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의 중국 국빈 방문 중 발생한 중국 측 경호원 한국 기자 폭행 사건과 관련해 기자들이 무리하게 취재해 폭행을 자초했다는 응답이 중국 측 경호원의 명백한 잘못이라는 응답보다 높은 것으로 나왔다.

미디어오늘이 여론조사기관 (주)에스티아이와 함께 지난 23일과 24일 이틀에 걸쳐 전국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문재인 대통령의 중국 국빈 방문 일정 중 발생한 중국 측 경호원들의 한국 기자 폭행 사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은 결과 “정당한 취재활동으로 중국 경호원의 명백한 잘못”이라는 응답은 43.8%로 나왔다. 반대로 “폭행은 잘못된 것이지만, 무리한 취재를 하려는 기자들이 자초한 측면도 있다”는 응답이 46.2%를 차지했다.

해당 질문에 대한 답변은 연령 및 정당 지지도별로 확연히 갈렸다. 19~29세, 30대, 40대에서는 기자들의 무리한 취재를 탓하는 응답이 높았고, 50대와 60대 이상에서는 중국 측 경호원의 잘못이라는 응답이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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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지지자(464명) 중 58.2%가 기자들을 탓했고, 중국 측 경호원의 명백한 잘못이라는 응답은 37.0%에 그쳤다. 이에 반해 자유한국당(209) 지지자 중 51.9%가 중국 측 경호원의 잘못이라고 봤고, 38.4%가 기자들의 무리한 취재 탓이라고 응답했다.

중국 측 경호원 기자 폭행 사건은 한중 비지니스 포럼에 참가한 문재인 대통령을 취재하기 위해 청와대 출입 기자단이 구성한 풀 기자 중 사진 기자 두 명이 근접 취재 권한이 있는 비표를 제시했음에도 중국 측 경호원이 집단 폭행하면서 논란이 된 사건이다.

사건 이후 폭행 사태를 ‘폭거’로 규정하고 정상회담 성과마저도 빛이 바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지만 다른 한쪽에선 한국 기자들의 무리한 취재 행태가 폭행을 자초했다는 비판이 나왔다.

기성 언론에 대한 불신을 드러내면서 ‘기레기’라는 말이 회자됐지만 폭력을 정당화하는 여론을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았는데 이 같은 여론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문재인 대통령을 지지하는 일부 네티즌들이 대통령과 관련한 비판적인 보도에 대해 포털사이트 댓글이나 SNS를 통해 집중적으로 비난해 논란이 일고 있는데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은 결과 “자유로운 의사표현이므로 문제될 것이 없다”는 응답이 42.2%, “정도가 지나치므로 자제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응답이 46.8%로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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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 교수(단국대학교)가 ‘문빠 미쳤다’라는 글을 통해 문재인 대통령 지지자 중 극성 지지자가 있다고 비난하면서 갑론을박 하고 있는 가운데 여론 역시 공방 양상을 띠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연령 및 정당지지도로 보면 중국 측 경호원 폭행 사건을 바라보는 응답과 비슷했다. 19~29세, 30대에서는 표현의 자유 문제이므로 문제될 것이 없다는 응답이 높은 반면, 40대와 50대, 60대 이상에서는 정도가 지나치다고 응답이 높았다.

민주당 지지자 중 51.4%가 자유로운 의사 표현으로 봤고, 정도가 지나치다는 응답은 38.5%로 나왔다. 반대로 자유한국당 지지자 중에는 정도가 지나치다는 응답이 59.3%를 차지했다. 자유로운 의사표현이라는 응답은 30.8%에 그쳤다.

중국 측 경호원 폭행 사건으로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출입 기자단 축소 및 해외순방 수행 기자단 해체 요구와 관련해서 해체는 지나치다는 응답이 절반을 넘은 것으로 나왔다. “기자단이 제 역할을 못하므로 해체돼야 한다”는 응답은 29.1%, “알권리를 보장해야 하므로 해체 주장은 지나치다”는 응답은 55.3%로 나왔다. 해외 순방 수행 기자단 해체에 대해서는 연령과 지역, 정당 지지도에서도 지나치다는 응답이 해체돼야 한다는 응답보다 모두 높은 것으로 나왔다.

