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하는 박근혜-최순실 정권의 국무총리를 역임한 바 국정원 여론조작 사건 수사방해 의혹, 세월호 수사방해 의혹,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국정조사 방해 의혹,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조사방해 의혹 등의 행태로 부끄러운 성균인을 선정되셨기에 다음과 같이 상장을 수여합니다.”

성균관대학교 재학생들이 대학 총동문회의 ‘2018년 자랑스런 성균인상’ 수상자로 선정된 황교안 전 국무총리에게 ‘부끄러운 성균인상’을 자체 제작해 시상했다.

▲ 사진=‘황교안 동문의 자랑스러운 성균인 선정에 반대하는 성균인 일동’
▲ 사진=‘황교안 동문의 자랑스러운 성균인 선정에 반대하는 성균인 일동’
▲ ‘황교안 동문의 자랑스러운 성균인 선정에 반대하는 성균인 일동’이 '부끄러운 성균인상' 시상식을 진행하고 있다.
▲ ‘황교안 동문의 자랑스러운 성균인 선정에 반대하는 성균인 일동’이 '부끄러운 성균인상' 시상식을 진행하고 있다.

황 전 총리의 성균인상 수상을 반대하는 성균관대 재학생 및 졸업생들은 22일 저녁 열린 성균관대 민주동문회 총회에서 ‘부끄러운 성균인상 자체 시상식’를 열어 황 전 총리에게 해당 상을 수여했다.

황 전 총리 가면을 쓰고 분한 2015년 대학 입학생 김아무개씨가 시상 퍼포먼스에 참여해 상장을 수여받았다.

상장 명의는 ‘황교안 동문의 자랑스러운 성균인 선정에 반대하는 성균인 일동’이다. 해당 모임은 황 전 총리의 수상 소식이 알려진 지 이틀 만에 구성돼 지난 17일부터 동문들의 황 전 총리 수상 반대 연서명을 받았다.

이들은 지난 17일 반대성명을 발표하며 “성균관대의 교시인 인의예지와 (설립자) 심산 김창숙 선생의 항일정신, 반독재 민주정신에 비추어 볼 때, 총동창회의 이번 ‘자랑스런 성균인상’ 선정은 명백히 교시와 건학이념에 반하는 잘못된 결정”이라면서 “오히려 황 동문의 그 행적을 지켜본 많은 동문들은 부끄러움을 넘어 분노를 느끼고 있다”고 밝혔다.

반대 성균인 일동은 이날 경향신문 22면 전면에 “성균관대 동문들은 ‘부끄러운 성균인’ 황교안에 대한 자랑스런 성균인상 시상에 반대한다”는 제목의 반대 성명을 광고로 게재했다. 성명에 이름을 올린 동문은 2480명으로, 지난 21일 오전 9시까지 수합된 반대서명 참가자 3500명 중 서명 공개해 동의한 동문이다.

▲ 21일 경향신문 22면 전면광고
▲ 21일 경향신문 22면 전면광고

이들은 상장에 기재된 의혹 외에도 황 전 총리가 △총리 시절 5·16쿠데타를 ‘혁명’이라고 발언한 점 △과잉의전 문제로 구설수에 오른 점 △박근혜 전 대통령 기록물 30년 봉인을 결정한 점 등의 논란으로 국민적 지탄을 받았다고 비판했다.

황 전 총리는 오는 1월10일 오후 6시 서울 GS타워 아모리스홀에서 열리는 총동문회 ‘2018년 신년인사회’에서 ‘자랑스런 성균인상’을 받을 예정이다. 총동문회 측은 지난 21일 미디어오늘과의 통화에서 “지금 현재로선 철회 계획은 없다”며 예정대로 시상식이 진행될 것이라 밝혔다.

총동문회는 동문 사회를 중심으로 반대 여론이 가열되는 상황에 대해 ‘젊은이들 중심의 의견’이나 ‘일부 동문들의 주장’이라는 입장을 보였다.

황 전 총리 또한 지난 19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요즘 일부 언론 등에서 나에 대한 사실과 다른 이야기들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최근 일부 언론, SNS에서 나에 대해 거론하고 있는 내용들은 거의 모두 거짓뉴스”라며 “거짓, 가짜뉴스를 특정 언론, 특정 세력이 반복적으로 왜곡 퍼뜨리고 있는 것”이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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