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할 수 없는 많은 분들이 저희 뉴스룸을 유튜브를 통해서 봐주시는 것 같습니다.” 손석희 JTBC 보도부문 사장이 ‘유튜브 구독자 50만 달성 축하영상’에서 한 말이다. ‘축하 메시지’만 담긴 이 영상의 유튜브 조회수는 8만9000에 달했다. 동영상 시장이 주목받고 페이스북에 이어 유튜브에 이용자가 쏠리면서 언론사에게 ‘유튜브’가 무시할 수 없는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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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자는 JTBC, 조회수는 YTN

미디어오늘이 지난 23~24일 이틀에 걸쳐 언론사 유튜브 채널 현황을 분석한 결과 가장 많은 구독자를 보유한 뉴스 채널은 ‘JTBC NEWS’로 50만5936명에 달했다. 2위는 ‘YTN NEWS’로 36만3749명의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었다. 3위 ‘한겨레TV’(24만7000명) 4위 ‘뉴스타파’(22만1122명) 5위 ‘오마이뉴스TV’(18만4508명) 순으로 뒤를 이었다.

다음으로는 ‘KBS NEWS’(14만6433명), ‘채널A 뉴스’(13만6205명), 민중의소리가 운영하는 ‘MediaVOP’(11만7588명), ‘팩트TV’(11만2633명), ‘MBN’(10만7000명), ‘SBS뉴스’(10만0216명), ‘연합뉴스TV’(9만5864명), ‘NocutV’(8만9773명), ‘MBC NEWS’(8만3256명), ‘TV CHOSUN뉴스’(8만760명), ‘국민TV’(7만7397명), ‘GObalnews’(6만8359명) 순으로 나타났다.

▲ JTBC의 유튜브 구독자 50만 축하 동영상.
▲ JTBC의 유튜브 구독자 50만 축하 동영상.

업로드된 동영상 수는 방송사가 압도적으로 많았다. ‘연합뉴스TV’가 10만24개 영상을 업로드했으며 ‘YTN NEWS’ 9만9944개, ‘SBS 뉴스’ 3만5300개, KBS뉴스 2만9973개 ‘TV CHOSUN뉴스’ 2만2894개, ‘MBC NEWS’ 2만1724개, ‘채널A뉴스’ 2만426개에 달했다.

누적 조회수 집계 결과 YTN(9억8655만 뷰)이 1위를 차지했다. ‘JTBC NEWS’ 3억8525만뷰, ‘채널A뉴스’ 2억5488만뷰, ‘MBN’ 2억3364만뷰, ‘TV CHOSUN뉴스’ 2억4370만뷰 순이다. 다음으로 ‘MediaVOP’ 2억567만뷰, ‘KBS NEWS’ 2억468만 뷰, 연합뉴스TV 2억340만뷰로 나타났다.

동영상 수와 구독자 수는 비례하지 않았다. 연합뉴스TV는 업로드한 영상이 가장 많았지만 구독자수 순위에서는 10위 내에 들지 못했다. 반면 비슷한 양의 영상을 올린 YTN의 구독자수는 연합뉴스TV의 3배 이상에 달했다. JTBC는 영상 수로만 따지면 8위에 그쳤지만 구독자수는 가장 많았다.

▲ 11월23~24일 기준 언론사 유튜브 구독자 순위와 언론사 유튜브 누적 조회수 순위. 디자인=이우림 기자. (클릭하시면 확대된 화면으로 보실 수 있습니다.)
▲ 11월23~24일 기준 언론사 유튜브 구독자 순위와 언론사 유튜브 누적 조회수 순위. 디자인=이우림 기자. (클릭하시면 확대된 화면으로 보실 수 있습니다.)

전체 조회수만 따지면 방송사의 상위권 비중이 높지만 온라인 전용 콘텐츠를 제작해야 하는 매체의 경우 편당 평균 조회수가 상대적으로 높았다. ‘한겨레TV’가 4만140회에 달해 편당 조회수가 가장 높았다. 이어 ‘뉴스타파’ 3만3525회, ‘Ohmynews TV’ 2만7701회, ‘JTBC NEWS’ 2만5087회, ‘NocutV’ 2만2270회 순으로 나타났다.

유튜브 최적화 ‘큐레이팅’ ‘재생목록’ ‘라이브’

괄목할만한 성과를 거둔 매체의 공통점은 단순히 영상을 많이 올리는 데 그치지 않고 ‘유튜브 최적화’를 고민한다는 사실이다. 이현진 구글코리아 유튜브 파트너십 수석부장은 “2015년부터 유튜브에서 뉴스 채널을 본격적으로 운영하는 언론사가 많아지고 뉴스 채널의 시청시간 그리고 업로드 하는 영상의 수도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면서 “JTBC, YTN은 운영 최적화를 위해 끊임없이 변화를 주고 있다. JTBC, 한겨레의 경우 디지털 오디언스를 위한 오리지널 뉴스 콘텐츠를 만들어 타사와 차별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서정호 YTN 모바일프로젝트팀장은 “페이스북이 5분 이상 영상에 미드롤 광고(중간광고) 도입을 앞둬서 그랬는지, 5분 이내 영상 도달률이 떨어졌던 상황”이라며 유튜브에 집중하게 된 배경을 밝혔다.

