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영 KBS사장 퇴진을 요구하며 시작된 언론노조 KBS본부의 총파업이 18일로 106일째를 맞은 가운데 MBC ‘PD수첩’ 취재에 협조한 언론노조 KBS본부(이하 새노조) 조합원들을 징계하기 위한 인사위원회가 열려 논란이 예상된다. 

KBS새노조는 지난달 29일 KBS 정기 이사회 현장에서 비리 이사 퇴진을 촉구하는 사내 피케팅을 벌였다. MBC ‘PD수첩’ 제작진이 취재를 위해 집행부와 동행했고, 이사회를 마치고 돌아가는 이사들에게 인터뷰를 시도하기도 했다. 

KBS 경영진은 ‘PD수첩’ 촬영에 협조하고 인터뷰를 주선한 새노조 조합원 3명이 취업규칙, 인사규정 4호(부정한 수단으로 이익도모) 등을 위반했다며 이들을 인사위에 회부했다. 3명 중 2명은 현 파업 집행부다. 

KBS새노조는 성명을 통해 “‘PD수첩’ 취재 협조는 정당한 쟁의행위”라며 “언론이 공인을, 그것도 KBS 방송 파업 사태에 책임이 있는 장본인들을 상대로 인터뷰하는 것이 뭐가 문제란 말인가”라고 주장하고 나섰다.

▲ KBS 고대영 사장과 이인호 이사장.  사진=이치열 기자, 연합뉴스
▲ KBS 고대영 사장과 이인호 이사장. 사진=이치열 기자, 연합뉴스
당시 KBS 정기 이사회에서는 ‘이사진에 대한 감사 결과 및 대책 논의’가 이뤄졌다. 감사원이 KBS 이사들의 업무추진비 이용 내역을 감사한 결과 사적사용 금액이 1175만3810원, 사적사용 의심 금액이 7419만3810원에 달한다고 밝힌 데 따른 것이다. 이인호 이사장은 이사회에서 “감사원 보고 자체가 잘못된 것이 많다”고 반발했다. 

새노조는 “앞서 전홍구 감사실이 법인카드 사적 유용 사실을 추적한 KBS 구성원을 색출하기 위해 청부 감사를 벌인 바 있다”고 밝히며 “이제는 한 술 더 떠 조합 집행부 등에 보복 징계의 칼날을 겨누고 있다. 가당치 않은 징계 칼춤으로 투쟁 열기를 꺾어보고자 하는 시도”라고 주장했다. 새노조 조합원들에 대한 인사위 결과는 오늘 중 나올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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