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브스뉴스가 ‘회사’가 됐다. SBS의 뉴미디어 부문 서비스 스브스뉴스, 비디오머그와 SBS 홈페이지 및 모바일 앱 관리 자회사인 SBS아이앤엠이 통합한 ‘디지털 뉴스랩’이 오는 1월 출범한다.

지난 20일 이주상 디지털뉴스랩 대표를 서울 목동 SBS에 위치한 사무실에서 만났다. 사무실은 출범 준비로 분주했다. 아직 집기가 갖춰지지 않았고, 인터뷰 도중 걸려온 전화를 받은 이 대표는 인력 고용승계 절차에 대한 이야기를 주고 받았다.

국내 뉴미디어 혁신의 중심에 선 SBS의 새로운 행보에 ‘기대’와 ‘우려’가 교차한다. 언론사 디지털 혁신에 ‘수익성’까지 담보하는 실험을 하는 점을 긍정적으로 지켜보는 시선이 많다. 그러나 ‘본사’가 아닌 ‘자회사’ 설립을 통한 정규직화는 아쉽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주상 디지털뉴스랩 대표는 “스브스뉴스, 비디오머그를 제작하면서 그 역량이 노하우로 쌓여야 하지만 잘 남지 않았다”면서 자회사 설립을 통한 정규직 전환을 거쳐 제작역량을 축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디지털뉴스랩에 통합되는 SBS의 뉴미디어 콘텐츠. 사진=SBS
▲ 디지털뉴스랩에 통합되는 SBS의 뉴미디어 콘텐츠. 사진=SBS

다음은 일문일답이다.

- SBS 기자 출신인데, 대표가 되기 전에 어떤 일을 했는지 궁금하다.

“1990년대 말부터 정보통신부에 출입했고 2010년 파리 특파원이 되기 직전까지 방송위원회, 방송통신위원회에 출입했다. 사업 부서에서도 2년 정도 일했다. 디지털뉴스랩을 맡으려면 뉴스를 잘 알면서 동시에 IT 및 미디어 분야에도 밝아야 하기 때문에 심석태 보도본부장(전 뉴미디어국장)이 나를 추천한 것 같다.”

- 굳이 별도로 회사를 설립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효율적인 플랫폼 활용과 제작능력의 내재화 두가지 측면에서 필요했다. SBS의 모바일앱과 홈페이지는 자회사인 아이앤엠이 관리를 맡았는데  SBS 전체를 관리하다보니 효율적이지 못했다. SBS 전체 콘텐츠 중 뉴스 트래픽이 70%가량되는 데다 뉴스는 다른 콘텐츠와 달리 작고, 가볍고, 빨라야 하기 때문에 접근방식이 달라야 한다. 따라서 아이앤엠의 뉴스관리파트 인력을 디지털뉴스랩으로 옮겨 뉴미디어 특성에 맞는 최적화된 서비스를 하고자 했다.”

▲ SBS 스브스뉴스 사무실. 사진=이치열 기자.
▲ SBS 스브스뉴스 사무실. 사진=이치열 기자.

- 제작능력의 내재화는 어떤 의미인가.

“우리는 제작이 기반인 회사다. 스브스뉴스, 비디오머그를 제작하면서 여러 가지 역량들이 노하우로 쌓여야하는데 잘 남지 않았다. 프리랜서와 인턴 중심이기 때문에 전문인력화를 하는 데 문제가 있었던 것이다. 비정규직 인력 중 필수인력 중심으로 정규직화를 추진하고 조직 안에 제작 역량을 쌓아둘 것이다. 당장 많은 인력을 전환하지는 못하겠지만 정규직 채용은 계속 늘릴 계획이다.”

- SBS의 뉴미디어 전략이 업계 전반에 영향을 미치다보니 업계의 관심이 뜨겁다. 회사 설립을 통한 정규직 전환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평가가 나오지만 본사가 아닌 자회사 소속으로 두는 점이 아쉽다는 반응이 있다.

“부정할 수는 없다. 하지만 임금수준이나 여건은 차별하는 게 아니라 계열사 기준이 따로 있고, 거기에 맞춘다. 다른 계열사들과 같은 기준으로 가기 때문에 차별이라고 보지는 않는다. 우리는 처음부터 스스로를 ‘미디어 스타트업’으로 규정하기 때문에 인센티브 등의 측면에서 직원들에게 기회가 있을 수 있다. 오히려 혜택이 더 있을 수 있는 구조라고 생각한다.”

- 조직은 어떻게 구성되고 제작은 어떤 방식으로 이뤄지는지 궁금하다. 기존 뉴미디어국 내의 기자들은 어떤 역할을 하는가.

“홈페이지 및 앱 관리, 그리고 기존 스브스뉴스와 비디오머그를 디지털뉴스랩이 맡는다고 보면 된다. 단, 이들 콘텐츠에 대해 총괄하고 퀄리티 관리를 하는 건 SBS 뉴미디어국 소속 기자들이 맡는다. 외주(독립)제작의 형태와 유사하다고 보면 된다. 또 ‘영상픽’처럼 방송뉴스에 간단한 가공만 거쳐 인터넷 콘텐츠로 전환하는 건 기존 보도국 내의 뉴미디어 뉴스부가 맡는다.

▲ SBS 비디오머그 사무실. 사진=이치열 기자.
▲ SBS 비디오머그 사무실. 사진=이치열 기자.

- SBS본사 기자들이 총괄하는 구조면 디지털뉴스랩의 자율성이 침해되지는 않을까.

“그건 기우다. 본사에 있을 때 스브스뉴스, 비디오머그 콘텐츠를 보면 알 수 있다. 오히려 독립법인이 되면 자율성이 커지면 커졌지 기존에 보장된 자율성이 떨어지지는 않을 거다. 이미 스브스뉴스와 비디오머그는 자율적인 콘텐츠 제작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다.”

- 독립법인이 된 건 스스로 먹고 살아야 한다는 의미인데 수익성은 어떻게 확보할 계획인가.

“뉴스를 가공해 포털에 내보내는 대가로 받는 수익, 그리고 비디오머그와 스브스뉴스 브랜드에서 나오는 페이스북과 유튜브 수익이 있다. 이걸 유지하면 먹고 살 수 있긴 하다. 문제는 회사의 성장인데, 어떻게 성장할 것인지 방편을 마련하는 것이 내 몫이다. 뉴미디어 경쟁사가 많은 데다 스브스뉴스, 비디오머그가 정체기를 맞고 있다. 우리만 그런게 아니라 뉴미디어 전체가 정체 내지는 하락세다. 이 분위기를 어떻게 반전시키고, 새로운 서비스를 어떻게 내놓을지 고민하고 있다.”  

- 향후 일정은 어떻게 되나

“화학적 결합을 할 시간이 필요하다. 내년 상반기까지는 조직 정비가 가장 큰 과제라고 본다. 조직이 안정화되면 내년 하반기에 파일럿 서비스를 선보이는 등 새로운 시도가 구체화되기 시작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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