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영방송 정상화를 위한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본부장 성재호)의 총파업이 79일째를 맞은 가운데 KBS 예능 부장과 팀장들이 보직을 사퇴하고 고대영 KBS 사장 퇴진을 촉구했다.

KBS 제작본부 예능 부장·팀장 11명은 21일 오후 ‘고대영 사장의 퇴진을 촉구합니다’라는 기명 성명을 내고 보직을 사퇴하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성명에서 “일부 예능 프로그램들이 결방없이 방송돼 온 이유는 고 사장을 지지해서가 아니다”라며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사람들이 보직자들을 포함한 비노조원들이었다. 파업 이후 수반될 수 있는 도의적, 법률적 책임으로부터 파업에 참여한 동료들을 지키기 위함”이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들은 “사태의 빠른 해결을 촉구하는 뜻으로 제작본부 예능 부장들은 이미 보직을 사퇴한 팀장들과 함께 보직을 사퇴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언론노조 KBS본부는 “예능 부장·팀장 대다수가 보직에서 사퇴하게 되면 다음주 이후 모든 KBS 예능 프로그램 파행이 가시화할 수 있다”고 밝혔다.

▲ 지난 17일 서울 광화문 프레스센터 앞에서 열린 '돌리고' 집회에서 300여명의 시민들이 전국언론노조 KBS본부·MBC본부 조합원들과 함께 고대영 KBS 사장 퇴진과 공영방송 정상화를 위해 목소리를 높였다. 사진=언론노보 이기범 기자
▲ 지난 17일 서울 광화문 프레스센터 앞에서 열린 '돌리고' 집회에서 300여명의 시민들이 전국언론노조 KBS본부·MBC본부 조합원들과 함께 고대영 KBS 사장 퇴진과 공영방송 정상화를 위해 목소리를 높였다. 사진=언론노보 이기범 기자
한편 KBS 드라마PD들도 ‘고대영·이인호(KBS 이사장) 체제 조기 종영을 요구한다’는 성명을 내고 드라마 제작 구조 특수성으로 인해 표가 많이 나지 않지만 파업 영향은 치명적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고 사장과 이 이사장을 ‘민폐 캐릭터’라고 표현하며 “당장 내년 라인업과 PD 배정에 혼선을 빚고 있고, 후속작 프리프로덕션(드라마 제작이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하는 사전 작업)에 심각한 손실이 발생하고 있다”고 적었다.

아래는 이날 보직 사퇴를 밝힌 KBS 예능 부장·팀장 11명의 성명 전문이다.


고대영 사장의 퇴진을 촉구합니다

- 제작본부 예능 부장 · 팀장단 성명서

파업을 시작한지 80일을 눈앞에 두고 있습니다. 대다수 제작본부 예능 PD들이 제작을 거부한 상황에서 현재 대부분의 예능 프로그램들이 파행 또는 결방이 되었습니다. 일부 예능 프로그램들이 결방 없이 방송되어 온 이유는 고대영 사장을 지지해서가 아닙니다. 그것은 첫째로 그 프로그램들을 제작하는 사람들이 보직자들을 포함한 비노조원들이었기 때문이고, 둘째로 파업 이후 수반될 수 있는 도의적, 법률적 책임으로부터 파업에 참여한 동료들을 지키기 위함이었습니다.

사태가 장기화 되면서 KBS 예능 프로그램의 전반적인 경쟁력은 가파르게 하락하고 있습니다. 이제 재앙적 수준의 몰락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파업사태를 초래한 당사자인 고대영 사장은 이를 철저하게 외면한 채 사태 해결을 위한 어떠한 의지도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이 모든 사태를 야기한 고대영 사장은 회사의 빠른 정상화를 위해 책임을 지고 당장 물러나 주시기 바랍니다. 사태의 빠른 해결을 촉구하는 뜻으로 제작본부 예능 부장들은 이미 보직을 사퇴한 팀장들과 함께 보직을 사퇴하고자 합니다.

2017년 11월 21일

제작본부(TV프로덕션 6·7·8·9) 예능 부장·팀장 일동

김호상 한경천 이황선 이민호 권재영 유웅식 원종재 조현아 최재형 하태석 조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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