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겸 MBC 사장 해임안이 13일 오후 가결됐다. 방송문화진흥회(MBC 대주주·이사장 이완기)는 이날 오후 2시 서울 여의도 방문진 회의장에서 임시이사회를 열고 ‘김장겸 MBC 사장 해임 결의 건’을 통과시켰다. 

이날 이사회에 방문진 야권 추천 이사 3명(고영주·권혁철·이인철)은 불참했고 김광동 이사만 참석했다. 고영주 전 방문진 이사장은 이사회 참석 대신 서울 마포구 박정희대통령기념도서관에서 열린 박정희 전 대통령 동상 기증식에 참여했다. 앞서 지난 8일 방문진 이사회에 해임 사유 소명서를 제출한 김 사장은 이사회에 불출석했다. 

이완기 이사장을 포함해 여권 추천 이사 5명은 지난 1일 △방송법과 MBC 방송 강령 위반 및 헌법이 보장한 사상과 언론의 자유 훼손 △MBC의 정권 ‘나팔수’화 △부당 전보 및 징계 등 부당노동행위 △반민주적이고 분열주의적 리더십을 통한 MBC 경쟁력 하락 △방문진의 MBC 경영 지침 경시 △공영방송 사장답지 못한 언행으로 MBC 신뢰와 품위 하락 △파업 등에 대한 무소신, 무능력, 무대책 등을 해임 사유로 꼽고 김 사장 해임안을 제출했다. 노동 탄압 및 정권 편향 등 공영방송 MBC가 추락한 데 대한 총체적 책임을 김 사장에게 물은 것이다.

▲ 김장겸 MBC 사장에 대한 해임안이 13일 오후 방송문화진흥회(MBC 대주주)에서 가결됐다. 사진=이치열 기자
▲ 김장겸 MBC 사장에 대한 해임안이 13일 오후 방송문화진흥회(MBC 대주주)에서 가결됐다. 사진=이치열 기자
김광동 야권 이사는 13일 오후 방문진 이사회에서 “주관적 판단에 근거한 사장 해임안은 납득할 수 없다”며 “이번 해임안은 사실 관계를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한 사람에 대한 모욕이자 개인에 대한 마녀사냥”이라고 주장했다.

최강욱 여권 이사는 “그동안 수없이 많은 사실관계가 회의를 통해 지적돼 왔지만 야권 이사들은 외면해왔다”며 “개인의 인격을 평가한 것이 아니라 MBC 사장으로서의 부적절성을 따지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김 이사의 계속된 반발로 해임안 논의는 1시간30분 이상 지속됐다. 이완기 이사장은 “김 사장에게 소명 기회를 충분히 드렸다고 생각한다”며 표결을 진행했다. 이날 이사회에 참석한 이사 6명 가운데 5명이 해임안에 찬성했고 1명이 기권했다.    

방문진 이사회가 해임안을 통과시켰으나 당장 김 사장 직위가 해제되진 않는다. 주식회사 MBC가 주주총회를 통해 김 사장을 직접 해임해야 공식적으로 물러나게 된다. 

이 때문에 대표이사인 김 사장이 방문진 이사회 결정에 반발해 주총 소집을 거부하거나 이사회 결정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등을 제기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방문진 이사회가 진행되는 동안 전국언론노조 MBC본부 조합원 800명은 방문진 앞에서 집회를 열고 김 사장에 대한 해임을 촉구했다. 김 사장 해임안이 통과된 만큼 언론노조 MBC본부는 14일 오전 정리집회를 열고 파업 철회에 대한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한편, 현재 김 사장은 MBC 언론인들에 대한 부당노동행위 혐의를 받고 있는 피의자로 검찰 수사를 앞두고 있다. 검찰은 피해자인 MBC 기자·PD 등 30여 명이 넘는 참고인들을 이미 조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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