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방송을 앞두고 있는 ‘뉴스데스크’와 ‘뉴스투데이’ 앵커진이 한 데 모여 각오를 밝혔다. ‘뉴스데스크’ 주중 진행을 맡은 박성호·손정은 앵커와 주말 김수진 앵커, ‘뉴스투데이’ 박경추·임현주 앵커가 21일 서울 상암동 MBC 사옥에서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앵커들은 이명박·박근혜 정부를 거치며 망가졌던 MBC뉴스를 반성하며 공영방송의 역할을 되살리겠다고 입을 모았다. 손정은 앵커는 “세월호와 관련된 보도를 잊을 수 없다. 유가족 대리기사 폭행 사건 보도, 배보상·사망 보험금을 부각한 보도가 가장 안타까운 기억”이라고 말했다. 임현주 앵커 역시 “(과거 뉴스를 진행할 때) 앵커멘트를 수정하는 것조차 쉽지 않았다고 고백했다.

보도국 체제가 정비되는 과정인 만큼 무리한 포맷 변화보다 공영방송 역할을 회복하겠다는 다짐도 전했다. 박성호 앵커는 ‘앵커만 바뀌었다’는 말이 나올 수 있다는 부담감을 털어놓으면서 “고공 농성 중인 노동자, 독립 제작사 방송사 갑질 문제 보도 등 타 방송사에서 다루지 않는 의제를 중점적으로 다루겠다”며 “점진적이지만 확실하게 변하겠다”고 밝혔다. 박경추 앵커도 “신뢰를 찾는 방법은 뻔하다. 공영방송의 역할, 뉴스의 정도를 걷고 기본에 충실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 '뉴스데스크' 박성호·손정은·김수진 앵커와 '뉴스투데이' 임현주·박경추 앵커.  사진=MBC
▲ '뉴스데스크' 박성호·손정은·김수진 앵커와 '뉴스투데이' 임현주·박경추 앵커. 사진=MBC
김수진 앵커는 20일 보도된 ‘사라진 12월 대통령 선거…촛불이 달력 바꿨다’ 리포트와 관련 “예전 MBC 같았으면 12월에 촛불이 아니라 태극기 집회를 네다섯 꼭지 했을 분위기일 텐데 이런 리포트를 MBC에서 보다니 감격스럽다는 댓글을 봤다”며 “사회적 약자들이 더 목소리 낼 수 있는 역할을 한다면 MBC 뉴스가 다른 방송 뉴스와 다르구나라고 인정해주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다만 박성호 앵커는 “기자들 의욕은 엄청난데 취재망 분배가 엄청 망가져 있었다”며 “취재 네트워크 복원 문제가 시급하다”고 고민을 토로했다. 이에 김수진 앵커는 “저희 MBC 기자들 저력이 있다. 최선을 다하고 있기 때문에 당장은 아니겠지만 어떻게든 빨리 회복이 될 거라고 믿고 있다”고 말했다.

동시간대 방영되는 ‘SBS8뉴스’·‘JTBC뉴스룸’과의 경쟁구도에 대해 박성호 앵커는 “선의의 경쟁을 벌인다는 부분도 좋겠지만 제 머릿속에는 경쟁이 첫째는 아니다”라며 시민들에게 진 빚을 어떻게 갚을지 고민 중이라고 밝혔다. 김수진 앵커는 “취재기자가 아닌 앵커가 되니까 신경 쓰이는 부분이다. 우리도 (타사 뉴스들을) 신경 쓰면서 열심히 하겠다”고 강조했다.

‘뉴스데스크’ 첫방송은 시민들에게 전하는 사죄와 각오를 여러 개의 리포트로 전할 계획이다. 세월호 유가족을 비롯해 MBC 뉴스로 인해 상처 받은 이들의 목소리를 듣고 전한다는 것이다. 박성호 앵커는 “첫 방송에서 그동안 저희 뉴스에 대한 반성과 각오를 분명히 할 예정”이라며 “첫 방송인 만큼 사전 기획물 몇 가지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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