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 MBC 구성원들의 제작거부가 뉴스에 이어 일반 편성프로그램까지 확대됐다. 언론노조 MBC본부 목포지부 조합원들은 26일 오전 목포 MBC 로비에 모여 “MBC 방송이 망가지는 동안 승승장구했던 김현종 사장이 여전히 버티고 있다”며 투쟁 수위를 높여가겠다고 선언했다.

이날 목포 MBC 사옥 외벽에는 ‘서울 MBC는 정상화, 목포 MBC는 NO, 적폐 김현종 사장이 아직 이 안에 있습니다’라고 적힌 현수막이 걸렸다.

목포 MBC지부는 “김 사장은 김장겸 체제에서 시사제작국장 등 주요 보직을 맡았고 최승호 당시 PD와 주요 작가들을 해고하는 등 PD수첩을 무력화시켰다고 평가받는 인물”이라며 “알량한 특별퇴직 위로금을 줘야 나가겠다는 것인가. MBC를 망치고 돈까지 챙기려는 심보인가”라고 비판했다.

▲ 26일 목포 MBC 사옥에 걸린 현수막.
▲ 26일 목포 MBC 사옥에 걸린 현수막.
노조의 제작거부 확대 결정으로 인해 앞서 복귀했던 편성 부문 조합원들도 제작거부에 동참하게 됐다. 노조는 전체 보직자들에게도 “선후배들의 방송 정상화 투쟁을 지지해달라”고 호소했다. 김성환 경영심의부장·이순용 편성제작부장·김순규 콘텐츠마케팅부장 등 3명의 보직 간부들은 지난 10월 보직을 내놓으며 김 사장 퇴진을 촉구한 바 있다.

목포 MBC지부는 “민주 성지 목포에서 김 사장과 같은 적폐를 몰아내지 못하는 것이 지역 시청자들께 죄송스러울 따름”이라며 “하루빨리 지역민 목소리를 담은 지역방송으로 거듭나기 위해, 김현종씨를 최대한 가까운 시일 안에 목포 MBC에서, 목포 땅에서 몰아낼 것”이라고 밝혔다.

김 사장은 앞서 MBC 본사 결정에 따라 거취를 정하겠다는 취지의 입장을 밝혔던 것으로 알려졌다. 본사가 ‘사퇴 아니면 해임’이라는 방침 아래 본격적으로 지역사 사장 해임 절차에 나섰지만, 김 사장은 퇴진 의사를 밝히지 않고 있다.

목포 MBC지부는 김 사장에게 26일 중 면담을 요구한 상태다. 김 사장이 면담 또는 퇴진을 거부할 경우 27일부터 사장 출근 저지에 나서는 등 투쟁 강도를 높여갈 예정이다. 목포를 비롯한 경남, 여수, 제주 등 4개 MBC 지역사에서도 사장 퇴진을 위한 제작거부가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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