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최승호 신임 사장 체제가 들어서면서 크고 작은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청와대 출입기자 교체도 그 중 하나다.

11일 MBC 이재훈 기자와 임명현 기자가 청와대를 새롭게 출입하게 됐다. 이 기자와 임 기자는 지난 2012년 파업 당시 노조 홍보국장이었던 이용마 기자와 박성호 기자회장이 해고 명단에 올랐을 때 각각 정직 2개월과 정직 1개월 중징계를 받았다.

▲ 임명현 MBC 기자(왼쪽)와 이재훈 MBC 기자
▲ 임명현 MBC 기자(왼쪽)와 이재훈 MBC 기자
이재훈 기자는 2012년 파업 당시 언론노조 MBC본부 보도민실위 간사로 활약하며 MBC 자사의 보도 편향성 문제를 주도적으로 제기했다. 이후 이 기자는 보도국 소속이긴 하지만 비제작부서인 보도 MPS 준비센터를 거쳐 ‘유배지’로 통하는 뉴미디어포맷개발센터로 인사발령을 받았고, 청와대 출입 발령 직전 신사업 개발센터 소속으로 일했다. 이 기자는 사실상 6년 가까이 마이크를 잡지 못했다.

임명현 기자는 정직 1개월 징계를 받은 이후 일명 신천교육대에서 ‘교육’을 받았다. 신천교육대는 신천역 근처의 MBC 아카데미를 일컫는 말이다. 취재 보도와 상관없는 ‘브런치 만들기’ 등이 커리큘럼로 구성됐다. 신천교육대는 김재철 사장 체제에 반대한 이들이 당한 모욕의 상징적인 단어가 됐다. 신천교육대를 거쳐 임 기자는 보도국 소속이긴 하지만 보도와 무관한 미래전략실에 소속돼 있었다. 임 기자에 따르면 3년여 만에 마이크를 잡게 된 것이다.

임 기자는 ‘2012년 파업 이후 공영방송 기자들의 주체성 재구성에 관한 연구’라는 논문을 통해 MBC 인사 관리 실태를 분석해 주목을 받았다. 임 기자는 논문에서 인사관리 실태를 6단계로 분류하고 사측이 기자들을 배제하고 모멸하는 형태로 인사권을 행사해 저항을 무력화시켰다고 설명했다. 2012년 170일 파업 이후 현장에서 쫓겨난 기자와 PD, 아나운서는 111명에 이른다.

김장겸 사장 체제에서 MBC는 경력기자를 청와대 출입기자로 배치한 바 있다. 두 기자의 ‘귀환’은 MBC의 상징적인 변화 중 하나로 받아들여진다.

▲ 문재인 대통령이 8월17일 오전 취임 100일을 맞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출입기자들과 취임 후 첫 기자회견에서 질문하기 위해 손을 든 많은 기자들을 보며 미소짓고 있다. ⓒ 연합뉴스
▲ 문재인 대통령이 8월17일 오전 취임 100일을 맞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출입기자들과 취임 후 첫 기자회견에서 질문하기 위해 손을 든 많은 기자들을 보며 미소짓고 있다. ⓒ 연합뉴스
이재훈 기자는 11일 통화에서 “이전 MBC 청와대발 보도를 보면 대통령의 일상적인 동정 보도에 치우친 경향이 있었고, 대통령의 행위를 단순히 중계 보도해온 측면이 있다”며 “새롭게 짜여진 정치부에서, 국회에서는 정쟁 위주의 리포트를 지양하고 국회의 입법과정과 법안을 우리가 발굴해서 공감대를 형성하자는 의견이 나왔고, 청와대 역시 정책을 총 지휘하는 컨트롤 타워로서 의미가 있다고 보고 정책 발굴에 집중하고 현장 취재까지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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