중국 측 경호원 폭행과 문재인 대통령 지지자 행태를 두고 공방이 치열하지만 청와대 출입기자단 해체 요구에 대해선 조심스러운 여론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문재인 대통령이 국빈 순방 중 중국으로부터 홀대를 당했다는 이른바 홀대론에 대해서는 “방중 성과를 깎아내리기 위한 억지 주장”이라는 응답이 51.7%로 나왔고, “사실에 근거한 것으로 문제가 없다”는 응답은 28.8%에 그쳤다. 잘 모르겠다는 응답이 19.5%를 차지하면서 이에 대한 판단을 유보한 응답도 높은 것으로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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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에스티아이 박재익 연구원은 “방중 홀대론이나 방중 기자 폭행 사건과 관련해 언론이나 기자들에 대한 불신이 상당하다는 것이 확인됐다”면서도 “청와대 기자단 해체나 일부 문재인 지지 네티즌의 언론보도 비난에 대해서는 민주당 지지층에서도 의견이 엇갈리며 전체적으로 지나치다고 보는 여론이 우세하다”고 설명했다.

적폐청산 대상 중 검찰 개혁이 높은 비중을 차지했는데 언론 분야를 따로 떼놓고 적폐 청산 필요성을 물은 결과 청산해야 한다는 응답이 80% 넘게 나왔다.

“언론 분야 적폐 청산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매우 필요”하다는 응답은 52.9%, “어느정도 필요”하다는 응답은 27.5%로 두 응답을 합치면 80.4%가 언론도 적폐 청산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반면 “별로 필요하지 않다”는 응답은 8.9%, “전혀 필요하지 않다”는 응답은 5.6%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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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당 지지도별로 보면 민주당 지지자 중 97.2%가 언론 적폐 청산이 필요하다고 응답한 반면, 자유한국당 지지자 중에는 적폐 청산이 필요하지 않다는 응답이 46.5%로 언론 적폐 청산이 필요하다는 응답(46.1%)보다 높은 것으로 나왔다.

문재인 정부의 소통 능력은 여전히 후한 점수를 받은 것으로 나왔다. “문재인 대통령이 국민과의 소통을 잘하고 있다고 보느냐, 잘 못하고 있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매우 잘함”이라는 응답은 42.5%를 차지했다. “어느 정도 잘함”이라는 응답은 29.2%로, 잘함이라는 응답은 71.7%로 나왔다. “별로 못함”이라는 응답은 14.7%, “매우 잘 못함”이라는 응답은 12.6%로 나왔다.

최승호 PD가 사장에 임명된 MBC에 대한 기대치를 물은 결과 57.3%가 “잘할 것”이라고 응답했다. “매우 잘할 것”이라는 응답은 27.5%, “어느 정도 잘할 것”이라는 응답은 29.8%, “별로 못할 것”이라는 응답은 13.7%, “전혀 잘 못할 것”이라는 10.2%로 나왔다. 잘 모르겠다는 응답이 18.9%로 나와 최승호 신임 사장 체제 MBC를 지켜보는 여론도 높은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해 ‘잘하고 있다’는 응답은 66.5%로 지난 11월 조사(11.24-25) 대비 8.5%p 하락했다. ‘잘 못하고 있다’는 응답은 30.0%로 8.5%p 상승했다. (잘 모르겠다, 3.4%) 정당지지율은 더불어민주당(46.4%), 자유한국당(20.9%), 정의당(6.1%), 바른정당(5.2%), 국민의당(4.5%) 순이었다.

※ 조사 개요

○ 조사 제목 : 미디어오늘-(주)에스티아이 12월 월례조사
○ 조사 기간 : 2017년 12월 23일~24일
○ 조사 대상 : 전국 만 19세 이상 성인남녀 1000명
○ 조사 방식 : 휴대전화 RDD 자동응답방식
○ 표본 추출 방법 : 성별, 연령별, 지역별 인구비례에 따라 표본수를 할당하여 추출
○ 가중값 산출 및 적용 방법 : 성별, 연령별, 지역별 가중값 부여 (2017년 11월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인구 기준)
○ 표본 오차 : 95% 신뢰수준에서 최대허용 표본오차 ±3.1%p
○ 응답률 : 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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