서정호 팀장은 “8월 들어 큐레이션 방식을 바꿨다”고 밝혔다. 그는 “페이스북의 썸네일이 하이라이트를 ‘컷’하는 것이라면 유튜브는 썸네일에 멘트를 넣는 전략을 적용했다”면서 “‘자막뉴스’라고 해서 하루 10개 영상에 자막을 직접 넣고, 썸네일도 유튜브스럽게 했다. 언어장벽을 감안해 하루에 영상 3가지씩 영어번역 작업도 하고 있다”고 말했다.

▲ YTN 유튜브 채널 화면. 썸네일에 자막을 넣고 YTN브랜드를 일관되게 유지하는 등의 전략을 쓰고 있다.
▲ YTN 유튜브 채널 화면. 썸네일에 자막을 넣고 YTN브랜드를 일관되게 유지하는 등의 전략을 쓰고 있다.

정윤식 SBS 뉴미디어부 기자 역시 “유튜브의 경우 키워드 검색 방식으로 콘텐츠가 유통되기 때문에 페이스북과 다른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적화된 제목과 소개말 등 메타 데이터 입력과 태깅 방식, 매체 정체성을 드러내는 썸네일이 대표적이다.

유튜브는 ‘라이브 스트리밍(생중계)’에 대한 반응이 뜨겁다. JTBC는 정규방송을 라이브 콘텐츠로 내보내는 ‘정규방송 라이브’, 메인뉴스인 뉴스룸을 오후 10시에 재방송처럼 업로드하는 ‘재방송 라이브’ JTBC 뉴스룸의 디지털 콘텐츠인 ‘소셜 라이브’, 뉴스특보와 같은 돌발 이슈 발생시 ‘특보 라이브’를 운영하고 있다.

JTBC는 유튜브 라이브 콘텐츠의 강점으로 ‘채팅’을 꼽았다. “자발적이고 폭발적인 라이브 채팅 참여로 보는 TV에 읽는 재미를 더하며 방송의 경험을 강화하고 뉴스 채널 충성도를 상승시킨다”는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 라이브 동시접속자수가 36만 명에 달했다. 탄핵 인용 선고 당시 라이브 채팅창의 분당 댓글수는 5000건을 넘었다.

▲ 11월 28일 JTBC 뉴스룸 라이브. 2만여명이 시청하고 있다.
▲ 11월 28일 JTBC 뉴스룸 라이브. 2만여명이 시청하고 있다.

SBS 역시 8뉴스 등 일간 뉴스 라이브를 비롯해 각종 청문회와 대선 등 이슈 때마다 라이브 방송을 진행한다. 정윤식 기자는 “페이스북에서도 라이브를 많이 했는데 유튜브가 훨씬 더 많이 본다. 라이브 파워는 유튜브가 더 강하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SBS의 최순실 국정농단 당시 페이스북 라이브에는 최대 동시접속자가 2만 명 수준이었지만, 유튜브는 8만 명에 달했다. 정윤식 기자는 “유튜브가 인터페이스가 더 편하고 안정적이고, 고화질이고 비슷한 라이브가 추천된다”는 점을 강점으로 꼽았다.

CBS는 라이브 스트리밍을 일주일에 3~4번씩 진행한다. 도성해 CBS 뉴미디어부장은 “외국인도 관심을 가질만한 사안이 있으면 라이브 소스 제목을 영문으로 병기하거나 영문이 검색될 수 있게 한다”고 말했다.

유튜브는 검색을 통해 콘텐츠를 찾아 보는 플랫폼이기 때문에 같은 시리즈의 기사가 묶이는 ‘재생목록’을 감안하는 것도 유효한 전략이다. SBS의 자사 기자 인터뷰 콘텐츠 ‘더 저널리스트’는 유튜브를 공략하기 위해 제작됐다. 정윤식 기자는 “재생목록 형태로 동영상 콘텐츠가 쌓이는 유튜브에서 SBS 기자들의 심도 있는 인터뷰 콘텐츠가 100개, 200개 쌓인다면 어떨까 하는 생각에서 출발했다”고 밝혔다.

김동현 민중의소리 뉴미디어국장은 ‘재생목록 테스트’를 통한 채널 다변화 전략을 강조했다. 그는 “젊은 세대는 재생목록을 중심으로 콘텐츠를 소비하다보니 시리즈물에 대한 선호도가 높다”면서 “tbs의 정치인 성대모사 콘텐츠 ‘9595쇼’에 영상을 입힌 버전이 뜻밖에 유튜브에서 반응이 좋았다”고 말했다. 민중의소리는 ‘정혜림의 발칙한 뉴스’를 비롯해 조회수가 꾸준히 만 단위를 넘는 인기 코너를 별개의 브랜드로 만들어 지속적으로 채널을 독립시킬 계획이다.

