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남수 YTN 사장 내정자는 머니투데이방송(MTN) 개국 주역이다. 그는 지난달 미디어오늘 인터뷰에서 “허허벌판에서 머니투데이방송을 만들었다. 전임 사장 시절 적자도 많이 나 어려웠지만 내가 사장이 된 뒤 흑자로 전환했다”며 MTN 개국에 큰 자부를 갖고 있었다. MTN에서의 경영 성과는 YTN 사장추천위원회와 YTN 이사회가 최 내정자를 낙점한 요인으로도 꼽힌다.

보도 공정성 관점에서 보면 어떨까. 미디어오늘은 지난 9일 최 내정자가 MTN 보도본부장 시절 이명박 전 대통령의 재산 헌납 발표에 “이번 실천은 부인할 수 없이 위대한 부자의 아름다운 선행”이라고 높게 평가하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뇌물 수수 의혹과 관련해선 MB 국가정보원의 언론 플레이에서 자유롭지 못한 모습을 보였다고 보도했다.

미디어오늘 보도 직후 최 내정자는 입장을 밝혔다. 최 내정자는 이명박 전 대통령 관련 칼럼에 대해 “‘부자들이 나누는 게 올바르다’는 관점에서 접근한 것이지 MB를 칭송하려 했던 것이 아니”라고 밝혔다. 최 내정자는 또 “박근혜 대통령 당선자 시절, 그를 비판한 칼럼도 쓴 적 있다”며 “롯데그룹의 내부 권력 다툼을 비판하는 등 경제 매체에서 쓰기 어려운 글도 많이 썼다”고 말했다. 

▲ 최남수 YTN 사장 내정자가 지난달 12일 오후 서울 시청 인근에서 미디어오늘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최 내정자는 복직기자들의 상처를 보듬겠다고 말했다. 사진=김도연 기자
▲ 최남수 YTN 사장 내정자가 지난달 12일 오후 서울 시청 인근에서 미디어오늘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최 내정자는 복직기자들의 상처를 보듬겠다고 말했다. 사진=김도연 기자
노 전 대통령의 고가 시계 수수 논란과 관련한 방송 원고(2009년 4월30일자 “‘노 전 대통령과 다이아몬드의 역설’… 비극”)에 대해서도 “사실 그런 방송을 내가 했었나 싶었다. 매일 방송을 해야 했던 상황에서 작가가 써준 것을 지혜롭게 거르지 못하고 채택해 읽은 면이 있다”고 말했다. 

실제 최 내정자는 칼럼을 통해 2013년 1월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에게 고른 인재 등용을 주문(“‘전라도 사람’으로 살기”)했고, MTN 대표이사 시절인 2015년 8월에는 “롯데그룹, 신씨 일가만의 집성촌인가”라는 칼럼을 통해 재벌그룹의 내부 권력 다툼을 비판했다.

그가 MTN 보도본부장 시절 MTN 프로그램들이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제재 대상에 빈번하게 올랐던 것도 살펴봤다. 최 내정자는 2012년 5월24일 방통심의위 정기회의에 직접 출석해 사과의 뜻을 밝히고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당시 문제가 됐던 프로그램은 MTN ‘안혜경의 라이프 U’였다. 이 프로그램은 건강, 패션, 문화 등 현대인들이 궁금해하는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는 생활 정보 프로그램.

방통심의위에선 해당 프로그램에 ‘기능성 화장품’ 협찬주 대표와 협찬주 직원이 출연해 주름 개선 기능, 미백 기능 등 제품의 기능을 설명하고 협찬주의 여러 제품들을 보여줬다고 지적했다. 

또 제품의 성분, 특성, 효과 등을 설명하면서 협찬주의 브랜드명이 새겨진 제품의 모습을 수차례 보여준 바 있다고도 지적했다. 당시 소위에서는 ‘과징금’으로 합의됐으나 이날 최 내정자가 직접 참석한 회의에서 논의 끝에 ‘시청자에 대한 사과 및 해당 방송프로그램의 관계자에 대한 징계’ 조치로 결론이 났다.

이날 최 내정자는 방통심의위원들에게 “외주 쪽 프로그램에 대한 관리가 소홀했음을 솔직하게 시인하고, 위원님들께서 지적하신 사안들을 무겁게 받아들이지 못하고 제가 조금 간과했던 점에 대해 사과 말씀드린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 기회를 통해서 지적해주신 사항들이 제대로 시행돼야겠다고 경영진도 수차례 의사 표명을 했다. 또 CEO도 직원들을 모아놓고 여러 가지 상응하는 조치를 하고 내부적으로 심의 기준보다 강화된 제작기준을 제정했다. 앞으로 재발되지 않도록 열심히 하겠다”고 밝혔다.

당시 박만 위원장은 “머니투데이방송의 경우 다른 방송에 비해 제재가 월등히 많다”며 “이번 기회에 지나간 것을 전부 검토하셔야 한다. 2008년 2월29일부터 작년까지 제재조치가 14건이나 있다”고 말했다.

최 내정자는 “보도본부장으로서 주로 경제·증권 콘텐츠와 경영적인 것에 대해 관심을 많이 가져왔다. 제가 워낙 일이 많다 보니까 외주 부분을 잘 챙기지 못했다”며 “실무자들 판단에 맡겼는데 이번에는 처음부터 실제 방송한 것을 쭉 보면서 강화된 제작 기준을 제정했고 외주업체와도 이야기하고 있다”고 밝혔다.

