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MBC대주주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 정기 이사회에서 차기 사장 선임 절차가 논의된다. 오는 27일까지 3배수로 사장 후보자를 뽑고 MBC 창사기념일(12월2일)을 전후로 한 11월30일 또는 12월7일에는 새 사장이 선출될 가능성이 높다. 일정 변수는 고영주 이사다. 고영주 이사가 방송통신위원회로부터 해임되고 보궐이사가 올 경우 누가 오느냐에 따라 선임 일정이 늦춰질 수 있다는 게 방문진 측 설명이다.

새 사장 선임 절차의 핵심은 ‘투명성’이 될 전망이다. 전국언론노조 MBC본부는 14일 특보를 내고 차기 사장 선임과 관련 △정치권은 MBC사장 선임 과정에서 완전히 손을 떼라 △시청자에게 모든 절차를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 △절차를 신속하게 진행해야 한다는 세 가지 공식입장을 밝혔다. 혹시 있을 낙하산 논란을 방지하고 내부 구성원 모두가 최대한 동의할 수 있는 새 사장이 민주적으로 선출돼야 한다는 의미가 담긴 입장이다.

▲ 방송문화진흥회가 지난 13일 김장겸 MBC 사장 해임안을 표결로 통과시키는 모습. ⓒ연합뉴스
▲ 방송문화진흥회가 지난 13일 김장겸 MBC 사장 해임안을 표결로 통과시키는 모습. ⓒ연합뉴스
MBC본부는 “방송문화진흥회는 공모 절차는 물론 사장 후보자들이 제시하는 MBC 재건 공약 역시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 시청자들 앞에 모든 것을 공개하고 시민이 직접 판단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방문진 이사들 사이에서 사장추천위원회(사추위) 도입, 최종면접 생중계 안 등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합의를 도출한 상황은 아니다. 이와 관련 방문진 여권 이사는 “무게를 두고 한 이야기가 아니고 아이디어 차원이었다”고 전했다.

사추위 구성안의 경우 관련법을 만들어야 하고 사추위의 역할과 방문진의 역할을 구별하고 사추위원까지 구성해야 해서 사장 선임 기간이 길어질 가능성이 있다. 면접 생중계의 경우 현실적으로 가능해보이지만 방문진 이사들이 여론에 휘둘릴 우려가 있다는 반론도 나온다. 그러나 이완기 방문진 이사장이 “혁신적인 사장 선임 방안을 고민 중”이라고 전한 만큼 과거와 다르게 투명한 선임절차를 원칙으로 한 가시적인 변화는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MBC본부는 “현행 방송법 개정은 필요하지만 시민의 뜻을 받들어 제대로 된 법을 만들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 MBC정상화는 하루라도 미룰 수 없는 시급한 과제”라며 “현행법 하에서 최선의 사장을 뽑는 지혜와 원칙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새 사장 선임 국면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선임 기준이다. 공영방송 MBC정상화 작업에 적합한 인사를 선임해야 하는 중요한 국면에서 그 어느 때보다 명확하고 설득력 있는 기준으로 뒷말이 나올 여지를 없애야 한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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