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의적 편집으로 아동 대상 성범죄 옹호 논란이 불거진 EBS ‘까칠남녀’ 제작진이 법적 대응을 시사했다.

EBS ‘까칠남녀’ 제작진은 24일 오후 입장문을 내고 “해당 방송에서 이현재 교수는 ‘미성년자 의제 강간은 당연히 똑같이 처벌을 받아야 한다’고 언급하고 있다”면서 “아동 성범죄를 두둔하거나 옹호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이번 논란은 최근 호주에서 아동 성폭행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는 여성이 지난 9월25일 ‘까칠남녀’에 출연한 이현재 교수의 발언을 캡쳐해 인터넷에 올리면서 불거졌다. 이 여성은 이현재 교수의 말을 인용하며 “쇼타콘은 취향이다”라는 게시물을 올렸고 EBS ‘까칠남녀’ 게시판에는 프로그램을 폐지하라는 요구가 빗발쳤다. 쇼타콘은 쇼타로 콤플렉스의 줄임말로 어린 남자 아이에게 성적 매력을 느끼는 병적 증상이다.

▲ EBS '까칠남녀'의 방송 화면.
▲ EBS '까칠남녀'의 방송 화면.

그러나 방송을 보면 해당 대목은 앞뒤 맥락을 자른 악의적 편집이라는 점을 알 수 있다. 이현재 교수가 취향이라고 말한 건 아이돌 등에서 찾아볼 수 있는 ‘쇼타로 콘셉트’다. 물론, 쇼타로 콘셉트가 문제 없다는 입장에 대한 논박은 나올 수 있지만 알려진 것과 달리 ‘쇼타로 콤플렉스’와 이에 따른 범죄를 정당화하지는 않았다.

‘까칠남녀’ 제작진은 “이현재 교수의 발언 2커트를 교묘하게 붙임으로써 사실관계를 완전히 왜곡했다”면서 “이현재 교수 발언은 아동 대상 성범죄에서 했던 말이 아니라, 대중문화에서 남자 아이돌에 대한 성인 여성들의 선호나 애정을 이야기하는 부분에서 했던 발언”이라고 밝혔다.

‘까칠남녀’ 제작진은 “방송 내용을 인위적으로 왜곡·편집하여 프로그램 이미지를 실추시킨 첫 게시글을 올린 사람에게 법적인 대응을 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방송 콘텐츠를 자의적으로 해석해 인터넷에 올렸다는 이유로 법적 책임을 묻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해당 캡쳐본을 보면 이현재 교수가 ‘쇼타로 콘셉트’라고 언급한 대목을 ‘쇼타로 콤플렉스’라는 자막으로 잘못 표기해 오해를 유발한 EBS 제작진의 책임도 있다.

한편 악의적인 편집을 통해 게시글을 올린 것도 문제지만 확인 없이 받아 쓴 언론 역시 문제라는 지적도 나온다. 해당 프로그램의 패널인 손아람 작가는 지난 2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하지도 않은 말이 인용되고, 글이 일베를 통해 확산되고, 언론에서는 기사를 복붙쓰기하는 동안 아무도 영상 원본을 확인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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