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일본 아베 총리를 만나 문재인 대통령 중국 국빈 방문에 대해 ‘알현’, ‘조공외교’라고 발언한 것이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오히려 홍 대표가 일본으로부터 무시를 당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일본 아베 총리와 접견하면서 아베 총리의 소파보다 한 등급 아래 높이가 낮은 소파에 앉은 모습이 대표적 사례로 거론되고 있다.

해프닝으로 보일 수 있는 문제지만 의전상 결례라는 지적이 나왔다. 이런 가운데 지난 6월 정세균 국회의장이 아베 총리를 만났을 때는 이를 공식 항의해 소파 높이를 맞췄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논란이 가열됐다. 실제 확인 결과 국회의장실 실무팀에서 아베 총리를 만난 당일 의전 세팅을 보고 항의해 의자가 바뀐 것으로 나왔다.

송영길 북방경제협력위원장은 18일 tbs 뉴스공장에 출연해 문재인 대통령의 중국 정상회담에 대한 언론의 홀대론 프레임을 비판하면서 홍준표 대표의 아베 총리 방문 모습을 지적했다.

송 위원장은 “홍준표 대표께서 아베 총리 만나서 깍듯이 절도 하고, 예의를 지킨 것 같다”고 하자 김어준 사회자는 “일본이 잘하는 짓인데 아베신조 총리가 더 높은 의자에 앉아 있다. 왜 그렇게 만들었는지 모르겠다”며 “일부러 그렇게 한 것 같다”고 말했다.

▲ 12월14일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일본에 방문해 일본 총리 관저에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면담을 했다. 사진=KBS 뉴스광장 갈무리
▲ 12월14일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일본에 방문해 일본 총리 관저에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면담을 했다. 사진=KBS 뉴스광장 갈무리
그러자 송 위원장은 “정세균 의장님이 아베 총리 만날 때 그렇게 돼 있었다. 실장 얘기 들어보니까 그거 하면 안 만나겠다고 해서 고쳤다”며 “홍준표 대표가, 자유한국당 간부들이 진정한 자주외교, 당당외교라면 그것부터 챙겨야겠다”고 말했다.

정세균 국회의장이 실제 아베 총리 방문 당시 의자 높이가 의전에 맞지 않아 항의해 의자를 교체했다는 주장은 사실일까.

김영수 국회의장실 대변인은 18일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문희상 특사가 일본을 방문했을 때 소파 높이가 낮아 의전 논란이 됐고, 이런 논란 때문에 정세균 의장이 방문 때 실무팀이 확인한 결과 그때도 의자 높이가 낮아 공식항의한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문희상 특사는 지난 5월 3박 4일 일정으로 한일관계 개선을 위해 아베 총리를 만났다. 그런데 당시 문희상 특사의 의자가 아베 총리의 의자보다 낮다는 누리꾼들의 질타가 쏟아지면서 의전 논란이 일었다.

문희상 특사 의자 높이가 문제가 된 것은 일본 아베 총리를 만난 주요 인사들 의자 높이가 같은 것과 대비됐기 때문이다. 페이스북 창시자 주커버그와 인도 특사, 미국 카터 국방장관 등이 아베 총리를 만났을 때는 높이가 같은 소파에 앉았다.

정세균 국회의장이 6월 일본을 방문했을 때도 아베 총리와의 접견 장소를 국회의장실 실무팀이 점검한 결과 아베 총리의 의자와 비교해 낮은 의자로 세팅돼 있었고, 의전상 맞지 않다고 판단해 공식 항의했다는 것이다.

▲ 6월8일 정세균 국회의장(왼쪽)이 일본 총리 관저에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만나 면담하고 있다. 사진=국회 대변인실 제공
▲ 6월8일 정세균 국회의장(왼쪽)이 일본 총리 관저에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만나 면담하고 있다. 사진=국회 대변인실 제공
김영수 대변인은 “이런 식이면 접견을 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의전상 맞지 않는다고 판단해 같은 높이의 의자로 맞추지 않으면 하지 않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파이널 셋팅으로 준비를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실무팀이 접견 당일 확인해 보고했고, 의전상 맞지 않다. 외국 국빈을 맞는데도 아랫사람으로 보일 수 있다고 판단해 항의 의사를 전달했고, 당일 의자가 교체됐다”고 말했다.

지난 6월 국회의장실이 공개한 사진에 따르면 정세균 의장과 아베 총리가 관저에서 만나 똑같은 디자인에 높이가 같은 소파에 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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