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주했다. 자리에 앉은 직원들 옆에서 선 채로 인수인계를 하는 직원들이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서울 상암동에 위치한 오마이뉴스 사무실에 방문한 지난 13일은 이병한 뉴스게릴라본부장 취임 이후 대대적인 조직개편이 단행된 날이다.

지난 9일 취임한 이병한 본부장은 오마이뉴스 창간 멤버다. 취재부장, 전략기획팀장, 오마이스타팀장 등 편집국 안과 밖을 두루 거쳤다. 그는 청문회 때 ‘책임부서제’를 제안하며 “각 부서가 개별 매체처럼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 오마이뉴스의 현실을 진단해달라. 시민참여 저널리즘이라는 새 장을 열었지만, 2차 혁신은 없었다. 규모가 커지면서 기성언론화 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말씀하신 지적들이 다 맞다. 부족한 점이 많다. 그런데 그것을 잘 하기 위해 한 방에 해결할 수 있는 만병통치약이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취임사에도 그렇게 썼다. ‘우리에게 현재 필요한 건 대단한 성공 한 방이 아니라 작은 성공 여러 개’라고. 오마이뉴스는 과거 세계 언론사에 기록될만한 큰 성공을 거뒀다. 지금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큰 성공을 또 다시 바라곤 한다. 그러나 쉽사리 오지 않을 거라고 본다.”

▲ 이병한 신임 오마이뉴스 뉴스게릴라본부장. 사진=오마이뉴스 제공.
▲ 이병한 신임 오마이뉴스 뉴스게릴라본부장. 사진=오마이뉴스 제공.

- ‘책임부서제’를 도입했다고 하는데 어떤 내용인가.

“대부분의 언론사들이 그렇겠지만 기사 출고하는 부서가 따로 있고, 편집 및 가공하는 부서가 따로 있고, SNS를 통해 바이럴시키는 부서가 또 따로 있는 등 기능별로 세분화돼 있었다. 기존 본부장 중심의 조직체계를 각 부서장과 부서를 중심으로 바꿔 이 모든 기능을 개별 부서에 통합시키는 것이다. 각 부서장이 편집국장과 같은 권한을 갖게 된다. 별도의 팀으로 운영되던 편집기자들은 각 팀에 배속된다.”

- ‘책임부서제’를 도입한 배경은 무엇인가. 어떤 효과를 예상하고 있나.

“예전의 오마이뉴스는 10~15명으로 운영됐다. 시간이 흐르고 편집국 인원이 80명 가량 되면서 이슈에 빠르게 움직이지 못한 측면이 있다. 그때로 돌아가자는 생각이 들었다. 개별 부서가 사회경제 분야의 오마이뉴스, 정치분야의 오마이뉴스, 연예분야의 오마이뉴스가 되는 거다. 그러면 이슈민감도도 높아지고 의사결정도 빨라지고 책임도 강화될 거라고 본다. 물론, 만병통치약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장단점이 있다. 우선은, 부서장들이 힘들어질 것이다.”

- SNS 바이럴 전략도 개별 부서로 옮기는 것인가.

“기존 SNS팀을 해체하지는 않았지만 장기적으로는 권한을 각 부서로 이양할 계획이다. 물론, 당장은 각 부서에서 SNS 전용 콘텐츠를 생산할 여력이 되지는 않을 것이다. 우선은 범용 콘텐츠부터 시작할 계획이다. 기존 SNS 부서는 뉴스C&D(News Creation and Distribution)부서로 개편했다. 콘텐츠에 대한 종합적인 유통 전략을 세우고 SNS전용 콘텐츠를 제작할 것이다.”

- 기자생활만 한 게 아니라 전략기획팀장 이력이 있는데, 어떤 강점이 있다고 보나.

“기자직군이 아닌 개발, 기획, 디자인 직군과 협업해본 경험이 있다. 기자들은 혼자 생산물을 만들어내는 몇 안되는 직군 중 하나로 협업에 굉장히 취약하다. 개발자, 디자이너와 같이 일 해야 한다는 건 알지만 막상 붙여놓으면 소통이 잘 안 된다. 서로 다른 언어를 이야기한다. 그래도 6년 정도 같이 일을 했기 때문에 부족한 게 많지만 어느 정도는 이해를 하고 있다.”

- 청문회 때 구성원들은 어떤 지적을 했나.

“청문회를 하면 온갖 질문이 나오는데 현재 오마이뉴스가 위기라는 데 모든 구성원들이 동의하고 있다고 느꼈다. 희망적인 일이다. 어떤 조직이든 위기상황에서 가장 먼저 해야 할 건 위기의식의 공유다. 한 사람 또는 몇몇 그룹이 위기를 인지하기는 쉬워도 구성원 모두가 공유한다는 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최소한 위기의식을 공유하기 위한 설득작업을 하지 않아도 되는 상황이었다.”

- 시민들의 저널리즘 참여 욕구는 점점 높아지는데, 오마이뉴스가 수용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있다. 다른 진보언론과 마찬가지로 독자와의 관계설정에 대한 과제도 있다.

“독자와 회원에 대한 체계적인 고민이 필요하다. 좀 더 프로페셔널하게 해야겠다는 문제의식은 갖고 있는데, 여전히 문제의식 수준이다. 고민을 좀 더 성숙시켜야 할 것 같다. 궁극적으로는 새로운 독자를 지속적으로 발굴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쉽지 않지만 꾸준하게 발굴하는 게 정도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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