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언론노조(위원장 김환균)가 중국 측 경호원의 한국 기자단 폭행 사건을 강력히 규탄하며 철저한 진상 조사 및 책임자 처벌을 촉구하고 나섰다. 언론노조는 15일 성명을 내고 “우호국 정상의 국빈방문을 취재하기 위해 동행한 기자들이 방문국 경호원에게 야만적인 폭행을 당하는 일은 절대 용납될 수 없는 일”이라며 중국 측을 강하게 비판했다.

언론노조는 “기자들의 취재를 방해하고 폭행하는 것은 언론 자유를 짓밟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주장하며 “해당 업체를 알선하고 현장 경호 지휘감독권을 행사한 중국 공안 당국은 이번 사태에 대해 책임 있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언론노조는 중국 측에 가해자 문책과 함께 공식 사과를 요구하는 한편 중국 정부에 재발 방지 대책 수립을 요구했다.

언론노조는 “중국의 폭압적인 언론 통제가 국제적 비난거리가 된 것이 하루 이틀 일은 아니다. 중국에 상주하는 외신기자들 역시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와 관련 중국외신기자협회(FCCC) 또한 “2017년 중국에 거주하는 언론인이 폭력을 당하고 있다는 보고를 여러 차례 받았다”며 “언론인에 대한 폭력은 결코 용납될 수 없다”고 밝힌 상황이다.

▲ 이충우 매일경제 기자가 15일 저녁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 모습. ⓒ사진공동취재단
▲ 이충우 매일경제 기자가 15일 저녁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 모습. ⓒ사진공동취재단
앞서 지난 14일 문재인 대통령의 중국 국빈방문을 수행하던 한국 사진기자들은 중국 측 경호원들에게 집단 폭행을 당했다. 이날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가 주관한 ‘한중경제무역 파트너십 개막식’에서 청와대 출입기자단은 대통령 근접 취재 비표를 소지하고 동행 취재 중이었으나, 대통령 동선을 따라가려던 기자단을 현지 중국 경호 인력이 과도하게 막아섰다.

한국 기자들이 취재 방해에 항의하자 경호업체 직원들은 한국일보 사진기자의 멱살을 잡아 넘어뜨리고 이 장면을 촬영하는 다른 기자의 카메라를 빼앗아 던지려고 했다. 이충우 매일경제 사진기자가 계속되는 취재 방해 행위에 강력히 항의하자 경호 인력들은 이 기자를 복도로 끌고 가 집단 폭행했다. 청와대 관계자들과 기자단이 제지하려 했으나 15명 이상의 경호업체 직원들은 이 기자에게 주먹과 발길질을 퍼부었다. 폭행 가해자들은 중국 정부가 알선한 경호업체로 코트라측은 비용만 지불하고 현장에서의 지휘 감독은 중국 공안 당국이 맡은 것으로 확인됐다.

한편 이충우 매일경제 기자는 15일 저녁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이 기자는 CT 및 MRI 촬영 결과 안와골절 진단을 받았다. 이 기자는 15일 새벽까지 중국 공안으로부터 피해자 조사를 받았으며 귀국 직후 서울대병원에 후송돼 정밀검사를 받고 입원했다. 이번 사태와 관련해 한국기자협회 또한 14일 성명을 내고 “기자이기 이전에 인간을 모욕한 행위”라며 중국의 공식 사과를 요구한 상황이다.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