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감사에서 ‘개그콘서트’가 도마 위에 올랐다.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개그콘서트’ 편향 논란을 제기하고 나선 것이다.

강효상·박대출·민경욱 자유한국당 의원은 10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KBS·EBS 국정감사에서 ‘개그콘서트’의 한국당에 대한 풍자를 비판하며 개선을 촉구했다.

강효상 의원은 PPT자료를 동원해 개그콘서트를 편향적인 풍자라고 규정했다. 문제가 된 건 ‘퀴즈카페’ 코너다. ‘퀴즈카페’에서는 일상적인 퀴즈를 풀다 돌연 정치적인 입장을 강요하는 문제가 나와 유민상씨가 난처해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풍자 개그를 하고 있다.

▲ 지난달 7일 방영된 KBS '개그콘서트'의 퀴즈카페 화면 갈무리.
▲ 지난달 7일 방영된 KBS '개그콘서트'의 퀴즈카페 화면 갈무리.

10월29일 ‘퀴즈카페’에서 스타워즈의 등장인물인 다스베이터 사진을 보여주며 캐릭터의 이름을 묻자 유민상씨는 “다스베이더”라고 답했다. 그러자 출제자는 “그렇다면 다스는 누구의 것입니까”라고 물었다.

10월7일 방영분에서는 이명박, 박근혜, 전두환 대통령 사진을 두고 가장 싫은 대통령을 고르게 했다. 유민상씨는 당황한 채 자신을 가리키며 “전...” “전...전...” “그게 아니라 전... 전... 전..”이라며 말을 더듬었다. 그럴 때마다 출제자는 “전두환 대통령?” “이전 대통령?” “전 전 대통령?”이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강효상 의원은 고대영 KBS 사장에게 “이래 갖고 임기 채우면 뭐하나”라며 “정권 바뀌니까 눈치나 보고 방송 색깔 바꾸고 이중플레이 하시고, 이렇게 하지 말라”고 비판했다. 강효상 의원은 “미국 방송을 보면 트럼프를 조롱하는 게 대유행이다. 적어도 지식인이면 현재 집권한 대통령을 조롱하고 비판해야 한다. 그게 민주주의 문명사회 선진국 방송 아니냐”라고 주장했다.

박대출 의원은 김진홍 KBS 제작본부장을 일으켜 세워 “어떻게 생각하냐”고 물었고 김 본부장은 “보는 관점에 따라 다를 수 있다”고 답했다. 그러자 박대출 의원은 언성을 높이며 “공영방송은 모든 사람이 불편하지 않아야 한다” “코미디는 웃겨야 하는데 나는 화가 난다” “휴일날 왜 시청자 짜증나게 만드나” “다음주 일요일 저녁에는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게 나오는지 기다려 보겠다”고 압박했다.

김진홍 본부장은 “‘봉숭아학당’에 문 대통령의 발음이 안 좋은 점을 풍자한 캐릭터가 있다”면서 “PD들의 제작자율권, 창작의 자유를 보장해야 한다”고 답했다.

한국당의 문제제기가 이어지자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코미디를 검열하자는 거냐. 문화예술을 검열하는 1980년대 엄혹한 시대로 돌아가야 한다는 의미인가”라며 “정치코미디 하지 말라는 것이야말로 헌법정신을 침해하는 것이자 코미디”라고 꼬집었다.

논란이 이어지자 박대출 의원은 “방송은 자체심의를 한다는 규정이 있어 정치편향적인 프로그램이 걸러졌는지 확인한 것이고, 지나치게 편향된 내용은 곤란하다는 의미”라며 편성개입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한국당 의원들은 ‘약자’인 한국당이 아닌‘강자’인 현 정부를 비판해야 한다고 재차 주장했다. 박대출 의원은 “풍자는 정치적 강자에게 해야 한다. 약자를 더 비꼬고 풍자한 게 온당치 않은 것”이라고 밝혔다. 민경욱 의원 역시 “힘있는 사람을 비판해야 풍자다. 소재개발에 힘써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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