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 비리이사 해임을 촉구하며 시작된 언론노조 KBS본부(이하 새노조)의 광화문 릴레이발언이 15일 정오 240시간을 기록하며 종료됐다. 업무추진비 327만여 원을 유용한 강규형 이사 해임 의결이 이르면 26일로 예상되는 만큼 KBS새노조는 이인호 이사장 교체·고대영 사장 해임을 위한 투쟁에 공력을 다한다는 입장이다.

마지막 릴레이발언은 박남용 새노조 광주전남지부장에게 돌아갔다. 자신을 2012년 입사한 ‘막내 기수 PD’라고 소개한 박 지부장은 “6살 딸이 돌잡이 때 마이크를 잡았다. 우리 딸이 마이크 앞에 서서 당당하게 목소리를 내길 바라면서 지부장을 맡았다”고 말했다.

▲ 240시간으로 릴레이발언을 마무리한 KBS새노조 조합원들이 15일 서울 광화문광장에 모여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이치열 기자 truth710@
▲ 240시간으로 릴레이발언을 마무리한 KBS새노조 조합원들이 15일 서울 광화문광장에 모여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이치열 기자 truth710@
▲ 15일 서울 광화문 광장 '릴레이발언 종료 기자회견'에서 발언 중인 성재호 KBS새노조 위원장. 사진=이치열 기자 truth710@
▲ 15일 서울 광화문 광장 '릴레이발언 종료 기자회견'에서 발언 중인 성재호 KBS새노조 위원장. 사진=이치열 기자 truth710@
열흘간의 릴레이발언에는 전국 27개 새노조 구역·지부 조합원과 시민, 언론학자 등 547명이 참여했다. 이를 생중계한 유튜브 채널의 경우 누적 조회수가 7만 건을 넘었다. 새노조 관계자는 “‘이어말하기’ 형태로 최장 기록이다. 한국기록원에 인증을 신청한 뒤 기네스북까지 도전하겠다”고 말하며 웃었다.

이날 낮 12시 기자회견에서 릴레이발언 성과를 발표한 김준범 대외협력국장은 “비리 이사 해임을 촉구하면서 시작한 일이지만, 구성원들 스스로 왜 파업하는지, 지난 9년 동안 KBS가 어떻게 망가졌는지 반성하고 속죄하는 ‘참회록’이 됐다. 이런 성과가 남은 일정에 강력한 동력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성재호 새노조 위원장은 “광화문 광장은 지난 겨울 대한민국 국민이 모여 적폐청산을 외쳤던 장소이다. (공영방송) 적폐청산 과제를 수행하는 파업이기에 더욱 뜻 깊었다”고 소회를 밝혔다. 성 위원장은 이어 “71년 만에 한강이 가장 빨리 얼어버린 겨울이라고 한다. 강추위와 겨울의 칼바람 속에서 흔들림 없이 해냈다는 점에서 더욱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김환균 언론노조 위원장은 “여러분 진짜 미쳤다”는 말로 발언을 시작했다. 김 위원장은 “KBS를 바로잡겠다는 열정 때문에 미쳤고 공영방송 바로 세우지 않으면 안 된다는 열망 때문에 미쳤다. 우리를 미치게 하는 그 열망 때문에 우리는 꼭 승리하게 될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해 조합원들의 환호를 받았다.

새노조는 내년 1월 중 고대영 사장이 해임될 것으로 전망한다. 구여권 몫인 강규형 이사가 해임되면 ‘이인호 이사회’ 체제가 사실상 무너지기 때문이다. 새노조는 새롭게 구성된 이사회에서 고대영 사장 해임안을 의결하기까지 한 달여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보고 투쟁 방침을 논의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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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오후 2시 중앙대의원대회와 내주 조합원총회, 비상대책위원회 등을 거쳐 향후 투쟁 방식을 결정할 예정이라고 새노조 측은 설명했다. 고대영 퇴진·공정방송 정상화를 기치로 한 KBS 새노조 총파업은 103일째 이어지고 있다.

▲ KBS 새노조 조합원이 15일 '릴레이발언 종료 기자회견'에 참여해 발언자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다. 사진=이치열 기자 truth710@
▲ KBS 새노조 조합원이 15일 '릴레이발언 종료 기자회견'에 참여해 발언자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다. 사진=이치열 기자 truth710@
▲ 15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 모인 KBS 새노조 조합원들. 사진=이치열 기자 truth710@
▲ 15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 모인 KBS 새노조 조합원들. 사진=이치열 기자 truth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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