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지덕지 붙은 광고는 인터넷 언론의 ‘딜레마’다. 광고를 늘리자니 불편이 커져 독자들이 떠나갈 것 같다. 그렇다고 광고를 줄이자니 수익을 보장할 수 없다. 미디어오늘 역시 예외가 아니다.

한경닷컴과 구글이 공동으로 실시한 ‘광고환경 개선 연구조사’ 결과 지저분한 광고를 위주로 광고 절반을 줄였더니 독자들이 긍정적인 반응을 나타낸 것은 물론 매출 감소 규모도 예상보다 적었다. 조사 결과는 15일 미디어오늘과 구글이 서울 강남구 ‘구글캠퍼스 서울’에서 공동주최한 ‘구글 뉴스랩 혁신포럼’에서 발표됐다.

경규민 한경닷컴 온라인광고팀 과장은 “10년 동안 일하며 고객은 무시하고 수익만을 좇는 행태로 광고를 게재했다”면서 “광고가 많아지고 지저분해지니 이탈자가 생기고, 그러면 광고효율이 다시 떨어져 더 많은 광고를 넣는 악순환이 반복됐다. 이 고리를 끊고자 연구에 참여하게 됐다”고 밝혔다.

▲ 15일 미디어오늘과 구글이 서울 강남구 ‘구글캠퍼스 서울’에서 공동주최한 ‘구글 뉴스랩 혁신포럼’에서 경규민 한경닷컴 온라인광고팀 과장이 발표하고 있다.
▲ 15일 미디어오늘과 구글이 서울 강남구 ‘구글캠퍼스 서울’에서 공동주최한 ‘구글 뉴스랩 혁신포럼’에서 경규민 한경닷컴 온라인광고팀 과장이 발표하고 있다.

조사를 위해 한경닷컴은 이용자들이 불편해하는 기사를 가리는 이미지 광고나 자극적인 문구가 담긴 광고 등을 중심으로 광고를 절반 정도 줄이고, 배너 광고 등 거부감이 적은 광고 위주로 배치했다. 이후 2주 동안 변화를 지켜봤다.

광고가 줄어든 사이트에서 이용자들은 이전보다 오랫동안 머물렀다. 2주 동안 독자들의 PC 사이트 체류시간은 350시간에서 585시간으로 급증했고 모바일 사이트 체류시간은 347시간에서 527시간으로 늘었다.

광고가 줄어들면서 접속환경이 개선되기도 했다. PC 기준 화면이 완전히 뜨는 데까지 걸린 데이터 로딩시간은 기존 11.2초에서 6.9초로 4.3초 줄었다. 모바일 역시 16.7초에서 9.8초로 줄었다.

이용자 설문조사 결과 광고의 변화는 매체에 대한 인식에도 영향을 미쳤다.  사이트 개선 전 한경닷컴에 대한 독자의 호감도는 PC기준 14%, 모바일 기준 16%에 불과했으나 개선 이후 각각 23%와 22%까지 올랐다. PC기준 매체 신뢰도는 13%에서 25%로 올랐다. 기사에 대한 몰입도가 높아졌다는 의견도 PC 기준 20%에서 36%로 늘었다.

전체 광고 매출이 줄긴 했지만 예상보다 감소폭은 적었고 일부 영역에서는 오히려 긍정적인 지표가 나타나기도 했다. 특정 구간의 광고만 놓고 비교했을 때 광고 매출은 오히려 PC 기준 56%, 모바일 기준 43% 늘었다. 

▲ 한경닷컴과 구글의 ‘광고환경 개선 연구조사’ (클릭하시면 확대된 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 한경닷컴과 구글의 ‘광고환경 개선 연구조사’ (클릭하시면 확대된 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이 같은 결과에 관해 경규민 과장은 “접속 속도가 빨라지고 고객이 오래 머물게 되면서 광고 클릭률이 높아졌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실제 배너광고 클릭률은 PC 기준 75%, 모바일 기준 157% 늘었다. 광고의 양이 줄면서 몇몇 광고의 주목도가 높아졌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경규민 과장은 “개편 전과 후를 비교했을 때 화면 구성, 기사몰입도, 광고에 대한 태도, 매체 호감도,  신뢰도 등 긍정적이 요인들이 많이 증가했고 부정적 요인들은 줄었다”면서 “이번 조사를 계기로 고객과 소통하는 창구가 생겼다. 광고담당자가 고객과 대화하기 시작한 것부터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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