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을 만큼만 담은 배추김치입니다.”
“햇볕을 받고 있는 벽돌입니다.”
“먹을까 하다가 그냥 지나친 타코야끼 집입니다.”
콘텐츠 내용은 어느 집에나 있을 법한 가구, 음식이나 출퇴근길에 흔히 볼 수 있는 풍경들이 대다수다. 그런데 하나의 사진에 달리는 ‘좋아요’ 수는 1000개가 넘는다. 페이지를 오픈한 지 반년도 안됐지만 ‘좋아요’ 수는 5만 명 이상이다. 웬만한 중소 언론사 못지않은 규모다.
그가 지금까지 올린 콘텐츠는 총 140개 정도다. 출퇴근 시간이 왕복 2시간이라, 보통 이 시간에 콘텐츠를 올리거나 페이지에 댓글을 다는 등 관리를 한다고 한다. 주말에도 시간을 할애해 댓글을 달기도 한다.
인기가 가장 많았던 ‘무자극’ 콘텐츠는 ‘심신이 편안해지는 구석자리’라고 써서 올린 지하철 구석자리 사진이다. ‘좋아요’가 3000개 정도 눌렸다고 한다.
무씨는 정확히 말하면 ‘무자극’이 아니라 ‘저자극’ 콘텐츠를 올리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세상에 무자극이라는 것은 죽음 외에 없다고 생각한다”며 “피로를 유발하는 자극을 모두 차단할 수 없으니, 편안한 느낌과 머리를 비울 수 있는 시간을 통해 균형을 찾자는 의도에서 시작했다”고 말했다.
저자극 콘텐츠를 선별해 올리지만 ‘너무 자극적이다’라는 피드백을 받은 적도 있다. “두 번 정도 진지한 피드백을 받은 적 있다. 길을 가다가 ‘김삿갓’이라는 소주 광고를 봤는데 카피가 ‘소주 위의 소주’였고, 실제로 소주 광고 위에 붙어 있더라. 너무 웃겨서 그걸 찍어 올렸는데 ‘그냥 짤방 페이지랑 비슷하네’라는 피드백이 왔다. 그 피드백이 자꾸 마음에 걸려서 결국 그 사진을 삭제했다.”
이정도 모금액이면 페이지를 활용해 여러 수익사업을 할만도 했다. 무씨는 “페이지를 통해 광고 요청이 몇 번 온 적이 있긴 하다”며 “하지만 ‘무자극 컨텐츠 연구소’의 페이지 정체성을 해치지 않는 광고는 아직 없었다. 만약 정체성을 해치지 않는 광고가 들어온다면 함께 기획을 해볼 생각도 있다”고 밝혔다.
무씨는 다음 프로젝트로 전시회를 열고 싶다고 밝혔다. “재미있는 프로젝트를 많이 하고 싶다. ‘무자극 컨텐츠 연구소’와 가장 잘 맞는 광고를 경매로 구해본다거나, 만우절 같은 날 자극적인 조미료 광고를 싣는다거나 하는 식으로 말이다. 꼭 해보고 싶은 것은 미술관에서 전시를 하는 일이다. 이전 인터뷰에서 ‘책을 내고 싶다’고 말했는데 이뤄진 것처럼 곧 이뤄질 수도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