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석희 JTBC보도담당 사장이 차기 MBC사장 공모에 나설 생각이 없다고 밝혔다.

손 사장은 17일 JTBC 보도국 간부들에게 보낸 문자를 통해 “이미 편집회의 등에서 한두 차례 밝힌바 있지만, MBC사장 공모가 시작되면 또 추측 기사들이 나올테니 미리 명확히 해놓겠습니다. 저는 우리 구성원들만 괜찮다면 여기 5층에 남아있을 겁니다”라고 밝혔다.

손 사장은 “이것저것 구차하게 이유를 설명하지 않아도 되리라 믿습니다. 늘 말하는 것처럼 우리는 공중파도 아니고 종편도 아니며 단지 JTBC여야 합니다. 이렇게 말하면서 딴 생각을 할 수는 없는 것입니다”라고 밝혔다.

김장겸 MBC사장 해임 이후 언론계에선 손석희 사장을 공영방송 적폐를 청산할 차기 MBC사장 후보로 언급하고 있었다.

▲ 손석희 JTBC 보도담당 사장. ⓒJTBC
▲ 손석희 JTBC 보도담당 사장. ⓒJTBC
손 사장은 측근들에게 MBC가 어렵던 지난 2013년 MBC를 떠난 입장에서 MBC 상황이 좋아졌다고 ‘금의환향’하듯 돌아가는 것이 옳지 않다고 말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무엇보다 MBC안팎에서 지속적으로 MBC정상화를 위해 싸워온 사람이 MBC 차기 사장을 맡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인식을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언론계에서는 손석희 사장이 MBC 사장이 되는 것보다 JTBC에 남아 정상화된 MBC와 선의의 경쟁을 하는 구도가 오히려 시청자들에게 득이 될 것이란 지적도 있었다. 이와 관련 손 사장의 한 측근은 “MBC에선 사장이 앵커를 맡을 수 없다. 손 사장이 MBC사장으로 가는 것보다 JTBC 앵커로서 시청자와 만나는 것이 사회적으로 더 가치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JTBC 보도국 기자들에 따르면 손석희 사장은 무엇보다 4년이 넘는 시간 동안 자신을 믿고 따라준 후배들을 남기고 떠나는 데 대해 부담감을 갖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향후 손석희 사장의 거취를 결정할 만한 요인은 홍석현 전 중앙일보·JTBC회장을 둘러싼 ‘오너리스크’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JTBC는 2013년 5월 손 사장 영입 이후 4년 만에 신뢰도·영향력·열독률 1위를 기록했다. 손 사장은 친정인 MBC로 돌아가는 대신 본인이 구축한 JTBC ‘뉴스룸’의 수준을 한층 더 높이는 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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