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겸 MBC 사장이 지난 13일 해임된 가운데, MBC 대주주 방송문화진흥회(이사장 이완기)는 새 사장 선임 절차 논의에 돌입했다.

방문진은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에서 이사회를 열고 ‘MBC 사장 선임 절차 및 기준’을 논의했다. 이날 이사회는 야권 추천 이사 3명(권혁철·김광동·이인철)이 불참한 가운데 ‘MBC 사장 선임 절차 및 기준’ 안건을 논의 중이다.

이목은 차기 MBC 사장 후보에 쏠린다. 지난 9년 동안 공영방송 MBC가 MB 정부 국가정보원 등 이명박·박근혜 정권에 장악됐고 공정성과 신뢰도가 바닥으로 추락했다는 점에서 차기 사장 선임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이런 가운데 이우호 전 MBC 논설위원실장은 16일 미디어오늘에 직접 사장 출마 의지를 밝혔다. 

이 전 실장은 신군부의 언론인 대량 해직 사태가 벌어진 직후인 1981년 MBC 기자로 입사해 지난 2015년 12월 MBC에서 정년퇴임했다.

▲ 이우호 전 MBC논설위원실장이 지난 9월 미디어오늘과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김도연 기자
▲ 이우호 전 MBC논설위원실장이 지난 9월 미디어오늘과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김도연 기자
MB 정부 국정원은 2010년 3월 작성한 MBC 장악 문건(‘MBC 정상화 전략 및 추진 방안’)을 통해 이 전 실장을 ‘6·25 남침유도설 언급 등 친북좌파’로 낙인찍은 바 있다. 이른바 학살 대상 간부 명단에 올랐던 것.

이 전 실장은 2012년 170일 ‘공정방송’ 파업을 참여한 뒤 대기발령을 받고 ‘신천교육대’라 불렸던 MBC 아카데미에서 ‘브런치 교육’ 등 모욕적인 교육을 받았다.

이 전 실장은 “지난 5~6월부터 MBC 사장 출마를 진지하게 고민한 것은 사실”이라며 “현재 MBC엔 확실한 ‘인적 쇄신’이 필요하다. 아울러 급변하는 미디어업계에서 MBC가 어떻게 혁신해 생존할 것인지 오랜 시간 고민해왔다”고 말했다.

이 전 실장은 “현 상황에선 좋은 동지들과 후배들이 출마할 것으로 보인다”며 “그들과 함께 선의의 경쟁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이 전 실장뿐 아니라 MBC 안팎에선 MBC PD수첩 출신 송일준 한국PD연합회장, 영화 ‘공범자들’을 연출한 탐사보도 저널리스트 최승호 전 MBC PD수첩 PD, MBC PD출신 정찬형 tbs 대표 등이 거론되고 있다. 

최승호 PD는 16일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출마 여부에 대해 “아직 사장 출마 여부를 거론할 때는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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