장낙인 위원은 ‘시청자에 대한 사과’나 ‘관계자에 대한 징계’ 등의 조치가 반복됐던 것을 지적하며 “그런 조치들이 나갔음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완전히 홈쇼핑 뺨치는 방송이 나갈 수 있었던 배경이 어디에 있느냐”고 지적했다.

김택곤 상임위원은 “소위원회에서 과징금이라는 극단적인 제재 조치까지 결정하게 된 이유는 MTN 경영진이 이 프로그램 내용에 대해서 확실히 책임이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며 “(경영진들이) 경영난을 극복하기 위해서 프로그램 훼손도 망설이지 말아야겠다는 결의가 있을 것으로 판단해서 (과징금 조치를 합의)했던 것인데, 최남수 본부장 본인도 깜짝 놀라셨다는 것은 일종의 할리우드 액션인가 아니면 진정으로 달라지겠다는 것인가”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이후에도 MTN 프로그램은 제재 대상이었다. 2013년 5월 회의에서는 MTN ‘경제 매거진’이 도마 위에 올랐다. 이 프로그램은 2013년형 스마트 가전 제품을 소개했는데, 삼성전자의 스마트TV, 세탁기, 에어컨 기능을 시연하면서 업체명과 제품명을 내레이션 및 자막으로 노출하는 장면을 방송했다. 소위에서는 ‘과징금’ 등의 제재가 논의됐으나 종국적으론 ‘해당 방송프로그램의 관계자에 대한 징계 및 경고’가 이뤄졌다.

MTN 경제 매거진은 지역별 특산물을 소개하는 코너를 통해 충남 대천의 김 제조업체 ‘대천김’을 방문·소개했는데 해당 제품과 제품명이 표기된 박스를 수차례 노출하고 제품의 특장점을 언급하는 장면을 내보내 2013년 8월 ‘경고’ 조치를 받았다.

MTN의 ‘강성범의 라이프 앤 비즈니스’는 새로운 특정 모바일 직불결제 서비스를 소개하며 해당 서비스의 명칭을 노출하고 특·장점을 구체적으로 언급하는 장면 등을 방송해 2014년 2월 ‘주의’ 조치를 받았다.

2014년 9월 방통심의위는 MTN ‘이브닝투자쇼 ‘고수’’에 대해 논의했다. 이 프로그램은 증권 종목 상담 프로그램으로, 진행자가 특정 포털사이트를 통해 본인이 대표로 있는 유료 증권 정보 사이트 ‘브라보스탁’의 검색 방법을 설명하며 해당 사이트 명칭 등을 언급하고 이용을 권유하는 내용을 방송했다. 이 역시 ‘경고’ 조치를 받았다. 

그가 MTN 대표이사가 된 뒤인 2015년 5월 방통심의위는 MTN ‘전설의 고수비급’에 대해 “출연자가 투자자의 이익을 보장할 수 있다며 시청자를 오도할 수 있는 발언을 방송했고, ‘815TV’ 인터넷 증권 방송 후 기능을 시연하고 수차례 회원 혜택을 강조하면서 자막으로 사이트 주소를 방송한 내용”이라고 지적했다. 이 프로그램은 만장일치로 ‘해당 방송프로그램의 관계자에 대한 징계’ 결정이 나왔다.

이 밖에도 2016년 3월 MTN ‘김생민의 비즈정보쇼’(경고), 2016년 4월 MTN ‘경제 매거진’(경고)·‘이브닝 투자쇼 고수 시즌2’(경고), 2016년 7월 MTN ‘보험주치의’(경고), 2016년 9월 MTN ‘MTN 투데이’(경고), ‘경제매거진’(해당 방송프로그램의 관계자에 대한 징계), 2016년 12월 MTN ‘MTN 투데이’(경고), 2017년 1월 MTN ‘직썰본색’(경고) 등의 프로그램이 방통심의위 도마에 올랐다. 

방통심의위는 지난 1월 ‘직썰본색’에 대해 “출연 전문가의 소속 회사에서 출시한 ‘삼성글로벌 리얼리턴’을 2017년도 주목할 만한 금융 상품으로 소개하면서, 해당 금융 상품의 자산운용, 자산구성, 해외반응 등 주된 특장점을 언급하는 내용을 방송했다”고 지적했다.

최남수 내정자는 10일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경제 방송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MTN 제재 조치는) 많은 편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최 내정자는 “제작진에만 맡겨놔 제대로 정비되지 않았던 시기가 있었고 이때 문제가 드러났던 것은 사실”이라며 “이후 제작 컨트롤을 재정비했고 전체적으로 보면 확 개선됐다. 심의 교육도 많이 시켰고, 회사가 하지 말라는 행위로 문제가 빚어졌을 경우 담당 제작진을 징계했다”고 말했다. 최 내정자는 “방송통신위원회로부터 콘텐츠 제작 역량이 ‘매우 우수하다’고 평가받기도 했다”고 강조했다. MTN은 방통위의 방송 콘텐츠 제작 역량 평가에서 ‘매우 우수’ 평가를 받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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