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 국빈 방문 중 중국측 경호원들이 한국 기자를 집단폭행한 사실이 알려진 가운데 한국사진기자협회가 규탄성명을 내고 중국 정부의 사과와 책임자 처벌을 요구했다.

한국사진기자협회는 14일 오후 성명을 내고 “문재인 대통령을 수행해 취재 중인 한국 사진기자들에게 가해진 중국쪽 경호원들의 집단 폭행을 규탄한다”면서 “중국 정부의 사과와 책임자 및 관련자에 대한 처벌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밝혔다.

매일경제·한국일보 소속 청와대 출입 사진기자들은 14일 문재인 대통령이 방문한 한-중 경제무역 파트너십 개막식 현장에서 대통령 일행을 취재하는 과정에서 폭행을 당했다.

현장 기자들에 따르면 취재진은 출입증을 보여줬으나 경호원들이 막아섰고,  기자들이 항의하자 두차례 폭행했다. 한국사진기자협회는 “청와대 춘추관 직원과 다른 기자들이 말렸지만 소용없었다”면서 “중국 경호원 15명 이상이 이 기자를 둘러싸고 주먹질을 했고 땅에 넘어지자 발로 얼굴을 차기까지 했다. 이 기자는 오른쪽 눈두덩이 심하게 붓고 양쪽 코에서 피를 흘렸다”고 밝혔다.

청와대 관계자에 따르면 폭행 주체가 코트라(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중국지사가 계약한 경호업체 직원이라는 보고가 있어 파악 중이다. 다만, 해당 국가의 기관인 중국 공안 쪽에서 업체 직원들을 관리 감독을 하게 돼 있어 최종 책임은 중국 측에 있다는 게 코트라 측 설명이다.

▲ 14일 오전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한 ‘한·중 경제·무역 파트너십 개막식’에서 한국의 사진기자가 중국측 경호원에게 폭행 당했다. 사진=노컷뉴스
▲ 14일 오전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한 ‘한·중 경제·무역 파트너십 개막식’에서 한국의 사진기자가 중국측 경호원에게 폭행 당했다. 사진=노컷뉴스

한국사진기자협회는 “대한민국 국민의 알 권리를 대표해 취재 중인 기자들의 취재를 방해하고 집단 폭행한 것은 대한민국을 폭행한 것과 다름없다”면서 “대통령과 함께 온 한국 취재진을 이렇게 함부로 대해도 된다는 생각은 어디서 유래한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한국사진기자협회는 “사진기자 폭행은 정말 상상도 해보지 못한 일”이라며 “손님을 불러놓고 자기 집 안방에서 폭행하는 것이 중국식 예법인가?”라고 반문했다.

폭행 당한 기자가 소속된 매체는 보도를 통해 반발했다. 매일경제는 “기자단의 정당한 취재활동마저 ‘무차별 폭행’으로 억압하는 중국 공권력에 대한 언론탄압과 국제 사회의 비난 수위가 높아질 전망”이라며 “청와대 관계자마저 폭행을 당한 것으로 알려져 한국 대통령과 수행단에 대한 중국의 유례없는 폭거에 파장이 예상된다”고 강한 어조로 보도했다.

한편 노규덕 외교부 대변인은 14일 브리핑에서 “대단히 유감으로 생각한다”며 “현장에서 바로 응급조치가 이뤄졌으며, 정부는 중국 정부에 즉각 유감의 뜻을 전하고 사건 진상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필요한 대응조치를 취해줄 것을 강력 요청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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