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가는 시민 여러분께 말씀드립니다. 저희는 93일째 파업으로 싸우고 있습니다. 고대영 KBS 사장은 국민 눈치를 보지 않고 권력 눈치만 보고 있습니다. 적폐 이사 6명을 쫓아내야 합니다.”

영하권의 강추위가 덮친 한낮의 서울 광화문 광장. 최근 TV에서 볼 수 없었던 KBS 아나운서들이 마이크를 들었다. 5일로 93일째 총파업 중인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KBS 새노조)가 KBS 비리 이사 해임을 촉구하는 릴레이 발언을 시작했다.

성재호 전국언론노조 KBS본부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새노조 2200명 조합원이 오늘부터 우리의 파업 투쟁을 알리고 방송통신위원회에 KBS 비리 이사들에 대한 해임을 촉구하는 24시간 무기한 릴레이 발언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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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로 93일째 총파업 중인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가 KBS 비리 이사 해임을 촉구하는 릴레이 발언을 시작했다. 사진=노지민 기자
이날 첫 번째 발언주자로 나선 오언종 아나운서는 “조합원들의 성원과 시민 여러분의 응원이 있기에 춥지 않다”며 “무너지지 않고 끝까지, 승리할 때까지 주장하고 말할 것”이라고 말했다. 새노조 측은 향후 직군별로 순서를 정해 발언대를 지킬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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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로 93일째 총파업 중인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가 KBS 비리 이사 해임을 촉구하는 릴레이 발언을 시작했다. 사진=노지민 기자
지난달 24일 감사원은 KBS 이사진이 업무추진비를 부정하게 사용했다는 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사적 유용이 확인된 금액만 차기환 KBS 야권 추천 이사가 448만7730원, 강규형 야권 추천 이사의 경우 327만3300원이다. 이인호 이사장의 부정 사용 의심 금액은 2820만 원에 달한다.

감사원은 방송통신위원회에 비위 사실이 심각한 이사의 경우 대통령에게 해임을 건의하라고 통보했다. 방통위는 해당 이사들에게 오는 8일까지 사적 유용 비용에 대해 소명하라고 요구한 상태다. 김환균 언론노조 위원장은 “방통위는 이번 주 안으로 비리 이사들에 대한 해임을 결정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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