김동현 국장은 “방송사라 하더라도 구독자 100만 명이 한계라고 본다”면서 “차라리 몇 만 구독자를 가진 유튜브 채널을 계속 만드는 게 유효한 전략”이라고 밝혔다. 최근 민중의소리는 연예전문 채널 Vstar를 선보였는데, 구독자가 5만9147명에 달한다.

영상을 주요 콘텐츠로 제작하지 않는 인터넷 신문사 입장에서는 소셜미디어 전략에 ‘조직 개편’을 전제하고 있다. 민중의소리는 네이버에서 퇴출되면서 예정된 조직개편을 앞당겨 편집국 산하에 뉴미디어팀이 있는 기존 체제에서 ‘보도국’과 ‘뉴미디어국’ 2국 체제로 전환하고 ‘기자’가 아닌 ‘에디터’를 채용하고 있다. 일찌감치 ‘오마이TV국’을 운영했던 오마이뉴스는 개별 팀에서 뉴미디어 콘텐츠까지 제작하는 방향을 장기적인 목표로 두는 조직개편을 최근 단행했다.

다변화 확대로 ‘탈포털’ 꿈꾼다

유튜브가 뜨고 있지만 유튜브에 ‘올인’해야 하는 건 아니다. 유튜브 공략의 가장 큰 애로사항은 ‘무엇이 터질지 예측하기 힘들다’는 사실이다.

김일숙 JTBC 기획제작팀장은 “매스미디어 콘텐츠를 소셜 미디어에 꽂아 유통하는 것을 소셜 전략이라고 할 수는 없다”면서 “플랫폼의 특성을 학습하고 우리 채널 정체성을 갖고 콘텐츠를 만들려 했다. 기자의 감성이나 우리만의 목소리, 시각을 담으려는 노력은 지금도 계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서정호 팀장은 “자막뉴스의 경우 유튜브에서 먹히게 하려고 만들었는데 의외로 페이스북에서 잘 먹혔다”고 말했다. 정윤식 기자는 “‘더 저널리스트’는 고품질 콘텐츠인데 상대적으로 파급력 약했다”고 지적한 뒤 “사람들이 가장 많이 보는 게 게임, 뷰티, 그 다음에 ‘화제’다. (유튜브가) 뉴스 콘텐츠 자체를 보는 시장은 아닌 거다. 하지만 그런 건 언제든 변할 수 있는 영역이어서 공략을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CBS가 상대적으로 페이스북에 더 많은 비중을 두는 이유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도성해 부장은 “병행 전략을 계속 해야 한다. 한쪽으로 ‘몰빵’한다거나 그런 일은 없을 것”이라며 “다양한 플랫폼에 태워서 유통, 공유시키는 게 우리 목표”라고 말했다. 이희진 CBS 스마트뉴스팀장은 “페이스북과 유튜브의 문법이 다르다는 이야기가 나오긴 하지만 타깃을 잡아서 어떤 콘텐츠를 올린다기 보다는 좋은 콘텐츠를 열심히 만들어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언론사 뉴미디어 전략 담당자들은 페이스북과 유튜브 등 소셜 미디어 전략이 포털 종속을 극복할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정윤식 기자는 “페이스북이 확실한 우위에 있다”면서도 “유튜브도 수익이 매일 발생하고 올해 대선 등을 기점으로 지난해에 비해 크게 증가한 상태“라고 말했다.

YTN은 유튜브 전략을 보완한 최근 몇 달 동안 매출이 3배 이상 늘었다. 서정호 팀장은 “유튜브는 페이스북과 달리 뉴스 플랫폼이 아니기 때문에 공략하기 어렵다”면서도 “유튜브로 버는 수익과 페이스북으로 버는 수익을 합치면 적지 않은 수준이다. 수익면에서는 탈 포털을 할 수 있는 대안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JTBC는 유튜브 매출의 경우 2015년 대비 10배 이상 성장했다. 김일숙 팀장은 “대통령 탄핵 등 주요 국면에서 라이브 총시청자수 기준으로 유튜브나 페이스북이 포털을 넘어서는 경우도 있다“고 밝혔다.

그는 ”포털 뉴스는 전통적인 형식의 뉴스 외의 콘텐츠를 담기 어려운 구조다. 또한 (언론사만 묶는) 울타리가 없는 유튜브, 페이스북은 오히려 경쟁이 치열하다. 모든 콘텐츠와의 경쟁이기 때문“이라며 ”꾸준히 팬과의 관계를 유지하고 채널을 키워가는 것은 분산 미디어 환경에서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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