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의 온라인 콘텐츠가 예능적 요소를 가미하며 진화하고 있다.

청와대는 매일 ‘라이브 11:50 청와대입니다’라는 제목으로 대한민국 청와대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국정과제를 되도록 알기 쉽게 소개하고 있다. 국민과 직접 소통하는 플랫폼이다.

청와대 고민은 접근성이 쉬우면서도 정책적 무게를 동시에 담아내는 콘텐츠를 내놓는 일이다. 비교적 젊은 세대로 구성된 청와대 뉴미디어비서관실은 매일 기획 회의를 하면서 2030세대를 움직일 수 있는 콘텐츠를 개발하는 데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온라인 콘텐츠는 큰 관심을 받을 정도는 아니었다. 현재 청와대 페이스북 계정은 9만7천명이 좋아요를 누르고, 11만여명이 팔로우하고 있다. 성적표로 보면 만족할만한 수준은 아니다. 청와대는 국민소통 창구로서 저변을 확대하고 싶지만 아직 부족하다고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청와대는 예능적 요소를 콘텐츠에 적극 반영하는 방안을 실험 중이다. 청와대는 최근 ‘청와대에 관한 쓸데없는 신비로운 잡학사전’이라는 타이틀을 단 예고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에 따르면 맛칼럼니스트 황교익씨가 진행을 맡고 윤영찬 국민소통수석과 박수현 대변인, 정혜승 뉴미디어비서관, 신지연 해외언론비서관이 모여 대화하는 토크쇼 형식을 갖추고 있다.

그동안 내부 인사만 출연했다면 외부 인사가 콘텐츠 한 축을 맡는다는 점에서 차별성이 있다.

이번 청와대의 콘텐츠는 tvN의 ‘알아두면 쓸데없는 신비한 잡학사전’을 패러디한 것이다. 각 영역에서 전문가가 나와 여행을 하고 대화를 하면서 지식의 저변을 넓히는 취지의 프로그램인데 청와대는 외부인사에 진행을 맡겨 형식에 변화를 주고 정부의 국정 성과 및 과제를 흥미롭게 풀어서 설명하는 내용으로 방송을 채울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대통령 후보 시절 공개 지지를 한 황교익씨는 문 대통령과 함께 4인 가족 기준의 살림 비용으로 설날 장을 보는 영상에 출연하기도 했다.

청와대는 뉴미디어 스타트업 기업과 콜라보한 콘텐츠도 내놨다. 19일 청와대는 ‘뭐랩 콘텐츠 연구소’와 함께 기획해서 만든 영상을 페이스북을 통해 공개했다. 영상 주제는 현행법상 1년차 노동자가 연차를 쓸 수 없어 할 수 없이 2년차 휴가를 당겨서 쓰고 있는 것을 법을 개정해 2018년 5월부터 1년차 노동자도 최대 11일의 휴가를 온전히 쓸 수 있다는 내용이다.

▲ '청와대에 관한 쓸데없는 신비로운 잡학사전' 콘텐츠 예고 영상.
▲ '청와대에 관한 쓸데없는 신비로운 잡학사전' 콘텐츠 예고 영상.
청와대는 지난달 국무회의에서 노동자의 연차휴가권 보장을 강화하는 근로기준법 개정안을 통과시킨 바 있다. 현행법에서 1년 미만 재직 노동자가 1개월을 개근하더라도 1일씩 부여하는 휴가를 사용하면 다음해 연차 휴가일수에서 차감돼 입사 2년 동안 모두 15일 연차유급 휴가밖에 쓸 수 없었지만 개정안을 통해 1년 미만 노동자가 연차휴가를 사용하더라도 다음해 연차휴가일수를 차감하지 않도록 한 것이다.

주제의 특성상 2030세대를 겨냥한 내용에 가깝고 집중도를 높일 수 있도록 40초짜리 짧은 영상으로 담아냈다.

청와대는 이같이 예능적 요소를 가미한 콘텐츠를 정기적으로 내놓을 계획이다. 청와대의 온라인 콘텐츠가 일명 ‘바이럴’ 콘텐츠가 되는 경우도 상상해볼 수 있는 셈이다.

언론도 청와대 콘텐츠를 주목하고 있다. 청와대 출입기자들의 하루 일과 중 하나가 매일 청와대 페이스북 계정에 공개되는 콘텐츠를 체크하는 일이다. 청와대 페이스북 계정 콘텐츠로 인해 ‘물을 먹을 수 있는 위기’에 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부 언론이 20일 공개되는 ‘청와대에 관한 쓸데없는 신비로운 잡학사전’ 콘텐츠와 관련해 문재인 대통령 중국 국빈 방문 뒷이야기를 예능 프로와 비슷한 형태로 보여줄 것이라고 보도하면서 작은 소동까지 일었다.

청와대 관계자는 “(예고 영상에서) 해외순방 이모저모를 이야기하니 중국 순방으로 오해했는데, 녹화는 중국 순방 전에 해놓은 것”이라며 “중국 순방 내용은 일체 없다. 그동안의 순방 이모저모니 보도를 다시 해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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