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출입 기자단도 중국 측 경호원의 한국 기자 폭행 사태와 관련해 성명을 발표했다. 폭행당한 사진기자들은 청와대 출입 기자단 소속으로 이번 중국 국빈 방문을 취재했다.

청와대 출입 기자단은 15일 오후 ‘대통령 근접취재 사진기자 폭행사태에 부쳐’라는 제목의 성명을 통해 “대통령의 방중 취재과정에서 발생한 사진기자들 집단폭행사태에 대해 동료 언론인들로서 충격과 분노를 금치 못한다”며 “국빈 방문 중인 대통령을 근접 취재하는 사진기자들의 출입을 일방적으로 제지한 것도 모자라, 이에 항의하는 기자들을 향해 십수명의 중국 경호원들이 집단 구타를 가한 행위는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한국 언론 자유에 대한 ‘폭거’라고 규정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기자단은 “폭력은 어떤 경우에도, 어떤 상황에서도 용납될 수 없다. 인류 최고의 보편적 가치인 인권을, 그것도 국빈 수행단 일원으로 취재 중인 외국인 기자들의 인권을 보란 듯이 짓밟는 행위에 대해 중국 정부는 피해를 입은 사진기자들은 물론 청와대 출입기자단에 공식 사과하고, 철저한 진상조사를 통해 책임자들에 대한 강력한 형사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 10여명의 중국 경호인력들이 이충우 매일경제 기자를 눕혀놓고 집단 구타하고 있다. 사진=CBS 제공 영상 캡쳐
▲ 10여명의 중국 경호인력들이 이충우 매일경제 기자를 눕혀놓고 집단 구타하고 있다. 사진=CBS 제공 영상 캡쳐
기자단은 중국 정부의 책임있는 당사자로부터 한국 취재진의 방중시 같은 사건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확약을 받아야 한다고 요구하고 현재 진행 중인 수사에 대해서도 “진정성있게 조사가 이뤄질지 예의주시하겠다. 행여 이번 사태를 미봉하려 한다면, 출입기자단은 이번 사태가 중국 당국의 대한민국에 대한 근본적인 인식을 반영하는 것으로 인식할 수밖에 없음을 분명히 밝힌다”고 밝혔다.

기자단은 청와대에 대해서도 “이번 사태의 원인을 면밀히 분석하고 취재지원과 경호영역에 문제가 없었는지를 따져봐야 한다”며 폭행 사건 하루 전 중국 경호원들의 과잉 통제로 마찰을 겪은 뒤 청와대에 조치를 요구한 사실을 강조했다.

기자단은 “취재과정에서 사고가 발생할 위험성이 예고됐음에도 사진기자들의 요구는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결국 이튿날 결코 있어서는 불미스런 사태가 나타나고 말았다”며 “대통령 신변보호가 가장 중요한 경호팀이지만, 대통령을 근접 취재하는 취재진이 상대국 경호원들에 의해 집단폭행을 당하고 있는 상황에서 도움의 손길을 내밀어줄 우리 측 경호인력이 단 한명도 없었다는 사실에 참담함을 느낀다”고 밝혔다.

기자단은 끝으로 “청와대는 해외순방 취재지원과 취재진 신변보호 문제와 관련해 소홀함이 없었는지를 따져보고 필요한 행정적 조치를 즉각 취할 것”을 촉구했다.

이에 대해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중국 쪽에서도 사태 심각성을 인식하고 있고 청와대도 준비절차에 소홀함이 없었는지 살펴보고 응답을 주겠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당사자 뿐만 아니라 함께 상처 받은 기자들 전체에 말씀드리고 있으니 상처를 보듬는데 서로 주력하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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