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이 KBS 정상화에 제동을 걸고 있다는 비판이 높아지고 있다. 19일 홍준표 대표가 KBS 불우이웃돕기 모금 생방송을 이용해 “KBS 파업 중단하라”는 발언을 수차례 전파에 흘린 다음날 김성태 원내대표는 방송통신위원회에 찾아가 구 여권 몫 비리이사 해임을 미루라고 항의했다.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20일 오전 원내지도부,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 소속 의원 등 10여 명과 정부과천청사 방송통신위원회를 방문했다. 업무추진비를 유용한 강규형 KBS 이사 해임을 현 정부의 ‘언론장악’과 연결짓는 한편, 22일로 예정된 강 이사 청문을 미루라고 요구한 것이다. 강 이사 해임은 고대영 사장 해임 등 KBS 정상화 ‘첫 단추’로 여겨지고 있다.

▲ 20일 방송통신위원회에 항의 방문한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오른쪽)과 이효성 방통위원장.  ⓒ 연합뉴스
▲ 20일 방송통신위원회에 항의 방문한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오른쪽)과 이효성 방통위원장. ⓒ 연합뉴스
언론노조 KBS본부(이하 새노조)는 20일 성명을 내고 “방통위는 법이 정한 정당한 업무를 수행하고 있을 뿐이다. 감사원이 요구한 인사 조처를 두고 원칙과 절차를 따르는 것이 어찌 ‘인민재판’이라는 말인가”라며 “자유한국당은 ‘언론 장악’ 프레임을 전가의 보도 삼아 이곳저곳 들쑤시고 다니는 추태를 당장 그만두라”고 비판했다.

이날 오후 KBS본관 민주광장에서 진행된 새노조 총파업 108일차 집회에서도 자유한국당에 대한 성토가 쏟아졌다. “(한국당이) MBC를 괴롭히다 안 되니 KBS에 훼방을 놓기 시작했다”며 “공영방송을 이렇게 만든 적폐세력에 문재인 정부가 흔들리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방통위가 좌고우면해선 안 된다는 경고도 전했다. 새노조는 “지난해 엄동설한에 촛불을 들고 광장을 가득 채운 국민은 방통위가 가야할 길을 가리켰다”며 “적폐세력 체면을 세워주느라 머뭇거린다면, KBS 정상화가 내년까지 미뤄진다면 전에 없던 강한 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집회에서 성재호 새노조 위원장이 “우리도 (방통위) 청사 안으로 들어가서 항의해야 하느냐”고 반문하자 곳곳에서 “네!”, “갑시다!”라는 호응이 나왔다.

한편 자유한국당 항의 방문 이후 방통위는 이날 오후 4시 속개된 전체회의에서 강규형 이사 청문 일정을 결정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앞서 이효성 방통위원장은 김성태 원내대표와 면담에서 “방통위 성격상 아무래도 여러 당에서 관심을 많이 두고 계신다”며 “위원들과 협의하고 잘 상의해서 처리하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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