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칼럼니스트 황교익씨가 자신을 폴리테이너라며 청와대 제작 방송에 출연한 것은 부적절하다고 지적한 언론 보도에 대해 “시민의 기본권인 표현의 자유, 직업 선택의 자유를 억압해야 한다는 주장”이라고 비판했다.

황씨는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조선일보의 만물상 코너에 자신과 관련된 대목을 인용한 뒤 “먼저 나는 연예인이 아니다. 예능 프로그램에도 출연하는 글쟁이다. 음식문화 전문 작가”라며 “유시민 작가도 예능 프로그램 나간다고 연예인이라 할 것인가. 예능 프로그램 출연하는 기자도 많은 줄 안다. 그들도 연예인인가”라고 반문했다.

조선일보는 21일 “과거의 폴리테이너(정치 연예인)는 선거 때 지지 연설을 하거나 일회성 특정 행사에 참여하는 정도였다. 황씨 경우처럼 지지 모임 대표였던 사람이 TV 방송과 청와대 홍보를 내놓고 겸업하는 경우는 처음 본다”며 “현 집권 세력이 야당이었을 때 이런 일이 일어났으면 난리가 났을 것이다. 황씨 같은 사람의 TV 출연이 계속되면 안방의 시청자들은 어떤 느낌일까. '정권 홍보'의 새 차원을 연 정부라고 하지만 너무 지나치면 ‘예능 정부’가 된다”고 보도했다.

이에 황씨는 폴리테이너를 편협하게 해석하는 시각에 일침을 가하면서 이 같은 시각이 결국 시민의 권리인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고 있다고 반박한 것이다.

특히 황씨는 ‘황씨 같은 사람의 TV 출연이 계속되면 안방의 시청자들은 어떤 느낌일까’라는 문장에 대해 “방송 출연을 금지시켜야 한다는 말로 해석할 수 있다”며 “세상에 이게 언론인가. 시민의 기본권인 표현의 자유, 직업 선택의 자유를 억압해야 한다는 주장하다니! 이런 자들에 의해 블랙리스트가 만들어지는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황씨는 “민주공화정의 시민은 모두가 정치인이다. 법률이 허용하는 범위 안에서 그 어떤 정치적 의사 표현을 하든 문제삼을 수 없다”며 “조선일보는 아직도 독재시대의 잣대로 시민의 기본권을 재단하려 하고 있다. 그런 시대는 벌써 지났음을 알라”고 밝혔다.

황씨는 tvN의 ‘알아두면 쓸데없는 신비한 잡학사전’을 패러디한 청와대 콘텐츠 ‘청와대에 관한 쓸데없는 신비로운 잡학사전’ 진행을 맡았고 20일 방송이 첫 공개됐다. 방송은 문재인 대통령의 해외순방 뒷이야기로 채워졌다.

방송은 청와대가 예고편을 공개한 지난 19일부터 많은 관심을 받았다. 예능적 요소를 가미한 방송이면서 청와대 내부 인사가 아닌 외부 인사가 진행을 맡았다는 점에서다.

이에 중앙일보는 19일자 신문에서 “정치적 목소리를 내는 폴리테이너(politainer)의 활동 반경이 넓어지고 있다. 과거처럼 선거 때 특정 정당이나 후보자를 지지하는 걸 넘어 적극적으로 국정 홍보에 앞장서고 있다”며 황씨를 예로 들었다.

중앙일보는 “황씨는 문 대통령을 대선 당시 도왔던 외곽 조직 ‘더불어포럼’에 공동대표로 이름을 올렸다”며 전희경 자유한국당 대변인의 말을 인용해 “폴리테이너는 본인이 잃는 것보다 얻는 게 더 많다고 판단해 그렇게 행동한다고 하더라도, 그런 폴리테이너를 활용하는 청와대는 엄중한 외교적 현실을 잘못된 방식으로 접근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 맛칼럼니스트 황교익. 사진=김도연 기자
▲ 맛칼럼니스트 황교익. 사진=김도연 기자

중앙일보 보도가 나온 뒤 언론들은 황씨를 ‘폴리테이너’라며 일제히 비판적인 보도를 쏟아냈다.

황씨는 중앙일보 보도가 나온 직후에도 페이스북을 통해 “폴리테이너? 참 요상한 말을 쓴다. 정치는 정치인의 전유물이 아니다. 민주공화정에서 정치는 모든 시민의 것”이라며 “어느 누구든 자신의 정치적 의사를 표현할 수 있는 자유와 권리가 있다. 정치적 의견을 댓글로 다는 네티즌을 두고 폴리네티즌이라 할 것인가! 나는 나의 정치적 의지대로 내가 할 바를 할 뿐”이라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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