 따로 키워드를 빼도 될 만큼 지난 10년 간 이슈의 중심에 있었다. 뒤이은 키워드는 세월호 참사(10건)였다. 세월호 참사는 사회적인 언론혐오현상을 불러일으킬 정도로 언론계에 큰 충격을 준 사건이었다. 신문 키워드로는 조선일보 12건, 조중동이 9건으로 나타났다. 종편은 9건이었다.

▲ 언론적폐의 중심에 있던 김재철 전 MBC사장(가운데). 디자인=이우림 기자.
▲ 언론적폐의 중심에 있던 김재철 전 MBC사장(가운데). 디자인=이우림 기자.
언론장악-언론적폐청산과 함께했던 미디어오늘 1면

미디어오늘 1면에서 확인한 2008년 1월은 이명박정부 인수위의 신문·방송 겸영 허용과 KBS 사장 교체 입장으로 혼란스러웠던 시기를 보여주고 있었다. 당시 이명박정부와 한나라당은 ‘여론 다양성 확보’라는 놀라운 이유로 조중동에 종편을 주기 위해 발 벗고 뛰었다. 1월16일자에선 인수위가 언론사 간부 및 언론단체장 성향을 파악하고 언론사 경영자료 등을 수집 조사한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다. 그렇게 이명박 대통령의 최측근 최시중 전 한국갤럽 회장이 초대 방송통신위원장이 되며 악몽은 시작됐다. 당시 2008년 3월5일자 톱기사 제목은 “‘형님 인사’ 강행…언론·정치권 반발 태풍”이었다.

이후 5월7일자 톱기사 “조중동 편향보도 국민저항 부르나”에선 광우병 소고기 수입 논란에 대한 보수 신문 편향보도가 쟁점으로 떠올랐다. 이후 6월4일자 “촛불, 반 조중동 운동으로 번져” 등을 통해 안티 조중동 이슈를 끌어갔으나 이내 PD수첩에 대한 압박과 정연주 KBS사장 퇴진 이슈가 덮쳤다. 정 사장이 부당 해임된 8·8사태 이후 8월13일자 톱기사 제목은 “정부 방송장악 국민저항 부를 것”이었다. 10월6일 YTN기자 6명이 해고되고 이틀 뒤였던 10월8일자 톱기사는 “언론-정치권 ‘5공식 학살’ 규탄”이었다. 2008년은 정부의 언론장악을 쫓아가며 반대하기에도 벅찼다.

2009년 새해 KBS는 양승동PD와 김현석 기자를 파면하고 성재호 기자를 해임했다. 용산참사에서 언론은 진실을 숨겼고, 3월에는 노종면 기자가 구속됐다. 10년만의 언론인 구속 사태였다. 신경민 MBC 앵커가 교체됐고, 4월에는 PD수첩 광우병 편을 제작한 이춘근·김보슬 PD 등 제작진 전원이 체포됐다. 그 해 5월, 노무현 전 대통령이 서거했다. 5월27일자 톱기사 제목은 “노 전 대통령 서거 언론책임론”이었다. 그리고 그해 7월 미디어법이 직권 상정되었고 7월22일 날치기 통과됐다. 당시 미디어오늘은 미디어법 원천무효 투쟁에 많은 지면을 할애했다. 이후 탄생한 종편은 보수재집권에 일정 ‘역할’을 한다.

그해 10월14일자 톱기사 제목은 “방송계 ‘보이지 않는 손’ 작용 중”이었다. 당시 김제동씨의 석연찮은 프로그램 하차와 손석희 교수의 ‘100분토론’ 하차, KBS시사프로그램 폐지 등이 연달아 이어지자 ‘컨트롤 타워’를 의심했던 기사였다. 돌이켜보면 보이지 않는 손은 존재했다. 국가정보원이었다. 그해 12월30일자 기사제목은 “원전수주 용비어천가식 보도 난무”였다. 그 결과는 대국민을 상대로 한 자원외교사기극이었다. 공영방송에 대한 깊은 불신은 이렇게 자리매김했다. 그렇게 2010년 국정원의 ‘MBC정상화’ 문건이 등장했고, 김재철 사장이 등장했다. 그 이후 약 7년 간 MBC가 망가져 온 거의 모든 장면을 1면에 담았다.

미디어오늘의 1면에는 성역이 없었다. 2011년 3월9일자 “장자연 악마 31명 중 11명이 언론계 인사”란 톱기사를 통해 언론계의 민낯을 고발했고, 2015년 9월9일자 “돈 받고 정부 홍보기사 쓴 언론사를 공개합니다”와 9월23일자 “조중동 칼럼에 세금으로 원고료 줬다” 톱기사에선 고용노동부와 계약한 언론사의 홍보기사를 공개하며 지면을 사고파는 행태를 고발했다. 세월호 참사 이후인 2014년 4월23일자에선 “세월호 침몰, 한국 언론도 ‘침몰’했다”란 제목의 톱기사를 올렸다. 대다수 언론이 정부발표에 지나치게 의존하며 오보를 양산하며 취재현장에서 쫓겨났던, 21세기 최악의 보도참사였다. 참사 1주기를 맞았던 2015년 4월15일자 톱기사 제목은 “침몰한 언론, 진실을 인양하라”였다.

▲ 최순실-박근혜 국정농단은 언론적폐청산의 시발점이 되었다. 디자인=이우림 기자.
▲ 최순실-박근혜 국정농단은 언론적폐청산의 시발점이 되었다. 디자인=이우림 기자.
2016년, JTBC의 ‘최순실 태블릿PC’보도(10월24일) 이틀 뒤인 10월26일자 톱기사는 “팩트는 대통령의 ‘하야’를 요구한다”였다. 그렇게 시작된 정권교체와 언론적폐청산은 2017년 미디어오늘의 주요 이슈였다. 그렇게 11월15일자 톱기사에서 드디어 “김장겸·백종문 OUT”을 쓸 수 있었다. 이명박정부 인수위시절부터 시작된 언론장악은 12월13일자 톱기사 “최승호의 귀환, MBC의 귀환”을 끝으로 사실상 마침표를 찍게 됐다. 이 기사를 지면으로 쓰기까지 10년이 걸렸다.

※ 어떻게 조사 했나=미디어오늘은 지난 10년간 1면 톱기사 제목 및 주요 내용을 대주제와 소주제로 나누고 키워드 분석을 진행했다. 대주제 분류에서 ‘비리 및 범죄’ 항목은 기사청탁·광고바꿔먹기·김영란법 문제 등을 포함했으며 ‘입법 논쟁’ 항목은 방송법·미디어렙법·미디어법·신문법 등을 포함했다. ‘언론탄압’ 항목은 프로그램 진행자 교체·프로그램 외압 등을 포함했으며, 여기서 KBS와 MBC 관련 이슈는 공영방송 항목으로 따로 분류했다. 미디어생태계 항목에는 인터넷실명제·포털문제·기자단 문제 등이 포함됐다. 1면에 실렸던 세월호 참사 등 주요사건 보도비평은 ‘보도 공정성’ 항목에 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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