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KBS 불우이웃돕기 모금 방송에 출연한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KBS 파업 중단이 “국민에 대한 큰 기부”라고 말해 논란이 일고 있다.

▲ 19일 KBS ‘나눔은 행복입니다’ 생방송에 출연한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  ⓒ 연합뉴스
▲ 19일 KBS ‘나눔은 행복입니다’ 생방송에 출연한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 ⓒ 연합뉴스

홍준표 대표는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KBS본관에서 진행된 ‘나눔은 행복입니다’ 생방송에 출연했다. “소외된 이웃이 따뜻한 연말이 되었으면 한다”던 홍 대표는 돌연 “KBS 여러분이 파업을 그만하는 것이 국민에 대한 큰 기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사회자들이 “2018년 대한민국을 따뜻하게 만들기 위해 어떤 정책을 준비하고 있냐”는 질문으로 화두를 돌리려 했지만 홍 대표는 재차 “파업 그만하고 국민의 방송으로 거듭나십시오”라고 말하는 등 총 네 차례에 걸쳐 ‘파업 중단’을 주장했다.

고대영 사장 퇴진을 위한 총파업 107일째를 맞은 언론노조 KBS본부(이하 새노조)는 즉각 “언론적폐 원흉 홍준표 대표와 자유한국당은 입을 다물라”는 제목의 성명을 내고 “2200명 조합원이 혹한 속에서 107일째 총파업을 이어가고 있는 이유는 바로 홍준표 대표와 자유한국당 당신들”이라고 비판했다.

새노조는 “지난 9년 이명박·박근혜 정권은 낙하산 사장들을 잇달아 KBS에 투하해 장악하고, 보도·방송에 직접 개입함으로써 KBS를 정권의 애완견처럼 만들었다”며 “대한민국의 적폐 자유한국당은 이제 그만 당을 해체해 국민에게 크게 기부하고 기쁨을 선사해주길 바란다”고 꼬집었다.

KBS ‘보도참사’ 주역으로 꼽히는 고대영 사장은 이명박·박근혜 정부에서 보도국장과 보도본부장을 지냈다. 지난 6월 KBS 기자협회 소속 기자 56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 90.5%에 해당하는 332명이 ‘고대영 사장 포함 이명박·박근혜 정권 임명 사장 체제 하에서 저널리즘이 무너졌다’고 답하기도 했다. 자유한국당은 KBS저널리즘 추락에 책임이 있는 정당이다.

KBS 새노조는 홍 대표 발언을 생중계로 내보낸 KBS 측에도 책임을 묻는다는 방침이다. 새노조는 해당 방송분에 대한 방송심의 요청과 정정 및 반론 방송을 요구하는 한편, 법률적인 검토를 거쳐 홍준표 대표와 고대영 사장, 편성·중계 책임자들에게 민·형사상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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