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보도참사에 대한 ‘고백’을 마친 ‘PD수첩’이 본격적인 부활에 나선다. 파업 이후 임시체제로 방송돼 온 ‘PD수첩’은 한학수 PD의 진행으로 내달 9일부터 정상화된다.

과거 ‘PD수첩’ 전성기를 이끌었던 한학수 PD는 2005년 황우석 교수 논문조작 사건을 밝혀낸 영화 ‘제보자’의 실제 모델이다. 이외에도 국가정보원, 미군, 삼성 등 거대 권력에 대한 성역 없는 취재를 이어왔지만 2011년 경인지사 수원총국 등 비제작부서로 발령되며 취재일선에서 배제됐다. 이러한 전보조치가 부당하다는 대법원 판결에 따라 지난 4월 복귀했다.

▲ 2018년 1월 9일부터 'PD수첩' 진행을 맡게 된 한학수 PD.  사진=MBC
▲ 2018년 1월 9일부터 'PD수첩' 진행을 맡게 된 한학수 PD. 사진=MBC
한학수 PD를 진행자로 결정한 배경에 대해 강지웅 ‘PD수첩’ 부장(시사교양1부장)은 △권력과 타협하지 않는 성역 없는 취재 △소수자와 약자에 대한 배려 등 ‘PD수첩’ 취재 원칙에 대한 상징성을 지닌 인물이라고 설명했다.

한학수 PD는 “그동안 너무나 많은 보도 제한과 간섭이 ‘PD수첩’을 질식시켜왔다. 이제 성역 없는 취재로 탐사보도 본연의 역할을 하고 싶다”는 소감을 밝혔다. 그는 “국민들 앞에서 겸손하게 제작하고, 오로지 시청자들을 바라보며 진실 보도를 추구하겠다”고 말했다.

‘PD수첩’ 정상화에 힘을 싣기 위한 ‘드림팀’도 모였다. ‘치과의 비밀’을 보도한 박건식 PD, ‘북극의 눈물’ 조준묵 PD, ‘휴먼다큐 사랑’ 유해진 PD, 하우스푸어 문제를 조명한 김재영 PD 등이 ‘PD수첩’ 팀에 합류했다.

‘열린 포맷’을 지향하며 유례없는 ‘형식적 실험’도 이어질 예정이다. ‘PD수첩’ 관계자는 “탐사보도에 적합한 매체들에 문호를 개방해 ‘협업 체제’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프리랜서나 군소매체 등 저력 있는 탐사보도 매체와 함께 취재하고, 필요한 경우 스튜디오 대담을 추가하는 등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둔 것으로 알려졌다.

강지웅 부장은 “촛불혁명 이후 시민들의 눈높이가 높아졌다. ‘엘리트 의식’에 젖어 있거나 어설픈 취재를 했다가는 망신당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시청자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한학수 PD가 진행하는 ‘PD수첩’은 내달 9일 밤 11시10분 첫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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