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스의 미래를 위해서는 독자를 우선하는 길로 나아갈 수밖에 없겠다고 생각했습니다.”

팀 헤레라 뉴욕타임스 ‘스마터 리빙’(Smarter Living) 수석 에디터가 한 말이다. 14일 오후, 서울 광화문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KPF 저널리즘 컨퍼런스’에서 그는 뉴욕타임스의 새로운 수익 모델을 소개했다. 바로 ‘서비스 저널리즘’이다.

▲ 팀 헤레라 뉴욕타임스 스마터 리빙 수석 에디터가 14일 오후, 서울 광화문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KPF 저널리즘 컨퍼런스’에서 발표하고 있다.
▲ 팀 헤레라 뉴욕타임스 스마터 리빙 수석 에디터가 14일 오후, 서울 광화문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KPF 저널리즘 컨퍼런스’에서 발표하고 있다.
헤레라 에디터에 따르면 서비스 저널리즘은 “독자가 더 나은 삶을 살도록 도와주는 이야기를 다루는 모든 저널리즘”이다. 예컨대 그가 몸담고 있는 뉴욕타임스의 ‘스마터 리빙’ 섹션은 저렴한 항공권을 구입하는 방법이나, 은퇴 자금을 어떻게 마련해야 하는지, 또는 장기간 여행 때 짐을 어떻게 싸야 하는지 등을 다룬다. 그는 “사람들은 뉴욕타임스에 심층 탐사 보도 등을 기대하지만 우리는 뉴스뿐 아니라 더 많은 것을 제공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뉴욕타임스는 독자가 모바일에서 시간을 보내게 하는 기업은 모두 경쟁자라고 여긴다. 헤레라 에디터는 “예전에는 워싱턴포스트나 CNN 등이 우리 경쟁자라고 생각했지만 이제는 넷플릭스와 HBO, 스냅챗이 우리의 경쟁자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구독자들은 모바일로 뉴스를 보는 경향이 높아졌는데, 그들의 휴대폰에는 뉴욕타임스 애플리케이션만 깔려있지는 않기 때문이다. 스마터 리빙에서 독자들이 선호할만한 생활 정보를 다루는 이유다. 그는 “‘뉴욕타임스 구독을 하지 않으면 당신은 인생을 절반만 산 것’이라는 느낌을 줘야 했다”고 말했다.

헤레라 에디터는 이를 “단순히 트렌드를 따라가는 게 아니라 독자의 요구를 충족시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뉴스를 찾아보는 사람들은 서비스 저널리즘도 읽고 싶어하고, 안 읽는 사람들도 서비스 저널리즘은 읽고 싶어하며, 서비스 저널리즘을 읽고 싶어하는 사람은 특히 뉴욕타임스에서 읽고 싶어한다.” 서비스 저널리즘이 뉴스의 범주를 벗어나 그 자체로 매력적인 콘텐츠가 됐다는 의미다.

서비스 저널리즘의 핵심은 독자와의 직접적인 상호작용이다. 헤레라 에디터는 “서비스 저널리즘을 잘 구현하려면 독자를 우리 저널리즘 세계로 동참시켜야 한다”며 지난 9월 미국에서 신용 평가 기관 ‘에퀴팩스’(Equifax)가 해킹당해 미국인들의 신용카드 번호 등이 유출됐던 사건을 예로 들었다.

▲ 뉴욕타임스 스마터리빙 접속 화면 갈무리
▲ 뉴욕타임스 스마터리빙 접속 화면 갈무리
당시 헤레라 에디터는 페이스북 댓글과 트위터 피드, 메일 등에서 독자들이 우려하는 내용을 관찰했다. 그는 이를 해소해주는 기사를 썼고 독자에게 좋은 반응을 얻었다. 헤레라 에디터는 “이런 내용을 다 소화하니 사람들의 우려가 기사 아이디어가 됐다”며 “속보 쫓기에 급급하지 않고 사람들의 반응에 귀 기울였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말했다.

헤레라 에디터는 뉴스 유통 채널을 다변화하고 형식 실험을 해야 한다는 ‘팁’도 전했다. 그는 “모든 이야기가 기존 이야기의 형식일 필요는 없다”면서 새로운 스토리텔링 형식을 실험하면 “일반적인 기사로는 전달할 수 없는 아이디어를 생생하게 전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예컨대 그는 지난 13일 “열량을 계산하는 일이 다이어트에 해로울까”라는 기사를 기존 기사체가 아닌 카카오톡과 같은 모바일 메신저에서 대화를 나누는 형식으로 보도했다.

“우리의 목표는 하나입니다. 구독자를 도와주는 것이죠.” 헤레라 에디터는 그렇게 하면 “가입하겠다는 열성적인 독자들이 우르르 몰려올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수 년전에 비해 재무 건전성도 좋아졌다”며 “구독자는 앞으로 우리를 키우고 함께 갈 대상”이라고 밝혔다.

헤레라 에디터가 마지막으로 밝힌 성공 비결은 “이상해지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라”였다. 그는 “독자들에게 도전 과제를 줘도 그들은 감당할 수 있다“며 “뉴욕타임스 뉴스룸과 우리 사회는 우리의 시행착오로 더 나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